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북한은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일본과의 정부간 협의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는 사람은 “우리 국민을 납치.유괴하는 범죄자”라며 <북한난민구원기금> 사무국장 등 탈북지원 단체 관계자 7명의 신병인도’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생존 납치 피해자 귀국과 신상규명, 납치용의자인 신광수의 신병인도 등”을 요구한 것에 대한 북한 측의 응수였다고 합니다. 북한이 직접 거명한 사람 중 한명인 가토 히로시(加藤博) <북조선난민구원기금> 사무국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의 통역을 통해 가토 국장의 당시 심경을 들어봤습니다. 가토 국장은 북한 당국이 자신을 '북조선의 공민을 일본으로 납치'해간 사람이라고 지목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무척 놀랐다고 합니다.
[인터뷰1] “맨 처음에는 참 놀랐습니다. 어떻게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해야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두 번째 생각을 해보니까 외부 세계의 상식과 북조선의 상식과는 퍽 다르구나. 이런 비상식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북조선은 세계에서 고립될 수 있는 길을 면하기 어렵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북조선난민기금>은 “도와주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처지”에 있는 탈북자들을 도와왔다면서, 북한 당국의 ‘납치.유괴’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인터뷰2] “우리 입장은 내 눈앞에서 누군가가 목숨을 꼭 살려달라고,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이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 이런 절박한 처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데, 불쌍한 사람이라고 다 돕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눈앞에서 이렇게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인데 이걸 어떻게 도움을 안 줄 수가 있겠습니까?”
<북조선난민기금>은 식량난으로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1998년 20명의 일본인이 주축이 되어 결성했습니다. 가토 사무국장은 특히 중국에서 부모없이 떠도는 꽃제비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면서 이런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단체를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3] “이분들에게(탈북자들) 당장 식량을 제공하는 일, 피난처를 설립하고 도와주는 일 특히 그 가운데에서 아이들. 꽃제비아이들 경우도 있고 혹은 부모가 없는 고아들의 경우 참 중국에 와서 갈 데가 없어서 헐벗고 추운 겨울에 떨고 있는 이런 아이들을 볼 때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이러 분들을 돕기 위해서 단체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활동하여 오고 있습니다.”
<북조선난민기금>은 지금까지 탈북자 지원활동을 해 오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고 합니다. 가토 국장은 그래도 굳이 꼽는다고 하면 “중국에서 꽃제비 아이들을 처음으로 도와줄 수 있었고, 피난처를 제공하고 학업을 도와”준 일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한국까지 데려온 것은 “지금 생각해도 우리가 한 일 가운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4] “그들이 크면서 신분관계로 중국에 있을 수 없고 중국에 있었댔자 희망도 없고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가 맡아서 책임졌던 이런 아이들을 마침내 한국에까지 데리고 와서 그 아이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하는 것 이것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흐뭇하고 퍽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우리가 한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편 가토 국장에게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 정책에 소극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지금까지 남한 정부에서 그래도 탈북자들을 수용했다”면서 8천명 가까이 탈북자들을 수용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최근 탈북자들이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것은 문제일 수가 있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5] “단지 요즘 탈북하는 분들의 경우는 자기네들을 수용하고 자기네들을 도와주는데 한국 정부가 최근 현 정권이 좀 주저하고 있다. 이런 느낌들을 가지고 있는 모양인데 그런 것은 조금 문제일 수가 있겠다하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는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