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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유적 자료와 역사 기록물이 한자리에 - 문화를 통한 동질성 회복


남한과 북한의 유적 자료와 역사 기록물이 한자리에 모인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눈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북한의 미사일시험발사 등을 둘러싸고 남북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도성민 통신원이 전합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내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삼성동 서울중요문화재전수회관에 마련한 ‘남북문화재도서전.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남북한 문화유산자료가 한자리에 전시되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김민영 전문위원입니다.

(김민영,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전문위원) “어느 나라나 어느 민족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기록문화유산이 그 문화 및 민족국가의 문화역량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문화 관련된 기록문화유산을 한자리에 놓고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을까... 그런 고민 끝에 이번 전시회를 마련하게 되었어요.”

특히 이번 전시회는 국제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미묘한 냉각기에 열리는 남북문화재 전시회여서 문화를 통한 동질성 회복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습니다.

“ 문화적 교류 내지는 문화적 접근은 서로 간에 한민족의 동질성을 가져가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어서 국민들에게 관람객들에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전시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북한 문화재 관련 단체가 직접 참여해 여는 행사가 아닙니다. 북한에서도 기록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이 높고 또 사료도 많이 보존하고 있지만 행사 공동개최제의에는 북한 내부의 사정으로 직접 참여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통일부가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역사서를 활용해 남북문화재 전시회를 연 것입니다.

“ 북한에서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기록물들. 또는 연구도서들, 또는 조선시대 당시의 조선왕조실록이라든지 , 유적유물 도감이라는 것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북한에서는 현대적 감각으로 어떻게 그런 것들을 기록하고 풀어쓰고 하는 것들에 대한 일반적인 국민들의 관심이 있을 것 같아서 통일부에 협조요청을 받았습니다.”

이번 남북한 문화재도서전은 남한의 관련 기관과 출판사 등 50여개 단체가 참여해 남북이 공통으로 나눌 수 있는 유적과 유물관련 사료를 한자리에 모으게 한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남한의 국사편찬위원회, 한국학 중앙연구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 연구소, 국립 고궁박물관, 국립 중앙박물관 등 국.공립박물관, 사립박물관 등 한민족 문화 유산 관련 국내 30여개 기관이 참여했고, 관련서적을 만든 출판사들도 남북한 문화 역사유물 모으기에 나섰습니다.

“ ‘조선유적유물도감’ 포함해서 북한에서 만들어 놓은 ‘조선미술박물관’, ‘조선의 회화’, ‘악학궤범’ 이라든지 북한판 유물을 소개한 책이 한 권 있구요. 평양의 사회과학출판사에서 번역해 놓은 ‘조선왕조실록’이 400여권 꽂혀져 있습니다. ”

특히 북한사회과학원이 번역 출간한 조선왕조실록은 남한에서 소장한 것과 비교전시가 되어 있어 같은 역사를 보는 남북한의 공통점과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외세의 침탈이 많았던 역사를 가진 만큼 한민족의 문화재가 해외에 소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행사에 전시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문화재임을 확인하는 새로운 기록 자료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 어떤 박물관에 어떤 장소에 한국의 문화재가 어떻게 소장이 되어 있는가를 볼 수 있는 자료와 책자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문화재보호재단에서 만든 미국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라든지, 러시아 페테르대제 인류민주학박물관 소장물이라든지, 국제교류재단에서 만든 ‘해외소장 한국문화재’ 이런 책들이 있는데 보면 좋을 것 같구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역사유물의 경우, 대부분 훼손방지와 보존을 위한 유리전시관 안에 보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관람만으로 만족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인데요. 이번 남북문화재도서전은 박물관을 벗어나 일반에 공개되는 만큼 자료의 희귀성이나 보존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일반이 열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도 분단 이후 북한이 만든 사료도 남한에서는 귀한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 예를 들자면 평양 사회과학출판사에서 만든‘ 조선왕조실록’ 번역본은 직접 볼 수 있습니다만 그러나 ‘ 조선유적유물도감’이라든지 ‘조선 미술박물관’ ‘조선회화’ 라든지 ‘악학궤범’ 이라든지 이런 도서들은 진열장 안에 있어서 불가피하게 눈으로 볼 수 국내 출판사에서 직접 만져보고 읽고 살 수도 있게 되어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문화재 자료와 문화재관련 도서 6천여점이 전시된 이번 ‘남북문화재도서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보다 친근하게 역사를 이해 할 수 있도록 한지로 책을 만들거나, 금속활자본을 찍어 옛 선조의 출판술을 경험해 보는 눈높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하였고, 또 전시장 한 켠에는 북한의 공훈예술가, 인민 예술가들의 그림 10여점도 함께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 도서관이라는 것은 결국은 기록문화유산을 보관하고 연구하는 곳인데 이것과 함께 관람의 의미가 두배 세배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지난 3월초 일본에서 환수한 ‘북관대첩비’ 인수를 위한 개성에서의 행사 이후 남북간의 문화재 관련 만남과 교류가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7월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조사가 하루빨리 재개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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