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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판업계 최고 영예인 '2005년 전미도서상' 수상자 발표 (영문 - 관련기사 참조)


미국 출판업계 최고의 영예인 ‘전미 도서상’의 올해 수상자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소설과 논픽션, 시, 청소년 문학 등 4개부문에 걸쳐 시상하는 ‘전미 도서상’은 하룻밤새 한 작가의 경력을 바꾸거나 책의 판매량을 치솟게할 수 있을 정도로 권위있는 문학상입니다.

올해는 소설부문에서 뜻밖의 수상자가 나온 가운데, 미 문학계의 거성인 노만 메일러 씨가 평생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메일러 씨는 이 상을 받는다면, 죽은 뒤 사망기사 두번째 단락에 그 사실이 기재될 정도로 중요한 상이며 만약 수상자가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범죄인이라면, 아마도 세번째 단락에 나왔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2005년 ‘전미 도서상’ 사회를 맡은 미국 작가 개리슨 케일러 씨는, 이 상을 가리켜, ‘전미 금전등록기상’이라고 일컬으면서, 출판인들이 왜 이 상에 그토록 연연해하는지 한마디로 설명했습니다. 수상작임을 알리는 금색 스티커가 책 표지에 붙게되면, 책의 판매량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됩니다.

지난해 ‘전미 도서상’은 무명작가들에게 지나치게 상을 많이 주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E.L. 닥토로우 씨와 존 디디온 씨 등 저명작가들이 수상자들에 포함했습니다. 시상식 당일, 노벨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 씨가 노먼 메일러 씨에게 평생공로상을 시상했습니다.

모리슨 씨는 20세기와 21세기 미국 문학사를 논할 때, 메일러 씨의 작품을 빼놓는다면, 불완전하고 비정확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리슨 씨는 또한, 과거 도전적이었던 메일러 씨의 고집스런 성향을 빗대 농담하면서 특히 여성과 인종에 대해서는 거의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메일러 씨가 둔감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노먼 메일러 씨는 약관 25세의 나이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첫 소설,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 뒤 30여개 작품을 발표한 뒤, 메일러 씨는 소설과 논픽션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방식으로 ‘전미 도서상’을 받았고, 퓰리처상도 두차례 수상했습니다.

올해 82세로 백발이 성성한 메일러 씨는, 최근 심장수술뒤 회복단계인 관계로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메일러 씨는 위대한 소설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습니다.

“위대한 소설이란 비행기 여행중에 시간을 보내기위해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쉽게 읽혀지는 책도 아닙니다. 위대한 소설은 우리의 기술적, 인공 두뇌적, 광고 세계에서 각주로 끝나고말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훌륭하고 진지한 소설은 이제 이러한 시장의 필요성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설의 목적은 한 사람의 소일거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는 것입니다. 아니,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데 있습니다.”

올해 ‘전미 도서상’ 소설부문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Europe Central'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이 작품은 8백쪽에 달하는 대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소련에 관해 얽힌 여러가지 일련의 사건들로 구성돼있습니다. 이 소설이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누구보다도 놀란 사람은 작가인 윌리엄 볼맨 씨인 듯 했습니다.

볼맨 씨는 자신이 수상하리라고 전혀 예상치않아 미리 연설을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볼맨 씨는 1998년에서야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초등학교에 다닐 당시, 나치 독일정권 치하 대학살에 관한 영화를 본 뒤, 이미 영감을 얻었었다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제 몸에 일부 독일인의 피가 흐르고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나도 어느 정도 대학살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히틀러 정권에 관련됐던 친척이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여러해동안 이 끔찍한 사건에 나 자신을 투입시키려 정말로 노렸했고, 어떻게 인간이 그런 만행을 저지를 수 있는지, 나 자신이라면 과연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이 책은 바로 여기에 관한 것입니다. 이제 모두 다 끝나서 기쁘고, 다시 생각하지않아도돼서 기쁩니다.”

논픽션 분야에서는 저명한 정치사회 비평가인 존 디디온 씨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자서전 “마술적 사고의 해”로 상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중병에 걸린 외동딸을 간병하는 동안,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데 대한 상황을 다루고있습니다. 디디온 씨의 딸은 이 책이 출간된 후 사망했습니다.

올해 논픽션부문에는 사상최대로 5백42개 작품이 후보로 올라, 심사위원들은 석달여동안 이 많은 작품을 모두 읽고 이 가운데 다섯개 최종후보들을 선정해야하는 고초를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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