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strong><font color = 9c4500>[오늘의 화제] </font></strong> 갈등속에서도 늘어나는 중동인들의 대미 투자


중동지역 국가들의 미국 내 투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윤국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 중동지역 국가들의 미국 내 투자는 지난 90년대 말 한 때 연 10억달러 정도에 달하기도 했지만 부쉬 대통령 집권 초기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중동국가 출신들이 2001년 발생한 9/11 테러사태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2003년까지 3년 간 이 지역국가들의 미국 내 투자는 극도로 위축됐습니다.

그러던 중 2004년부터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전년도인 2003년의 4천2백만달러에 비해 무려 30배가 증가한 12억달러가 됐습니다. 이어 2005년에는 6억5천만 달러로 약간 줄어들었지만 올해는 다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올들어 지금까지만도 아랍에미리트의 한 부호가 10억달러를 들여 미국 남부 도시에 2만여채의 아파트를 구입했고 또 다임러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의 지분 2.2 퍼센트를 구입하는데 10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이 부호는 최근 미국 동부의 항만운영권을 인수해 논란을 빚고 있는 두바이 포츠 월드사 소유자입니다.

<엠씨> : 중동 국가들의 미국 내 투자가 이처럼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치솟는 유가입니다. 이로 인해 거의 대부분이 산유국인 이들 국가들의 수입이 천문학적 숫자로 늘어나면서 자금력이 풍부해졌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는 급격히 커지고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무려 7천2백6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 이 때문에 수입대금을 충당하기 위해 외국자본 유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세번째는 미국 내 외국자본 유입이 전반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점입니다. 지난해 미국 내 기업 인수합병을 위해 외국에서 유입된 투자액은 140억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엠씨>: 그러면 미국 내 전체 외국계 투자에서 중동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 아직은 매우 미미합니다. 2004년 말 현재 외국인들의 미국 내 금융재산 보유액은 약 9조달러인데 이 가운데 중동국가 보유분은 1천2백억달러에 불과합니다. 또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동지역 국가들의 미국 내 직접투자는 2004년 말 현재 40억달러로 주로 유럽국가들인 대규모 지분 보유국들에 비해 역시 크게 적은 수준입니다.

미국 내 최대 투자국은 영국으로 2천520억달러, 다음이 일본으로 1천770억달러이며, 이어서 네덜랜드와 독일 등의 순서입니다. 미국 내 외국의 직접 투자액 총 규모는 15조달러인데 이를 지역별로 보면 유럽이 70%를 차지하고 아시아 태평양이 14.3%, 캐나다가 8.8%,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5.5%를 차지한 반면 중동지역은 0.5%로 0.1%를 차지한 아프리카만을 앞서고 있습니다.

<엠씨> : 중동국가들의 미국 내 투자가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데 대해 미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 최근 뉴욕과 뉴저지 등 미국 내 6개 항만의 운영권을 구입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는 두바이 포츠 월드사의 사례 처럼 안보상의 위험을 들어 문제점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은 정부기구인 미국해외투자 위원회가 외국의 투자가 국가안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국적의 두바이 포츠 월드 사의 항만 운영권 획득은 한 가지 사례입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서도 안보상 위협을 실제 이상으로 과장해 문제삼고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으며 대부분 투자는 중동 등 지역에 관계없이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 역시 경제활성화를 위해 연방정부 뿐 아니라 주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문제는 투자를 하는 측인 중동지역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인식입니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의 재산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값이 비싸게 책정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울러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해 중동지역이 계속해서 미국 정부의 경계대상이 돼 있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자산동결 등 조처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점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9/11 테러사태 이후의 정치적, 법적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중동지역 국가들의 미국 내 투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