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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부족, 90년대 위기 재연가능 - 세계식량계획 경고 <영문 + 오디오, 관련기사 참조>


유엔 세계 식량 계획(WFP) 관리들은 북한이 당장에 외부의 식량 지원을 받지 못하면, 1990년대 중반과 같은 기아 위기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VOA 서울 특파원이 보내온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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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 계획의 앤써니 밴버리 아시아 담당 국장은 26일 서울을 방문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식량 위기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WFP가 현재 북한에서 매우 제한된 양의 식량을 비축하고 있으며, 지금 북한으로 운송되고 있는 추가 식량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대 규모의 인도주의 구호 단체인 WFP는 2천 3백만명의 전체 북한 주민들 가운데 식량 배급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어린이와 임산부, 노인 등 약 650 만 명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밴버리 국장은 오는 8월에 이르면 WFP가 불과 150만 명에게만 식량을 공급하도록 원조 계획을 대폭 감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밴버리 부장은 WFP가 올해 북한 주민들이 살아 남도록 돕기 위해서 현재 최소한27만 4천 톤의 추가 식량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캐나다와 핀란드, 노르웨이로 부터 불과 만 5천 톤의 신규 지원을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3년에 WFP를 통해서 북한에 약 10만 톤의 식량을 지원했지만, 지난 해에는 그 절반에 불과한 5 만 톤을 지원하는데 그쳤고, 올해에는 대북한 원조를 계속할 것인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앞서 가장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 대한 일인당 하루 배급량을 밴버리 부장이 “기아 배급량”이라고 말하는 250그램으로 줄였습니다.

밴버리 부장은 그러나 배급량이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 정부가 WFP측에 현재 하루 250그램에 불과한 배급량이 그나마 6월이나 7월에는 200그램으로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는 것입니다.

세계 보건 기구, WHO는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 하루에 최소한 500 그램의 식량을 필요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지난 2002년 북한에 시장 경제가 도입된 이래로 물가가 상승하고 노동자들은 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공장 근로자의 한달 임금은 약 2천 5백원으로, 이 돈으로는 1리터 짜리 식용유 한병이나 3-4킬로 정도의 옥수수를 살수 있는 정도라고 밴버리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같은 주요 WFP원조국들은 정치와 식량 지원을 분명하게 연계시키지 않고 있지만, 대북한 원조 부족은 최소한 간접적으로 나마 북한 지도부의 결정 탓이라고 밴버리 국장은 시사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모든 WFP의 주요 지원국들과의 대화에서 나타나는 한가지 일관성 있는 주제는 그들이 북한 정부의 정책들에 대단히 실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주요 지원국인 남한은 지난 주에 북한이 요구한 50만 톤의 절반이 채 안 되는 20만 톤의 비료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계획에 관한 6자 회담 참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요구한 비료 전량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남한은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을 재개할 계획입니다. 세계 식량 계획, WFP는 6월과 7월, 8월이 북한에서 식량이 가장 부족한 시기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 정부가 협상에 임하도록 압력을 가중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밴버리 국장은 또한, WFP가 북한에 대한 식량 배급 감독을 한층 강화했으며 식량이 군대로 돌아 간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다른 지원국들은 과거에 대북한 지원 식량이 북한의 군대로 전용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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