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이 되는 선결 조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장애인 정책입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장애인 복지 정책을 가장 잘 실행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10월은 미국 정부와 의회가 공식 지정한 ‘장애인 고용 인지의 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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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장애인 고용 인지의 달!’ 먼저 어떤 목적으로 지정됐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 네, ‘장애인 고용 인지의 달’ 은 말 그대로 미국 대중들에게 장애인 고용에 대한 필요성과 이해를 널리 알리고 장애인 고용 촉진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198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미 정부와 의회가 미국인들에게 장애인 고용 교육을 시작한 시기는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의회는 매년 10월 첫주를 ‘지체 장애인 고용의 주’ 로 지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그 배경에는 장애인 출신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역할도 큰 몫을 했습니다.
그후 1962년 장애인의 범위가 육체뿐 아니라 정신 장애 등 광범위하다는 해석이 널리 인정되면서 장애인 앞에 붙어다니던 ‘지체’라는 수식어가 삭제됐고, 1988년부터는 행사 기간을 확대해 10월 한 달 전체를 ‘장애인 고용 인지의 달’로 지정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문: 미국에는 현재 장애인들이 총 몇명이나 있습니까?
답: 미국 노동부내 장애인 고용 정책부의 통계에 따르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등을 포함해 총 4천 9백 7십만명의 심신 장애인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3분의 2는 정도가 심한 중급 이상의 장애인들이라고 통계는 밝히고 있습니다.
문: 거의 5천만명에 달한다는 얘긴데.. 상당하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20 퍼센트가 넘는 비율인데요. 그런 배경에는 장애인 식별에 대한 국가별 인식의 차이도 어느정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심한 정신, 지체 부자유자들을 흔히 장애인들로 분류하지만 미국에서 장애인의 의미는 정신 또는 신체에 이상이 있어서 생활에 불편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과거 사용하던 Handicap 이란 단어 대신에 이제는 포괄적인 의미의 Disability 란 단어가 장애인을 뜻하는 말로 공식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 사실 장애인하면 사회에서 가장 약자가운데 하나로 취급받고 고용에도 큰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많은 나라들의 현실인데요. 미국의 장애인 고용 사정은 어떻습니까?
답: 미국도 과거에는 장애인들에 대해 많은 차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등 종교계를 필두로 사회 각계 각층이 적극적으로 노력한 끝에 상황이 많이 개선돼왔고 특히 1990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 장애인 법’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시행 이후 모든 심신 장애인들이 교육과 직업, 교통과 다른 편의 시설에 있어 차별 없이 평등한 자격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부 장애인 고용 정책부는 장애인 고용 현황을 분석한 여러 보고서들이 조사 대상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고용 비율을 정확히 산정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미국 인구 조사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증 심신 장애인들 가운데 약 30 퍼센트의 성인이 현재 직업을 갖고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문: 30 퍼센트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죠?
답; 그렇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 가운데 장애인을 단 한명도 고용하지 않는 업체가 전체 업체의 50 퍼센트를 넘을 정도로 장애인 고용 차별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최근 국정 감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장애인들이, 고용은 둘째치고 제대로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과 비교해 보면 장애인 처우에 대해 아직 국가간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 미국 장애인들이 직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또 기업들이 어떤 특혜들을 주고 있는지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 미국 장애인법은 기업이 장애인들을 고용할 경우 장애인에 맞는 특별한 환경을 제공할 것을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게리씨는 앞을 거의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인데요. 게리씨는 회사에서 특수 문자 프로그램과 확대된 초대형 컴퓨터, 그리고 눈에 잘 띄는 대형 인쇄 프로그램을 제공해 업무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또 장애인들을 위해 버튼만 누르면 열리는 자동문들이 대부분의 건물에 설치돼 있고, 교통시설의 경우 윌체어가 움직일 수 있도록 대형문과 엘리베이터 등 여러 편의시설이 잘 설비돼 있습니다.
문: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장애인 스스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구비 시설들이 잘 마련돼 있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장애인들의 독립적인 생활을 돕기 위해서 ‘장애인 자립 센타’를 활발히 운용하는 등 여러 편의를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인근의 한 장애인 자립 센타 마이클 쿠퍼 소장은 자립센타가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여러 기술들을 훈련시키고, 다양한 정보 제공은 물론 이들의 권리를 대변해 주고 직장을 구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밖에 미국 산업계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한 여러 첨단 기계들을 개발하는 등 각계 각층에서 장애인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들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