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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인권수호 대학생 위원회,‘북한인권문제에 침묵하는 국가인권위 규탄대회’를 열어 [탈북자 통신: 최윤희]


김정일 정권의 인권유린문제와 이에 대해 무관심한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하는 대학생 시위가 서울시 한복판에서 벌어졌습니다.

‘한민족 인권수호 대학생 위원회’ 소속 대학생 200여명은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북한인권문제에 침묵하는 국가인권위 규탄대회’를 열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한민족인권수호 대학생 위원회’는 지난 6월,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있던 학생들이 온오프라인 상의 만남을 가지면서 결성된 모임으로 서울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서울시내 20개 대학 200여명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Why are you silent?’(왜 침묵하는가)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티셔츠를 입고 북한인권참상을 보여주는 그림과 사진, 구호가 적힌 피켓시위를 벌이는 한편, 성명서 낭독과 구호제창,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풍물패의 공연과 함께 학생들이 창작한 노래들이 불려졌고, 행사장 한편에는 북한인권의 실상을 표현한 대형 걸개그림, 공개처형된 탈북자를 표현한 인형 및 사진들이 전시되어 관심을 모았습니다.

김정일은 반인륜적 인권탄압 즉각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북한인권 외면하는 한국정부 반성하라 (반성하라, 반성하라, 반성하라) 정부는 침묵말고 단호하게 대처하라 (대처하라, 대처하라, 대처하라) 북한인권 방치하는 인권위는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이들은 보편적 가치인 인권에 대한 전 세계의 공감대와 인권신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인권유린이 우리와 핏줄을 나눴다고 하는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지상의 낙원을 건설하겠다며 큰소리를 치던 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태어난 국민조차 먹여 살리지 못하는 모자라고 후퇴한 폭정의 기지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밝혔습니다.

학생들은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북한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진보를 말하는 시민단체는 편향된 이념에 빠져 사태를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등 한국사회는 입으로만 민족과 통일을 외치는 위선과 야만이 판을 치는 사회가 되었다며 이번 규탄대회에 의의를 부여했습니다.

“야만의 사회에 힘찬 목소리를 들려줍시다. 대한민국의 양심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보여줍시다. 우리의 외침이 대한민국과 북한, 나아가 국제사회까지 퍼져 악의 정권이 무너지고...투쟁세력의 정체가 드러나도록 합시다.”

이어 이들은 “그나마 인권증진을 위해 설립되었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국가인권위원회마저 침묵하고 있는 한국사회는 입으로만 민족과 통일을 외치는, 위선과 야만이 판을 치는 사회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국가인권위의 이중성을 폭로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독립기구이며 준국제기구인 인권위가 국제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꺼리고 북한눈치보기에 급급한 사실은 스스로의 존립기반 자체를 허무는 작태입니다. 이에 우리 한민족 인권수호 대학생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규탄하고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과 인권위의 이중성을 국민들에게 폭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위원회 공동대표인 김영조 (22·고려대 법학과 3학년) 학생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북한 당국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비인간적인 인권탄압을 중지할 것을 김정일 정권에 요구함과 동시에, 즉각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대한민국 정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북한인권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취해 온 시민단체들을 겨냥해 “북한인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남북협력 분위기를 저해할 뿐이라는 부정적 시각은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한 것이며, 이는 김정일 정권의 폭정에서 고통당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남북협력은 김정일 정권이 아닌,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해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더욱 책임의 무게를 실었습니다. 성명서는 국가인권위가 속히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고, 한국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시 인권문제를 거론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초등학교 학생의 일기장을 검사하는 것조차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명한 인권위라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할 것을 북한당국에 요구해야 할 것이며, 혹은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북한과의 협상시 인권문제를 거론할 것을 권고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인권위의 설립취지에 걸맞는 행위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이들은 탈북자 실상을 고발하는 거리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감자를 껴안고 뒹구는 북한주민의 모습과 탈북하다 적발돼 강제북송 당하는 탈북자들의 코뚜레를 뚫고 있는 인민군, 공개처형 당하는 탈북자의 모습, 인민군의 군화에 배를 밟히는 임신부의 모습, 죽은 시체를 발로 차 생사를 확인하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재연돼 지나가던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또한 퍼포먼스는 김정일에게 돈과 전기, 식량을 건네주는 한국정부와 북한 주민들을 학대하고 핵개발을 자행하고 있는 김정일의 모습도 표현했습니다. 퍼포먼스는 한국 정부와 국가인권위를 규탄하면서 김정일 정권을 북한 주민들과 양심있는 사람들의 힘으로 무너뜨린다는 결말로 끝을 맺으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행사 후 회원학생들은 북한인권의 심각성을 알리는 가두선전을 벌였으며, 공동대표 김영조 학생을 비롯한 회원 10여명은 직접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 성명서를 제출했습니다. 북한인권 연구담당관 서모씨는 성명서를 낭독하려는 학생들을 나무라며 자리를 피했습니다.

참가회원들은 북한인권의 개선을 기원하는 파란색 풍선을 함께 터뜨리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결의를 다졌습니다. ‘한민족 인권수호 대학생 위원회’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앞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에 계속 침묵할 경우 국가인권위원회 해산운동을 전개할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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