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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9/11사태 5주년을 맞은 미국의 표정


미국 내 화제가 되는 쟁점과 현안을 살펴 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국한 기자가 함께 합니다. 미국은 오늘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대한 항공기 테러로 3천여명의 희생자를 낸 9/11 사태 5주년을 맞았습니다.

문: 먼저 5주년을 맞은 미국 내 분위기를 좀 전해주시죠.

답: 우선 희생자들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자리에서는 부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부터 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행사가 열렸고 각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들에서는 추모 예배가 열리며, 이밖에 다양한 추모 음악제, 추모 학술제 등이 미국 내 곳곳에서 예정돼 있습니다. 9/11 하루 전인 어제는 워싱턴 등지에서 이 날을 기리는 도보행진이 벌어졌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오늘 밤 전국에 생중계되는 대국민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9/11 5주년을 맞은 소회와 각오를 밝힐 예정입니다. 부쉬 대통령은 9/11 하루 전인 어제 부인 로라 부쉬 여사와 함께 뉴욕의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를 찾아 헌화했으며 이어 인근 세인트 폴 성당에 미사에 참석했고, 소방서와 9/11 기념 박물관도 방문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 날의 교훈을 결코 잊지 않을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오늘은 또다른 테러현장인 국방부와 펜실베이니아의 생크스빌도 방문합니다.

문: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테러 이전과 테러 이후가 달라진 것은 무엇입니까?

답: 흔히 미국을 9/11 테러 이전과 이후의 미국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미국사회는 9/11 이후 크게 변했습니다. 무엇보다 테러위협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공항과 항만 검문검색은 물론 일반인들의 일상생활에서도 테러와 관련한 위기의식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는 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 방지와 테러범 색출 및 제거가 최우선 국가목표가 됐고, 이를 위해 행정부 내의 본토 방어업무를 총괄하는 국토안보부와 각급 정보기관을 조율하는 국가정보국이 신설됐습니다.

미국은 또 9/11 테러를 계획한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본거지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계속하고 있고 이밖에도 전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 수행을 위해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문: 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의식이 크게 변화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지요?

답: 미국 언론들은 테러사태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는 많이 가라앉았지만 미국인들의 행태와 의식구조는 테러 이전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유에스 에이 투데이> 신문의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들의 과반수인 53%는 9/11 테러가 자신들의 생활방식을 영구적으로 바꿔놓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외여행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고층건물 등에 가는 것을 꺼리게 됐다고 밝힌 응답자도 9/11 이전에 비해 20% 이상 늘었습니다. 주목할 것은 응답자의 과반수는 미국이 9/11 테러 이전보다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비율은 갈수록 줄고 있는 점입니다.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계속되는 미국의 전쟁 와중에 수감자 고문과 학대, 해외 비밀감옥 운영, 미국인들의 전화통화 도청 등의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이슬람권 뿐아니라 전세계 곳곳에서 반미정서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반전 여론이 점차 높아지면서 부쉬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은 아니더라도 하원의 경우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문: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기 9/11 5주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가 보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공화당으로서는 갈수록 늘어나는 이라크 전쟁 희생자 수와 전쟁비용 등으로 인한 부담, 그리고 테러전쟁의 지지율 하락을 위해 5년 전의 비장했던 상황을 다시 되새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와 관련한 부쉬 행정부와 공화당의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습니다.

딕 체니 부통령은 특히 과의 회견에서 “지난 5년 간 미국을 상대로 한 추가 테러공격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부쉬 행정부가 알카에다를 처단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도 “미국은 현재 완전히 안전한 상황은 아니지만 9/11 테러 이전보다 안전해진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면서 부쉬 행정부의 테러와의 정책 수행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민주당은 9/11 테러 이후 미국 내 분열이 더욱 심각해졌으며 부쉬 행정부가 국내치안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수십억달러의 혈세를 낭비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또 테러와의 전쟁이 미국을 오히려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은 이라크에 14만여명의 미군을 파견했고 지금까지 미군 사망자 수는 2천6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나온 그밖의 다른 통계를 좀 소개해 주십시요.

답: 의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외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미군 수는 272명입니다. 반면 미 중앙정보국 (CIA)의 지원으로 미국 밖에서 체포 또는 사살된 테러 용의자의 수는 5천명에 이릅니다. 또 이라크전쟁과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미 의회가 승인한 예산은 4천3백20억 달러, 전세계적으로 동결된 테러분자들의 자산은 1억5천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 9/11 테러 이후 비행기 탑승객 1인당 보안요금은 2달러 50센트로 늘었고 비행기 탑승에는 추가검색으로 과거보다 2~3분이 더 걸리며 미국에 대한 테러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하는 미국인은 60%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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