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이 넘게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이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9.19공동성명 이행이 자신들에게 이득이라고 말하며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 연세대 국제정치학부 이기택 명예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무기 집착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는 단호한 변화 없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세경 기자가 이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북한은 이날 미국을 비난하며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북한이 언급한 ‘모든 조치’란 무엇을 뜻한다고 보나?
답)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어귀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목표하는 것은 핵국가가 되는 것이다. 파키스탄이나 인도 수준의..불만이 대단한데(핵국가로 대접 받지 못하는 것에) 작년과 2~3년 전에도 북한이 핵국가라고 여러 번 되풀이 했지만 여러나라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제 북한이 핵국가가 되는 것은 즉 증명하는 길은 여기에서 언급한 ‘필요한 조치’ 핵실험을 현실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북한이 핵문제와 미사일문제를 포함해 밖에서는 협상용, 카드용이라든가 ‘벼랑끝 외교’라고 얘기를 하지만 벼랑끝외교라는 그 자체가 어떤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핵국가 가 되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보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여러가지 상황 속에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본다.
문)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6자회담 재개 의지를 피력했는데 이 문제는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하나?
답) 북한이 최고 지도부에서 어떤 결정을 했다가도 중간에 군사노선파가 가로채면 일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중국과의 나진과 훈춘 사이에 도로와 철도를 놓는다는 50년 계약을 하고서도 하려다가 중단이 됐다. 그 이유는 군사노선파들이 가로채 군인들이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정책결정상에 그런 것 일이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특별한데 작년 11월 6자회담에 북한이 들고 나온 것이 한반도의 비핵화이다.
북한의 군사노선파에서는 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저항을 하니까 아버지의 유훈이다 하며(김정일 위원장이) 북경에 나왔었다. 그런데 이번에 6자회담에 나온다는 것은 햄릿의 딜레마 식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 결심하고서야 6자회담에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그냥 한국정부나 다른 나라들이 건성으로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내면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들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번에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올 때에는 핵 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결정 없이는 6자회담에 나오거나 말거나 관계가 없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책 결정사항에 핵포기를 전재로 하지 않고는 6자회담에 나올 수가 없게 되어있다. 그러니까 6자회담에 나오더라도 핵을 소유하는 국가로 나올 수 밖에 없게 되어있다고 보여진다.
문) 북한 외무성의 이번 담화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계획설이 나오는 시점에 발표가 되었는데?
답) 지금 우리가 알아야 될 것은 UN안보리안의 7장을 인용해 북한의 모든 경제제재조치라든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더욱이 일본이 주동이 됐던 이 UN결의안에 대해 중국이 미국편에 붙었다는 것은 한반도문제에 있어서 코페이쿠스적인(발상의 전환) 것이다. 이전에 부시 미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한테 석유를 끊으라고 (북한에 가는)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 대해서 배신한 나라로 취급할 정도로 중조관계가 악화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 석유까지도 단둥에서 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이번에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그것은 핵실험의 양해를 구하는 중국에 대한 압력 또는 북한의 기본노선을 드러내는 협상을 위한 중국방문이라고 보고 있다.
문)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을 경우 북한이 원하는 바와 같이 북한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을까?
답) 그것은 기본적 본질적인 문제이다. 1993년 6월 처음으로 북한이 뉴욕에서 미국과 회담을 했다. 그때 북한이 6개 조건을 끄집어 냈다. 팀스피리드군사훈련(한미합동훈련) 중지와 미군철수 등 여섯 항이었는데 맨 끝 6항에 북조선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존중을 넣었다. 이것이 유명한 체제보장론이다.
북한의 목적은 핵을 소유하는 것이 스스로 체제보장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핵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 양자회담을 미국하고 하자고 하는 것은 미국으로 하여금 파키스탄 수준이나 인도수준으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또 이것이 북한의 체제보장하고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경우에 이것은 동아시아의 세력균형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일이 되고 특히 일본이 아마 혼비백산할 것이다. 그리고 남북한 세력균형이라는 것이 완전히 뒤엎어지는 결과가 될 것인데 이것을 북한이 어떻게 감수할 것이냐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문) 지금 6자회담 관련국들이 북한의 핵실험 포기와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활발한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답) 이것은 성과 불성과 문제가 아니다. 북한이 핵을 내려놓는 정책적 결정을 미국은 전략적 결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전략적 결정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앞서 얘기한 핵소유가 곧 북한의 체제를 스스로가 보장하는 체제로 들어간다고 보기 때문에(북한이 생각하기를) 이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리비아의 카다피와 같이 대내정치를 완전히 지배하고 장악해 대내정치를 뒤엎어 정말 코페니쿠스적으로 정책결정에 단호한 변화가 없이는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앞서 말했던 군사노선파는 중국식이든 뭐든 개혁을 할 수 밖에 없는 탈냉전이 가능한가? 하는 주제가 오늘날 북한에 닥친 것이다. 이것은 카다피와 같이 어떤 결정을 할 수 있가? 내가 보기에 지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책 결정 과정을 최근에 들어와 면밀히 분석하면 적절하게 그때그때 편의적으로(임기응변식으로) 정책 결정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현상으로 볼 때는 핵을 포기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