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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한의 벼랑끝 전술 대처 위해 원칙 우선 협상책 필요”- 하버드 이성윤 교수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거부와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 등 여러 벼랑끝 전술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원칙을 우선으로 하는 협상 자세가 필요하다고 미국의 한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하버드 대학 한국학 연구소의 이성윤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대담에서 북한이 대포동 2호 시험 발사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러나 그 결과는 과거와는 달리 별다른 보상을 얻지 못할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이 성윤 박사와 대담을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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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전문]

문: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인 대포동 1호의 시험발사가 임박했다’ 고 언론들이 정부관리의 말을 인용해서 보도했으며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배경에 대해 어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답: 핵무기 또한 미사일 등은 주로 정치적 수단으로 많이 사용된다. 1998년 8월 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북한이 자주 쓰는 전술은 협박을 하고 위기의식을 만들어 협상을 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획득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미국의 금융조치에 당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위기상황을 도발하면서 협상을 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 같다.

문: ‘북한정부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북한의 국제적 지위만을 악화시킬 것이다’라고 미국, 일본, 호주 정부가 경고하고 있으나 미국정부가 뚜렷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다 라는 것은 밝히고 있지 않다. 미국이 어떤 대응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답: 여태껏 보면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반응이 많이 한정되어 있다. 현재로서도 미국이나 일본 등 양국이 북한에 타격을 입지만 군사적 조치는 취할 수 없다고 보고, 인권이나 금융제재 형태로 계속 북한을 압박해 나갈 것 같다.

문: 미국이 어떤 제재 조치를 가하더라도 사실상 한국과 중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결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보면,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도 때처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결국 북한에 득이 되지 않겠나 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답: 예전엔 그랬다. 98년에도 그렇고..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정부가 당황스럽게 북한과 협상을 해야겠다고 입장을 바꾼적도 있고. 여태껏 북한이 2003년 1월 핵비확산 조약에서 이탈할 때도 별로 제재를 받던지 패널티를 받은적은 없지 않나. 북한은 이런 위기 상황을 만나면 이익을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하는 것 같은데 부시 행정부는 클린턴 행정부와 다르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입장을 보면 북한이 계속 위기상황을 도발하더라도 느긋하게 거의 무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문: 일각에서는 ‘북한이 경고만 하고 실질적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할것이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추측으로는 칼을 뽑아도 무라도 자르자는 심정으로 발사 할 것 같다. 안할 수도 있지만 이정도까지 간 상황을 보면 발사 할 것 으로 본다.

문:6 자 회담이 공동성명 이후 아홉달째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배경에는 어떤것이 있다고 보는가?

답: 6자회담은 단순히 6개국이 모여 합의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본 목적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와 핵 시설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핵협정이라는 것 국제정치학 관점에서도 어려운 일인데 경제적으로 파탄한 정권이라는 부담을 지고 있는 북한을 그것도 다자회담 회의를 통해 핵포기로 이끄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거의 불가능 하다고 본다.

문: 일각에서는 미국이 금융제재 등 북한의 돈줄을 막으면서 숨통을 조이고 북핵문제는 서서히 해결하는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물론 미국정부는 공개적으로 김정일 설득의 어려움이나 핵포기를 안할 것이라는 입장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제가 보기에는 부시 정부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거의 포기를 한 것 같다. 북한이라는 나라 특성상, 또 협약을 어기는 등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계속 해온 나라이니까 북한의 핵포기를 시키는 것은 거의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로 인해 경제적으로, 인권문제로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 같다.

문: 미국과 북한은 상대방의 전략적 결정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채찍 당근을 모두 동원하게 될것이라 지적된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 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그 같은 전술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과 북한이 어떤 채찍과 당근책을 사용할 것이라 보는가?

답: 소위 말하는 채찍과 당근! 외교에서 흔이 쓰는 말이다. 외교의 기본이라는 것이 그저 선의만 베풀어서 상대방을 설득 시키는 것은 꿈나라에나 있을 만한 일이다. 힘이 바탕이 되는 외교를 해야지 북한같은 국가한테 무조건 잘해주면 북한이 서서히 개혁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채찍과 당근 이라는 언어표현에도 문제가 있다. 이건 당나귀한테 적용되는 일이다. 북한 김정일을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김정일에게 잘해주면 개혁을 할거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상 김정일을 상당히 무시하는 일이다. 미국에나 한국에서도 햇볕정책이라든가 우리가 계속 잘해주면 서서히 북한도 변화할거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국가, 김정일 이라는 독재자가 자기의 뜻, 자기의 목표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상당히 북한을 무시하는 시각이다.

