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에너지 개발 기구 케도는 지난 4월 말에 임기가 만료된 찰스 카트만 사무총장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케도는 24일 뉴욕에서 집행 이사회를 열어 대북 경수로 건설 공사 중단에 따른 실무 현안과 예산 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그같이 결정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한반도 에너지 개발 기구 케도는 24일 집행 위원회를 열고, 지난 4월 말로 찰스 카트만 사무총장과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대신 케도 집행 이사회는 카트만 사무총장에게 후임자가 선정될 때까지 3개월 동안 임시로 사무총장을 계속 맡아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케도 집행 이사회는 전환기 동안 계속 임무를 수행할 용의를 보인 카트만 사무총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한 케도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케도는 지난 1994년의 북한과 미국 간에 체결된 기본 핵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과 남한, 일본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2기의 경수로와 중유 지원을 제공받는 댓가로 풀루토늄 생산 계획을 동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과 1994년 기본 핵 합의를 체결했던 전임 클린턴 행정부는 경수로가 핵 무기 개발에 사용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북한은 핵 무기 능력이 모두 제거된 뒤에야 민감한 핵 기술을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10월,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 계획을 추구하고 있다고 미국이 비난하고,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국제 사찰 요원들을 추방하면서 북한과 미국 간의 기본 핵 합의는 붕괴됐습니다.
케도는 38선에서 북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신포 인근에서 벌이고 있던 46억 달러 규모의 2기의 경수로 건설 공사를 지난 2003년에 중단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24일 인터넷 판에서, 부쉬 행정부는 카트만 사무총장의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케도를 무력화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부쉬 행정부는 지난 2001년에 집권한 이래, 대북한 경수로 건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부쉬 행정부의 핵심 당국자들은 북미간의 합의를 북한의 불법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간주했고,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대북 경수로 건설 계획을 완전 취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단지 공사를 중단시키는데만 성공했을 뿐입니다.
대북 경수로 건설 공사에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남한과 일본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쉬 행정부 당국자들은 자주 대북 경수로 건설 공사가 결코 완료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카트만 사무총장의 한 측근은 미국은 케도를 즉각 전면적으로 무력화시키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또한 동맹국들로부터도 너무 많은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카트만 사무총장을 몰아냄으로써 케도를 서서히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카트만 사무총장이 케도를 떠나는 것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북핵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카트만 사무총장은 26년 경력의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01년 5월에 케도 사무총장에 취임했습니다. 카트만 총장은 그보다 앞서 2001년 4월에 국무부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한반도 평화회담 미국 특사와 케도 집행 이사회 의장 및 미국 대표도 역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