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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헌법수정, 최초의 복수 대통령후보 허용 - 야당세력은 지나친 제한에 여전히 불만 (영문+오디오, 관련기사 참조)


지난 5월에 실시된 이집트의 국민투표에서 대통령 선거 관련 헌법 수정안이 승인됐습니다. 이 수정 헌법76조는 이집트 역사상 최초로 다수 정당이 대통령 선거에 참여토록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의 야당 정치인들은 수정 헌법이 너무나 제약적이기 때문에 장기집권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현 대통령의 통치에 진정으로 도전하려는 사람은 대통령 선거에 나서봐야 소용이 없는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집트에서 대통령 선거관련 수정헌법을 놓고 어떻게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지 VOA 중동담당 기자의 보도로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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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대통령 선거관련 헌법 수정안 76조는 유혈폭력 충돌사태와 여러 가지 부정 논란속에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승인됐습니다. 다수 정당 후보들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헌법 수정안에 반대하는 이집트의 야당과 재야 정치단체 지지자들은 집회를 열다가 집단으로 구타당하는 폭력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미국의 죠지 부쉬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은 이 같은 사태를 규탄했습니다.

“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면서 정부에 반대하다가 구타당하는 것은 민주주의 실현에 관한 미국인들의 견해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런 방식은 자유선거라 할 수가 없습니다. ”

이집트 정부 관계관들은 반대 시위자들을 집단 구타하는 폭력행위를 규탄하면서 이집트 정부는 개입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그에 관한 서방 뉴스매체들의 보도내용이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관계관들은 정부를 지지하는 군중과 반정부 단체인 ‘키파야’를 지지하는 시위자들간에 폭력충돌이 벌어졌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키파야’란 아랍어로 ‘이제 그만’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키파야의 죠지 이츠하크 조정관은 수정헌법 76조가 위헌이라고 주장합니다.

모든 국민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고 규정한 헌법조항을 어기면서 무바라트 대통령은 정당인으로서 아무런 조건없이 선거에 출마하는 반면에 무소속 후보는 하원의원 65명, 상원의원 25명 그리고 주지사 14 명 가운데 열 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하도록 돼 있는 것을 정의라고 할 수 있게느냐는 것입니다.

이집트 수정헌법 76조의 이 같은 내용은 전 이집트 국회의원 무하메드 파리드 하싸나인씨 같은 정당에 들어 있지 않은 무소속 후보의 지지자 규합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일부 관측통들은 지적합니다.

미국 민간 연구단체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아미르 함자위 연구원은 수정헌법 76조는 24년간 계속 집권해온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진정으로 도전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수정헌법 76조의 제약적인 내용과 국민투표 당일에 벌어진 부정 등으로 미루어볼 때 오는 9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는 투명성, 경쟁 그리고 감시면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당선을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

그러나 이집트 정부의 관리들은 9월의 대통령 선거가 현행 선거법이 규정하는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실시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집트의 워싱턴 주재 나빌 파흐미 대사는 수정헌법 76조의 제약적인 내용을 인정하면서 무소속 후보들의 출마가 보다 어렵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 그렇게 하는 이유는 어떤 개인이 단지 출마선언을 함으로써 선거자금을 모금하고 선거운동을 벌이도록 하기 보다는 정당과 공약을 통한 정치적 개혁의 기운이 조성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정당들이 후보를 내는 것은 어렵지가 않습니다. 정당들은 자유롭게 후보를 지명할 수 있고 그런 후보들에 대한 법규정을 넘어서는 조건이나 제약 같은 것은 없습니다. ”

또한 이집트 정부관리들은 민주주의란 내부에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일부 관측통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의 다수 정당참여 허용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미국의 곤란한 입장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자신은 집권을 유지하기 위한 계략이라고 지적합니다.

파흐미 이집트 대사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서도 무바라크 대통령이 부쉬 대통령의 재당선보다 훨씬 오래인 6년전에 이미 민주주의를 위한 씨앗을 뿌려놓았다고 주장합니다.

“ 부쉬 대통령이 자유문제를 제기하는 사실을 우리는 개의치 않습니다. 우리는 그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민주주의 개혁에 있어서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아주 세부적인 사항들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는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원하는 이집트와 미국간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도 가능한한 빨리 민주주의를 실현코자 합니다. ”

이집트의 관측통들과 전문가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계속 집권하거나 그의 아들에게 권력을 승계시킬 경우 대중의 소요사태가 벌어질른지도 모른다고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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