문: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북한이 핵포기 거부에 의한 체제 변화의 위험성 , 혹은 체제 변화의 가능성 의 갈림길에 직면해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텐데 사실 많은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어떻게 전망하는가.

답: 북한 정부는 5.31선거 이후 노무현 정권의 남은 임기동안 경제적으로 가능한 한 많은 지원을 받으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얼마나 변할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김정일 입장으로는 불안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5월초에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발언 ‘김대중 대통령이 방문해서 문을 열어주면 슬그머니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이 있었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슬그머니’는 우리가 부정적인 표현을 쓸때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미국한테 들키지 않고 북한에게 좀더 지원을 하겠다는 뜻 아니겠나. 현재 시점에서 볼 때 김정일 하고 노무현 대통령하고는 공동이익과 공동 목표가 있다고 본다. 그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상반되는, 북한에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정상회담이라든가 드라마틱한 정치쇼를 생산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문: 6자 회담을 풀 수 있는 해법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는가.

원칙이 필요하다. 원칙을 져버린 대북정책은 무덤을 파는 길이다. 북한의 반응에 따라 우리가 무조건 대북 퍼주기는 지난 8년간 여러모로 많이 시도해 본 결과 별 효과가 없었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주고 받는 원칙이 필요하다.

문: 한미 양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해온 인물이기때문에 인권을 중시하는 부시대통령과 손발이 맞을 것이다 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런 공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배경에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답: 내가 볼때는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 출신임에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쉬쉬한다는 그 자체보다도 세계 초강대국의 대통령으로서 다뤄야 할 수 많은 사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쉬 대통령이 북한 인권에 대해 개인적으로 신경을 쓰고 중요시 여기는 그 자체가 더 경이롭다고 본다.

한국은 세계 12위안에 드는 경제대국이고 지난 몇십년간 정치, 경제 면에 있어서 엄청난 발전을 해오지 않았나. 우리 민족의 최대 과제는 북한 인권문제다. 수용소에서 고문당하고 굶어죽고 수도없이 죽은 아사자들, 정치적으로 억압받는 북한 아사자 정치적으로 억압받는 북한 주민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냐가 대한민국, 한민족의 최대 과제라고 본다.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안에 투표도 하지 못한 소극적인 자세는 상당히 불행한 일이라고 본다.

문: 일각에서는 1960~70년대에 한국이 인권보다는 경제를 살려서 한국이 강한 나라가 되었듯이 북한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권문제도 해결하는 것이다. 라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답: 이것은 추상적인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학계에서 논하는 추상적인 문제가 아니다. 현실이다. 그리고 60~70년대 한국의 군사, 독재 정권의 통치 행위와 김정일 정권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지금 북한에서는 정치, 생존 , 먹고사는 권한 등이 모든 것이 같다. 배고파서 미국땅으로 도망치다 붙잡혀서 북한으로 송환되면 정치적으로 억압을 받지 않나. 감옥소 가고 얻어맞고 때로는 공개처형도 당하고…이런 인권억압하고 60~70년대 박정희, 전두환 정권때의 독재정치와 비교한 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우스운 일이거든요.

문: 지난주 6.15 6주년을 맞아서 광주에서는 분위기가 떠들석했다. 남한 정부는 남북교역액이 급증해 10억시대를 열었고, 남북대화도 연평균 28회를 넘는다며 성과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6.15가 낳은 성과,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

6.15선언, 6.15시대 등등…이 표현이 일종의 슬로건 처럼 되지 않았는가? 소위 냉전시대 , IMF시대처럼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자리를 잡았는데, 6.15선언에 보면 ‘우리끼리’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이 상당히 문제가 된다. 우리 통일문제, 한반도 문제가 우리 민족의 문제니까 우리끼리 해결을 해나간다 하면 반대할 사람들은 많지 않겠으나 상당히 배타적인 뉘앙스가 있다.

우리끼리도 있지만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우리끼리라는 말은 미국을 빼놓고 우리끼리 잘해보자는 뉘앙스가 강하다. 그것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자세인지 잘 모르겠다. 지난 50년간의 한미일 동맹축에서 벗어나려고, 북한이나 중국에 더 다가가려고 노무현 정권이 새로운 틀을 구축해 나가려고 노력중이라 생각한다.

우리 5천년 역사중에 제일 경이로운 경제적, 정치적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한미일 동맹 틀에서 벗어나서 , 현존하고 있는 200개 나라 중에서 거의 제일 실패하고 제일 억압적인 독재정권한테 다가가면서 미국을 따돌릴려고 하는 것은 정말 불행한 정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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