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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11월 중간 선거 - 이라크 문제가 핵심 쟁점


미국에서 오는 11월에 실시되는 중간 선거에서 이라크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폭넓게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유권자들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만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의 전망에 관해서도 비관적인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의 유권자들은 또한 미국이 이라크를 포기하고 미군을 즉시 철수시키는 것도 원치 않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 먼저, 이라크 문제에 대한 최근의 여론 조사 결과부터 소개해 주시죠?

: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 연구소가 지난 주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이 이라크에서 펼치고 있는 군사적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입장을 보인 응답자가 55퍼세트에 달했습니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퓨 연구소 측은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이 이라크에 안정된 정부를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50퍼센트 미만의 응답자들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확실하다'가 12퍼센트, '가능할 것이다'가 35퍼센트 등 , 응답자의 47퍼센트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2005년 중반에 이같은 질문이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비율입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키는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50퍼센트를 약간 넘는데 그쳤습니다.

: 이처럼 상반된 유권자들의 의식 때문에 중간 선거를 앞둔 민주 공화 양당이 선거 전략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그렇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이라크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면서, 동시에 가장 다루기 힘든 주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일단 공화당 핵심 지도부는 현재의 정책을 그대로 계속 추진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테러와의 전쟁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지난 주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체이니 부통령 같은 경우도, 최근 커네티컷 주에서 실시된 민주당 연방 상원 후보 경선에서, 현역 상원의원으로 이라크 전쟁 옹호자였던 조셉 리버맨 의원이 반전 후보인 네드 라몬트 후보에게 패한 직후, 라몬트 후보의 승리는 이라크 임무를 완수하려는 미국인들의 의지가 약화되기를 원하는 알-카에다 같은 사람들을 고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 하지만 일부 공화당 내에서는 일부 다른 견해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특히, 오는 2008년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네브라스카 출신의 척 헤이글 상원 의원 같은 경우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헤이글 의원은 지난 8월 초에, 아무런 희망이 없고 이길 수도 없는 상황에 미군을 놓여 있게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공화당 내에서 보수파와 중도적이거나 진보적인 사람들 사이에는 이라크 문제에 대해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보수파 공화당원들 가운데 3분의 2는 이라크 임무가 끝날 때까지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해야 되며, 따라서 철군 일정 같은 것은 필요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중도적이거나 진보적인 공화당원 가운데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 가장 가까운 그같은 견해에 동의한 사람은 단지 38퍼센트에 그쳤습니다.

또한 공화당으로서는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 당시 56퍼센트의 지지를 획득했던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 계층이 민주당 지지로 돌아선 것도 크게 우려해야 할 점입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입소스와 AP통신이 이번 달에 실시한 조사에서, 약 60퍼센트가 부시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입니다.

선거 전략가들은 공화당 후보들의 경우, 한편으로는 이라크 전쟁을 지나치게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부시 대통령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상하 양원이나, 혹은 적어도 한 곳에서는 다수당 지위를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는 민주당은 어떤 입장입니까?

: 민주당은 전체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코네티컷 주 경선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앞세워 승리를 거둔 라몬트 후보는 이라크 전쟁은 테러분자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13만 2천명의 미군을 이라크의 유혈 내전 한 복판에 두는 것은 미국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04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도 라몬트 후보의 그같은 주장을 지지하면서, 당장 미군 철수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와 지지자들 사이에 이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입장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또한 즉각적인 철수에는 반대한다고,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하워드 딘 위원장은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 여론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의 3분의 2가 가능한 한 빨리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선거 전략가들은 민주당은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지나치게 좌파적으로 보이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반전 정당으로 간주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민주당은 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탈출 전략을 마련해 제시함으로써, 유권자들로 하여금 민주당이 실행 가능한 미군 철수 계획을 갖고 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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