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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홍성동씨가 증언하는 북한 지하교인들의 실태 [탈북자 통신: 김민수]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홍성동(가명)씨는 북한에서 3대째 기독교 신앙을 이어온 지하교인입니다. 현재도 북한에 남아 있는 홍씨의 언니는 은밀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홍 씨는 1일 서울 종로구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북한구원 목회자 세미나(주최: 북한구원운동)’에서 자신이 경험한 북한 지하교인의 실태에 관해 증언했습니다. 서울에서 김민수 통신원이 전합니다.

홍성동 씨는 97년에 아들과 탈북한 후 2004년에 한국에 오기까지 중국에서 신앙생활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북한에서 지하교인으로 남아 있는 언니와 연결을 취하면서 중국 연길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했고 아들은 신학공부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 복음을 전한 탈북자도 있었습니다. 35살의 탈북 청년이 유랑걸식을 하면서 홍성동 씨의 은신처가 있는 마을에 들어온 일이 있는데 홍 씨는 어려운 와중에도 그 청년을 도우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청년이 떠나고 1년이 지난 어느날 홍성동 씨는 가슴 아픈 소식을 듣게 됩니다.

[홍성동] “중국 공안이 이 사람을 체포해서 북송했다고 합니다. 북송 했는데 북한 국경 어는 도시에서 이 사람을 처형했다고 하는데 사연인 즉 탈북하여 오는 것도 죄지만 중국에 와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었다는 그 사실 때문에 이 사람은 처형했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끝까지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고 죽음의 길을 택하였던 것입니다.”

2002년에는 아들마저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되고 말았습니다.

[홍성동] “2002년도에 공안에 잡혀서 북송돼서 어느 보위부 감옥에서 감금되어 있는데, 우리 아들이 정말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증거했다고 합니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게 무슨 죄인가. 우리가 하나님을 믿어야 산다.”

보위부에서 교화소로 이송된 아들은 그 안에서도 전도활동을 멈추지 않다가 2003년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홍성동] “그러니까 예수님 믿는다는 그런 것 하나가지고도 처형을 당하는데 이렇게 두려움 없이 이야기 했으니까 어떻게 됐겠습니까. 우리 아들이 감옥에서 옥사했습니다.”

홍성동 씨는 이 소식을 아들이 죽어가는 과정을 목격한 사람으로부터 1년 후에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홍씨는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 직접 목격했던 지하교인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88년도 여름 황해도 사리원에 출장을 가게 됐는데 일이 잘 되지 않아 밤에 산책하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어디선가 ‘천부여 의지 없어서’라는 찬송가를 흥얼거리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통성명을 하면서 사연을 들어보니 그 남자의 부친은 기독교 신앙 때문에 순교를 당한 교인이었습니다. 그를 통해 사리원의 지하교인 실태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홍성동 씨는 말했습니다.

[홍성동] “사리원에 믿는 사람이 많이 있느냐니까 많이 있답니다. 그래서 일일이 다 찾지는 못하지만 하여튼 이렇게 숨어 사는데 더러는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고 더러는 지금 이렇게 추방되어서 살고 어쨌든 믿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홍성동 씨가 평양에 출장을 갔을 때는 아들이 종교 때문에 어디론가 끌려간 이후 손자와 함께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한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홍성동] “손자가 지금 있는데 사회적으로 소외를 당하고 정말 공부도 못하고 직장 들어가도 좋은 직장 가지 못하고 그렇게 할 때인데 너무나 안타깝기에 이런 사실을 가지고서 기도해달라고 해서 손을 붙잡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할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자기가 머지않아 세상을 뜨게 됐겠는데 와서 임종 기도를 좀 해달랍니다.”

홍 씨는 다른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북한 당국의 박해가 심하지만 지하교인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홍성동] “이렇게 박해가 심하지만 지하교인들이 일어나서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신앙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홍성동] “풍선을 이용해서 전도지와 소형 라디오 또 탈북 신앙수기 이런 여러 가지 책들을 풍선에 메달아 보내게 되면 그 하나님 말씀으로써 하루도 빨리 어둠을 몰아낼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편 세계적인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Open Doors)는 지난 3월 전세계 기독교 탄압 정도에 대해 조사한 '2006 세계 경계 리스트(2006 World Watch List)’를 발표하고 “전세계 기독교 탄압국가 50개국 중에서 북한이 4년 연속 최고를 차지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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