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1937년 일본군의 남경 대학살 사건을 다룬 다큐멘타리 영화가 미국 굴지의 인터넷 기업인에 의해 제작중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문철호 기자와 함께 미국 기업인의 남경대학살 다큐멘타리 영화 제작에 관해 알아봅니다.
문: 미국의 인터넷 기업인이 남경대학살을 다루는 다큐멘타리 영화를 제작중이라고 하는데, 누가, 어떤 동기에서 그런 다큐멘타리 영화를 만드는지 궁금하군요?
답 : 남경대학살 사건을 주제로 하는 다큐멘타리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인터넷 업체, 아메리카 온 라인, AOL의 테드 레온시스 부회장입니다. 이 사실은 최근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소개됐는데요,레온시스 부회장은 몇 년 전 카리브해 휴양지에서 휴가중일 때 오랜 된 신문들을 들추어 보다가 남경대학살 사건을 추적해 저술한 다큐멘타리 ‘ The Rape of Nanking’ 의 저자로 중국계 미국 여성인 아이리스 장의 사망기사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되어 그의 책을 읽은뒤 그 내용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다큐멘타리 영화를 만들기로 작정했다고 합니다.
레온시스 부회장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돈을 투자해 ‘아가페’라는 제작회사를 설립했고 이 다큐멘타리 영화제작은 완성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아이리스 장의 남경대학살은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알려진 다큐멘타리인데 레온시스 부회장이 제작하는 다큐멘타리는 아이리스 장의 책 내용을 전적인 주제로 한 것인가요?
답 : 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레온시스의 다큐멘타리 영화는 아직 ‘타이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만, 아이리스 장이 쓴 책의 내용 가운데는 1937년 12월 일본군이 난징을 침공했을 당시 난징주재 독일 나치당원 기업가였던 욘 라베를 포함해 미국인 등 10여 명의 서양인들이 난징의 외국인 구역을 안전지대로 조성해 일본군에게 쫓기던 중국인 25만 명의 생명을 보호했던 사실에 관한 기록이 포함돼 있습니다.
아이리스 장은 특히 독일 나치당원 욘 라베를 중국의 오스카 쉰들러라고 서술했습니다만, 레온시스는 그를 포함한 미국 등 서양 선교사 12명의 얘기를 이 다큐멘타리 영화의 줄거리로 삼아 인권보호 시각에서 남경대학살 사건을 조명해 보려는 것이 그의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문: 그렇다면 레온시스의 다큐멘타리 영화 제작을 위해 독자적인 자료수집과 인터뷰 작업 등을 필요로 했을 것 같은데 이 영화 제작에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습니까?
답 : 우선, 2003년에 9-11 테러를 다룬 다큐멘타리 영화 ‘ 트윈 타워스’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빌 구텐탁 감독을 비롯해 그와 함께 여러 작품을 만들어온 촬영감독, 버디 스콰이어스 그리고 음악은 그래미상 수상자인 루 리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레온시스 자신은 로스앤젤레스의 저명한 영화흥행업체인 ‘크리에이티브 아티스츠 어소시에이트’, CAA로부터 영화제작 과정에 관한 자문을 받아 출연배우들을 선정하는 등 그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레온시스는 이 다큐멘타리의 내레이션을 여배우 애슐리 저드에게 맡겼습니다.
문: 제작진은 상당히 쟁쟁한 사람들로 구성된 것 같군요, 그렇지만 다큐멘타리 영화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기는 상당히 어렵게 마련인데, 일반 사업가인 레온시스로선 흥행 성공을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습니까?
답 : 레온시스는 이 다큐멘타리 영화의 성공여부는 대학살이라는 참혹한 사건을 다루면서 열 두 명의 주인공들이 수 많은 중국인들의 생명을 구해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관객들이 끔찍스러운 폭력에 관한 얘기를 보고난 뒤에도 보통 사람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레온시스는 이 다큐멘타리 영화제작 사업을 그런 의미에서 ‘ 사랑의 노력’이라고 명칭을 붙였고 ‘ 당신이라면 무엇을 했겠습니까?’ 라는 마케팅 구호를 내걸었습니다.
문: 그렇지만 그런 것만으로 성공을 거둘수 있을른지 모르겠군요.
답 : 레온시스는 이 다큐멘타리 영화가 동양인과 서양인들이 함께 겪는 것을 다루는 인권차원의 작품이기 때문에 여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에 관해 제3자인 서양인이 전달함으로써 중국은 물론 독일인, 기독교도 그리고 심지어 일본인들을 포함한 폭넓은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관 상영외에 중국의 5억에 달하는 안방 텔레비전을 겨냥해 중국 CCTV와 방영계약을 맺는가 하면 해외에 있는 중국인 화교 6천5백만 명에게 영화와 DVD 또는 인터넷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레온시스는 밝히고 있습니다.
레온시스는 이 작품의 흥행성공에서 나오는 이윤으로 남경대학살 희생자와 그 유족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고 제작과정에서 수집된 역사적 자료들은 자신의 모교인 죠지타운 대학에 기증한다고 합니다. 이 다큐멘타리 영화는 내년 1월 선댄스 영화제와 5월 칸느 영화제에 출품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