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최근 북러 관계 변화 속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프로그램의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졌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선임고문]
"I wouldn't say China holds the key to addressing issues on the Korean Peninsula. Beijing's influence has been limited, and its leverage over North Korea has suffered a bit."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중국의 영향력은 제한돼 왔습니다. 북한에 대한 지렛대도 다소 약화됐습니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그럼에도 이번 방문은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에서 북한에 대한 지도력과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도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 지나치게 기울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The important thing is to keep Kim from becoming too much enamored with Putin. I think he wants to make sure that China maintains its significant leverage with North Korea."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푸틴에게 지나치게 기울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상당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은 이어 “국경 무역과 식량 지원으로 인해 중국은 러시아보다 더 큰 영향력을 북한에 행사하고 있다고 본다”며, 북러 밀착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근 급속히 강화된 북러 관계가 북중 정상회담의 주요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이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북러 관계의 긴밀함이 중국을 다소 긴장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며, “중국은 현재 북한과 더욱 확고하고, 긴밀한 관계를 재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의 의도에도 주목했습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양측으로부터 최대한의 지원과 영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중국의 영향력이 여전히 러시아에 비해 훨씬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China, much more than Russia, continues to provide the food, the fuel, the ability to evade sanctions, the vote in the U.N. Security Council, international support, et cetera, that North Korea needs."
"중국은 러시아보다 훨씬 더 많은 식량과 연료를 북한에 제공하고 있으며, 제재 회피와 유엔 안보리에서의 지원 등 북한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도움을 계속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러시아가 대체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이는 중국이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라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비핵화가 더 이상 중국과 북한 관계의 핵심 의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부차관보]
"The era of denuclearization as a factor in China's relations with North Korea, with Russia's relations with North Korea, and I would also dare say with U.S. relations with North Korea, that era is over."
"중국과 북한 관계는 물론 러시아와 북한 관계, 나아가 미국과 북한 관계에서도 비핵화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 생존의 핵심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중국 역시 비핵화를 현실적인 목표로 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서도 더 이상 비핵화 문제가 의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만큼, 중국 역시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이번 방북 과정에서 미북 대화 재개 문제를 김정은 위원장과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북한 문제를 논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재개에 대한 관심을 시 주석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미북 대화 재개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중국이 북한에 미국과의 대화를 권유할 수는 있어도,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은 맡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