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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펙 정상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촉구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 에이펙 21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19일 부산 선언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와 함께 2006년 WTO 세계 무역기구의 도하 개발 아젠다 협상을 완료하기 위한 회원국들의 의지를 천명한 특별 성명도 공식 채택했습니다.

의장인 노무현 한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10분 경에 누리마루 에이펙 하우스에서 부산 선언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도 논의됐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에서 취재중인 문주원 기자로부터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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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먼저 북한 핵 문제가 논의됐다는 소식부터 알아 보죠.

답: 노 대통령은 선언문을 발표한 후에 구두 성명의 형식으로 정상들이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습니다.

즉, 에이펙 정상들이 최근 6자 회담에서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긍정적인 진전들이 이루어진 것을 환영했으며 이러한 진전들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상들은 또한 북한에 대해서 이른바 9-19 공동 성명 준수도 촉구했습니다.

대통령은 또한 부산 선언 발표후 오후 3시 30분 벡스코 미디어 센터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 중에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에 관한 월스트리스 신문 기자의 질문에 북핵 문제가 남북한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현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은 북한과 친구가 되려고 대화를 하고 있는데 대화 과정에서 대화가 깨질까 미리 우려하는 것은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결혼하면서 이혼 조건에 관해 말하는 것과 같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문: 미리 예상은 됐었읍니다만, 에이펙 부산 선언에서 북한 문제가 언급됐다는 사실 과연 북핵 해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답: 21개국 정상들이 북핵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 자체가 앞으로 속개될 5차 6자 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공산이 큽니다. 정상회의 기간 중에 열렸던 한-미, 한-중 회담에서도 북한을 자극할 만한 단호한 발언 대신에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는 유화적인 발언들이 나왔고, 무엇 보다도 6자 회담 5개 당사국들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도자들이 한 목소리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는 점은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문: 노무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서 6자 회담을 다자 안보 체제로 확대하겠다 이런 언급도 있었죠?

답: 네, 6자회담이 성공한 이후에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6자 회담이 성공하면 한반도의 대화 체제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다자 안보 체제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노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문: 계속해서 부산 선언 내용을 항목별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자유무역 분야 부터 살펴 볼까요?

답: 네, 정상들은 선진국은 2010년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과 투자를 지향하는 ‘보고르 목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부산 로드맵’을 통해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세계 무역기구, WTO의 도하 아젠다 협상을 신속하게 진전시켜야 한다는 강력한 정치적 의지도 표명했습니다.

문: 이번 정상회의의 또 다른 핵심 현안은 인간 안보였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어떤 결론이 도출됐나요?

답: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조류 독감의 확산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 초에는 이에 대한 신속 대응 능력과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컴퓨터 모의시험 등을 통한 점검을 하기로 하는 등 실제적인 공동 조치들에도 합의했습니다.

문: 부산 선언과 함께 DDA특별 성명도 채택됐는데요. 그 내용도 간단하게 짚어 주시겠습니까?

답: DDA협상의 2006년 타결을 위해서 강력한 정치적 추진력을 발휘하고 농업과 비농산물, 서비스, 무역규범 등 주요 분야에서 과감하고 균형될 결과물을 도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선진국들은 2010년까지 농업 분야 수출 보조를 없애기로 합의했습니다.

문: 각국 정상들이 한국의 전통의상인 두루마기를 입고 기념 사진 촬영에 임했는데요. 반응이 좋았다구요?

답: 네, 정상들은 시종일관 웃음을 머금으며 촬영에 임했는데요. 외국 정상들이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모습이 다소 어색하기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있었지만 상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참고로 각 정상들은 각자 선호하는 색상을 골라 입을 수 있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은 황금색,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남색,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갈색,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은색의 두루마기를 입었습니다.

문: 노 대통령은 정상회의 폐막 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에이펙 관련 전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논의가 이루어 졌습니까?

답: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서 4차 6자 회담에서 채택된 공동 성명의 이행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또한 한-러 양국간 경제 통상 협력을 확대시킨다는데 견해를 모으고 경제 통상 협력 이행 계획도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극동 시베리아 유전과 가스 공동 개발, 양국간 철도 연결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끝으로 이번 부산 에이펙 정상회의를 전체적으로 정리해 주시죠.

답: 부산시가 한국 사상 최대의 국제 행사를 무난하게 치러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시민들도 자동차 2부제와 도로 통제 등 불편함을 잘 감수해 냈고 자칫 대형 폭력 시위로 번질 수 있었던 반대 시위도 사전에 잘 통제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대표단들과 기자단들은 적절한 숙박시설 부족과 회의장 밖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 부족, 의사소통 장애를 애로 사항으로 꼽았습니다.

이번 에이펙 성공 개최를 계기로 국제적인 회의도시, 동북아 물류항으로 거듭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부산으로서는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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