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수 기자) 김한결 박사님, 팬이 많으신데요,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한결 박사)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카이라 애덤스(한국명 김한결)이고, 현재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과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물과 생태계’ 팀 소속으로, 연안 지하수와 대규모 육상 지하수 시스템에 주로 집중하면서, 원격 탐사 기술을 이용해 우리의 천연자원을 어떻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 그러니까, 나사가 우주를 탐사하는 로켓만 다루는 게 아닌 건데요. 박사님은 지구를 연구하시는데, 나사의 지구 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입니까?
김) 많은 분들이 나사가 우주뿐 아니라 지구과학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놀라시는데요. 저희는 우주라는 아주 독특한 관측 지점에서 지구 전체를 볼 수 있고, 그래서 다양한 임무(미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특별히 지구의 ‘물’을 연구하는데요. 제 연구에 국한해서 말씀드리면, 대규모 원격탐사 데이터세트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하수 전반을 보면, ‘그레이스(GRACE)’라는 중력 측정 임무가 있어서 우주에서 지하수 변화나 수문학적 변화를 볼 수 있게 해주고요, ‘스와트(SWOT)’ 임무도 있어서 지표수 변화를 보거나 더 정밀한 해양 관측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나사에는 지구과학과 수문학 전반에 집중하는 임무가 정말 많고, 나사가 우주만 다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알려드리는 게 저는 정말 즐겁습니다.
오) 최근 완료하신 연구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염수 침투 현상’이죠? 핵심 결과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 네, 물론이죠. 아시다시피 기후는 여러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영향이 전 세계에 균일하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지역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 우리가 목격하는 핵심 현상 중 하나가 해수면 상승인데요. 물론 어떤 지역은 오히려 해수면이 낮아지기도 해서, 저희는 이걸 통틀어 ‘해수면 변화’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런 해안 지역 상당수에서 이게 유발하는 게 바로 ‘염수 침투’라는 현상입니다. 해수면 변화가 일으키는 여러 영향 중 하나인데요. 염수 침투는 기본적으로 짠 바닷물이 이전에는 담수였던 지역으로 옆으로 스며드는 걸 말합니다. 생태계 서비스가 많은 지역에서는 이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담수 생태계가 염수화되면서 기존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거든요. 그리고 시민 생활 측면에서도, 배관이나 하수관을 부식시키거나 건물 기초를 손상시키는 등 기반 시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이해하셔야 합니다. 저희가 진행한 연구는 앞으로 염수 침투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살펴본 겁니다. 염수 침투는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좌우되는데요, 하나는 육지 쪽 요인, 즉 담수 함양이 얼마나 이뤄지는지, 담수가 얼마나 이용 가능한지이고, 다른 하나는 바다 쪽 요인, 즉 해수면 변화입니다. 저희는 전 세계 해안선에서 이게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를 모델링했고요, 2100년까지 전 세계 해안선의 약 77%가 어떤 형태로든 염수 침투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물론, 이건 인간 활동의 영향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라서, 실제로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오) 이 연구를 처음 발표하셨을 때 언론에서 크게 주목했는데요, 결과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반응은 어땠고, 이게 정부 정책이나 관리 전략에 영향을 미쳤나요?
김) 사실 염수 침투 문제 자체는 제 연구 이전부터도 이미 상당히 잘, 그리고 철저하게 다뤄져 왔다고 봅니다. 저희 연구가 차별화된 지점은, 이 과정을 이끄는 거대한 기후 요인을 이해하려 했다는 점인데요, 이 현상이 워낙 복잡해서 지역별 세부 사항까지 깊이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 발밑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연구하기가 어렵거든요. 정밀한 모델링이나 상세한 현장 조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상당한 언론 보도와 관심을 받았는데, 전지구적 규모에서 비교적 단순화된 접근법을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논의 자체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라, 그 공로를 제가 다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언론 대응 과정에서 제가 느낀 건, 결국 어떤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는 그 지역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었어요. 연안 지역 사회는 폭풍, 늘어나는 홍수 등 늘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지역에서는 염수 침투가 천천히, 발밑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표면 홍수가 더 빠르게 일어나는 지역이라면 그게 우선순위가 되겠죠. 그래서 지역에 따라 대응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오) 학문적 관점에서, 해수면 상승과 지하수 함양 속도 저하 같은 복합적 요인이 연안 생태계와 기반시설의 취약성을 어떻게 가속화하나요?
김) 시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쪽에 담수가 있어서 밀려드는 바닷물에 맞서 적극적으로 밀어내고 있다면, 그게 하나의 방어선인 거죠. 그리고 공격 쪽에 해당하는 게 해수면 상승입니다. 바다 쪽에서 더 많은 압력이 밀려오는 거죠. 그래서 육지 쪽에서 비가 덜 오거나, 혹은 사람들이 사용을 위해 지하수를 많이 퍼올려서 담수가 줄어들면, 방어 기제가 약해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확실히 두 요인의 상호작용입니다. 최근에 제 박사후 연구원이 주도한 후속 논문을 제출했는데요, 둘 중 하나만 봐서는 안 되고, 두 극단적 요인 사이의 상호작용을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오)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시잖아요. 그래서 최근 많은 분이 알아보시는데요, 나사 같은 권위 있는 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자에게 적극적인 소통이 왜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김) 우선 공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의 상당수가 세금으로 지원받는 것이니까요. 그 정보를 대중에게 잘 전달하는 것도 저희 일의 연장선이라고 봅니다. 그걸 소화해서 전달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기술이고, 물론 저보다 그걸 더 잘하는 전문가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과학자로서 저는 제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게 늘 즐겁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어, 나사가 우주에서 염수 침투나 지하수를 연구하는 줄 몰랐어”라고 알게 되면, 그게 과학자로 사는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우주와 지구과학 연구의 최전선에서 전지구적 기후 문제를 다루는 한인 과학자로서, 우리 지구의 미래에 대해 대중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김) 그건(한인 과학자의 입장) 좀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일반적인) 과학자로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과 특별히 연관된 부분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구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세상에 나와 있는 정보가 워낙 많다 보니 과학적 발견이나 사실이 무엇인지 정리해서 이해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도 압니다. 그래도 그 관심을 계속 유지하고 낙담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저희가 최근까지 지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어온 시대를 지나왔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상황에서도 인류에 대한 희망, 과학적 발견에 대한 희망을 계속 보고 장기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면 특별한 회복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인 것 같아요. 관심을 유지하시고,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허무주의에 빠지기는 정말 쉽거든요. 저는 그걸 기본 태도로 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정보를 더 잘 받아들이고, 계속 성장하면서 실제로 긍정적인 시각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오) 그러면 이렇게 여쭤볼게요. 한국계 미국인 과학자로서, 나사에서 일하며 갖고 계신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나요?
김) 여전히 답하기 조심스러운 질문이긴 한데, 한번 말씀드려 볼게요. 저에게 정말 와닿았던 부분은, 한국 문화에서는 말하지 않은 것을 알아채야 하는 부담이 듣는 사람에게 있는 반면, 미국 문화에서는 자신이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부담이 말하는 사람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제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것, 대중 소통을 하고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게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료 한국계 미국인이나 한국인, 한국계 혈통을 가진 모든 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불편하거나 논란이 될 수 있더라도 목소리를 내도 괜찮다는 미국 문화의 그런 면을 잘 활용하시라는 겁니다. 저는 미국 문화가 그런 태도에 매우 수용적이라는 걸 느꼈거든요. 한국 문화가 나쁘다는 뜻은 전혀 아니고, 그냥 다른 맥락을 가진 사회라는 거죠. 이게 제가 사람들에게 격려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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