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이 29일 대통령령을 통해 발표한 대량살상무기 WMD 관련 회사들에 대한 미국 내 자산 동결 조치에 포함된 북한 회사들의 정체가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부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내린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된 외국 업체들은 모두 여덟 개로 이 가운데 북한 기업은 [조선룡봉총회사]와, 조선광업 무역회사, 단천은행 등 모두 세 개나 됩니다.
대한무역진흥공사 KOTRA에 따르면 조선룡봉 총 회사는 평양시 보통강구역 락원동에 자리잡고 있으며 주요 수출입 품목은 비철금속, 기계, 설비, 부품 등입니다. 이 회사는 철강, 기계, 화학, 의류공장과 비금속광산 등 10여 개 전문 제조공장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또 평양시 동대원구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조선광업 무역회사는 대외적으로는 견직물 제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여성용 블라우스와 내의, 티셔츠, 운동복, 셔츠, 양말, 아동용 원피스, 넥타이, 손수건 등이 주요 거래 품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창광신영기업으로도 통하는 이 회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문제와 관련, 오랫동안 워싱턴 당국의 ‘요주의’ 기업 명단에 올라있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조선광업무역회사에 대해 지난 1990년대 이미 중국, 이란 및 파키스탄과의 미사일 거래와 관련해 제재조치를 내린바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부쉬 대통령의 이번 자산 동결 조치에 조선룡봉총회사가 포함된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회사가 2002년 남한의 평화 자동차와 합작으로 자동차 조립 라인 건설에 착수했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문선명 목사의 통일교 소유로 돼 있는 평화 자동차는 북한의 남포에 있는 조립 공장에 한화 71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단천은행에 대해서는 아직 별로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30일 한국의 무역진흥공사, 코트라 관계자는 “북한 기업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그 활동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관리들은 부쉬 대통령의 이번 조치의 의미를 축소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관리들과 서울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남북한 간의 경제 교류를 지연시키고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6자 회담을 재개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 정부 관리는 “부쉬 대통령의 조치는 사실상의 경제 제재로 미국 내에 자산이 있는 국내 기업들은 북한과 거래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이 발표한 이번 조치는, 대량살상무기와 그 확산과 관련된 재료, 대량살상무기의 운반체로 사용될 수 있는 미사일 등의 제조, 구입, 보유, 개발, 수송, 이전에 관계하는 개인과 회사를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그같은 활동에 참여하는 합작 및 합자회사, 협회, 신탁기금, 기업, 집단 및 기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 부쉬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위한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아어서 그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에 거명된 기업들의 자산과 거래내용을 철저히 파악해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확산을 차단한다는 계획입니다.
몰리 밀러와이즈 미 재무부 대변인은 문제의 북한 회사들과 거래한 기업에 대해 그 혐의와 이름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외 자금줄로 지목된 북한 기업들은 앞으로 무역거래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미국이 그동안 취해온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만 겨냥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조치인 만큼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이번 조치가 “6자 회담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