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시사현안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은 기부 문화의 본고장이라고 할 정도로 수 많은 사람들이 수입중 일부를 자선단체들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비영리 기부 단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늘면서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에는 현재 얼마나 많은 비영리 단체들이 있습니까?
답: 민간 재단인 ‘Giving USA’에 따르면 약 150만개의 단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 10년 사이에 5십만에 가까운 비영리 단체들이 새로 생겨나서 전문가들 사이에 ‘과연 이렇게 많은 단체들이 필요한가? 하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문: 150 만이라…상당히 많은 단체들이 있군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선 단체 증가 현상에 대해 어떤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습니까?
답: 전문가들은 비 영리 단체들이 너무 많아서 기부금들이 이 단체들의 필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을뿐 아니라 신뢰성이 부족한 유령-부실 단체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자선 단체들이 너무 많아지면서 기부자들이 적당한 자선 단체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도 또하나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미 중서부 아이오와주의 데스 모이네스 지역에서 사람들이 교육분야 발전에 기부금을 내고자 할 경우 330개 비영리 단체중에 한 곳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또 북동부 메인주의 포틀랜드시에 사는 주민이 어린이 보호 관련 기관에 돈을 기부하려면 무려 450개의 단체 가운데서 골라야 합니다.
뉴욕 대학교에서 비영리학을 가르치는 폴 라이트 (Paul Light) 교수는 너무 많은 기관들이 난립해 경쟁까지 심화되고, 운영까지 부실해지고 있다며 이는 ‘자선사업에 대한 위기’라고 표현했습니다.
문: 자선단체가 너무 많아도 걱정이군요.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떤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까?
답: 전문가들은 우선 비슷한 목적을 가진 단체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이들 단체들간의 인수 합병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서로 눈치를 보면서 누구도 합병이 필요한 단체들을 언급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고 뉴욕 대학교의 라이트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일부 부실 단체들이 세금 면제 혜택을 이용해 기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위법 행위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해 정부 기관이 감시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하는 새로운 법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새로운 법규라면 어떤 내용들을 얘기 하는 겁니까?
답: 국세청 (IRS) 의 법규를 개선해 자선 단체들의 자본금과 운영 능력에 대한 자격 조건을 한층 더 강화하고, 단체들에 대한 갱신도 정규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미 상원 금융위원회는 한번 등록하면 갱신할 필요가 없는 기존의 제도를 고쳐 매 5년마다 비영리 기관에 대한 등록을 갱신하는 내용의 새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미국 일간지 크리스챤 사이언스 모니터지가 보도했습니다.
문: 정부 입장은 그렇고, 돈을 내는 기부자 입장에서도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민간 재단인 ‘Giving USA’의 행크 골드스타인(Hank Goldstein) 대표는 기부자들이 돈을 내기 전에 자선단체의 사명과 활동 내역, 효율성,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인지의 여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겉만 보고 쉽게 판단하지 말고 시간을 갖고 단체를 찾아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문: 자선단체가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죠?
답: 그렇습니다. 민간 단체 조사 기관인 ‘GuideStar’ 의 대표인 로버트 어텐호프 (Robert Ottenhoff) 씨는 자선 단체가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자선 활동이 생명력있고 창의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그 만큼 많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텐호프씨는 단체가 많은 만큼 안전하고 신뢰있는 단체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끝으로 미국인들이 연간 얼마나 많은 돈을 기부하는지 통계를 잠시 소개해 주시죠.
답: ‘Giving USA’ 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작년 한 해 동안 총 2485 억달러의 돈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금액은 2003년보다 5 퍼센트가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기부금 중 많은 금액이 적십자나 기독교에 기반을 둔 종교 자선 기관 등 대형 기관에 기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자선 단체의 전통적인 주요 분야인 불우 이웃 돕기나 국제 문제 지역에 대한 기부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