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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흑백차별 과거청산'.. 미시시피 흑인소년 살인 사건, 50년 만에 재수사


미국에서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는 현안과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민권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미시시피주 살인 사건이 50년 만에 다시 햇빛을 보게 됐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습니다.

오늘은 이홍균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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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반 세기 만에 다시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인종 범죄 살인 사건의 배경부터 조명해주시죠.

답 : 민권운동을 촉발시킨 1955년 살인 사건의 희생자인 당시14세 소년이었던 에미트 루이스 틸 군의 영혼은 일리노이주 앨시프에 있는 흑인 묘지에 잠들어 있습니다. 묘지 옆에는 중고차 주차장이 있고 길 건너편에는 ‘스와포라마’라는 싸구려 시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에미트 틸 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은 두 명의 백인 남자는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나중에 범죄를 시인했고 이 사건은 결국 인종 평등을 요구하는 미국인들의 구심점이 됐습니다.

문 : 당국이 사건 발생 반세기가 지난 지금, 다시 관심을 갖고 에미트 틸 군의 유골을 발굴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 연방수사국, FBI가 1955년 8월 28일 미시시피주 머니에 있는 델타라는 마을에 있는 집에서 에미트 틸 군을 강제로 끌어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에미트 틸 살인 사건은 연방수사국이, 사회적 격동기에 발생한 해결되지 않은 범죄들을 마감하기 위해 최근 수사를 재개한 여러 건의 사건 가운데 하나입니다. 당시 에미트 틸 군 살인 사건의 공소 시효는 5년이었기 때문에 현재 연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미시시피 주법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수사당국은 에미트 틸 군의 시신을 부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결정적인 사인은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문 : 사건 정황을 설명해주시죠.

답 : 당시 에미트 틸군은 백인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이유로 안구가 두개골로부터 분리될 정도로 무자비하게 구타를 당했습니다. 귀도 한쪽이 없어졌고 몸의 다른 부분들도 잘려나갔습니다. 소년은 머리에 총을 맞았거나 드릴로 가격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과 75파운드밖에 안되는 소년의 가냘픈 시체는 탤라해치 강에서 어부에 의해 발견됐고 종이 박스에 넣어져 그의 어머니 매미 틸 모블리 여인에게 보내졌습니다.

모블리 여인은 정의 구현을 요구하며 아들의 처참한 시신을 공개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10만 명의 조문객들이 에미트 틸 군의 처참한 시신을 목격하고 이것은 결국 민권 운동의 불을 당기는 도화선이 됐습니다. 1955년 앨러배머주 몽고메리에서 버스 좌석을 백인에게 양보하는 것을 거부해 민권 운동을 본 궤도에 올려놓은 것으로 유명한 흑인 여인 로사 팍스도 당시로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버스 좌석의 백인 양보를 거부할 때 에미트 틸 군을 생각했다고 나중에 회상했습니다.

문 : 범인은 누구였고 이들에 대한 재판은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답 : 범인은 이복 형제 간인 로이 브라이언트와 J.W. 밀램으로 에미트 틸 군이 휘파람을 불었다는 여자는 바로 브라이언트의 아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은 그야말로 형식적인 것으로 배심원들은 불과 67분 만에 무혐의 평결에 도달했습니다. 풀려난 브라이언트와 밀램은 지금 모두 사망했습니다. 에미트 틸 군의 어머니인 모블리 여인도 2003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블리 여인은 현재 아들 곁에 나란히 잠들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블리 여인의 용감한 행동에 감명받아 민권 운동에 참가했습니다. 미시시피주 그린우드를 대표하는 데이비드 조던 주상원의원은, 이 사건은 보수적인 미국 남부의 ‘Deep South’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가운데 가장 잔혹한 사건 가운데 하나라고 말합니다.

문 : 연방 당국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답 : 이 소년의 잔인하게 살해된 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정의가 승리하지 않은 데 대한 뿌리깊은 불만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같은 공감대를 형성한 사람들은 그 동안 사건의 재수사를 끈질기게 요구해왔고 연방 법무부는 작년 마침내 에미트 틸 군 살해 사건을 재수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문 : 영화도 수사 재개에 한 몫을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답 : 네, ‘에미트 루이스 틸의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록 영화에서 소개된 자료들의 일부가, 연방수사국 FBI가 수사를 재개하게 된 부분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키스 보챔프 감독은, 에미트 틸 군의 어머니 모블리 여사를 비롯해 사건 관계 자료와 증인 및 법원 기록 등을 통해 이 소년의 납치 및 살인에 최고 열네 명이 연루돼 있으며 이 가운데 아직 생존해 있는 사람도 다섯 명이나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챔프 감독은 부검을 하게 되면 틸 군이 총상으로 사망했는 지 아니면 도끼에 맞아 목숨을 잃었는 지 사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문 : 이 사건이 50년 전에 일어났는데 연방 당국이 수사를 재개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됩니까?

답 : 좋은 지적입니다. 무엇보다도 사건의 직접 피의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그건 상당히 힘든 작업이 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연방 당국이 수사를 재개하는 것은, 사건의 진상을 무슨 일이 있어도 밝히겠다는 것보다는 “이 사건을 해결을 통해 정의를 구현하려고 이처럼 노력을 이처럼 기울였다”고 하는 전시적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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