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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라이시 대통령 장례 시작...6월 28일 보궐선거


21일 이란 동아제르바이잔 주 타브리즈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21일 이란 동아제르바이잔 주 타브리즈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숨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장례 일정이 21일 시작됐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장례식이 진행되는 5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의 시신은 현재 사고 현장 인근인 타브리즈에 안치된 가운데, 추모객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추모객들은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 등 헬기 사고 사망자들의 사진과 함께 이란 국기를 들고 행진했습니다.

이밖에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곳곳에서 추모 기도회 등이 줄지어 열렸습니다.

◾️ 고향서 안장식

라이시 대통령의 시신은 고향인 북동부 마슈하드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이란 정부는 23일 마슈하드에서 라이시 대통령의 안장식을 진행하며 나머지 사망자들의 시신은 테헤란으로 옮긴다고 밝혔습니다.

테헤란에서도 21~22일 사이 별도 추모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환호하는 시민도

이란 국영 매체들은 이같은 추모 분위기를 집중적으로 전하고 있지만,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당시 22세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 씨의 고향인 사케즈 등 일부 도시에서 시민들이 불꽃을 터뜨리고 음악을 들으며 기뻐하는 모습 등이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됐습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운전자들이 서로 경적을 울리며 축하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테헤란 인근 카라즈의 주민은 “도시 곳곳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졌고, 사람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외신에 밝혔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재임 중 히잡 미착용 여성을 단속하는 ‘도덕 경찰’을 다시 투입하는 등 인권 탄압에 대해 비판받았습니다.

아미니 씨 의문사 사건 이후에는 이른바 ‘히잡 시위’라고 불리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이란 당국은 사망자 수백 명을 발생시키며 유혈 진압했습니다.

미 국무부 외경
미 국무부 외경

◾️미국 “40년간 이란 국민 탄압”

미국 정부는 20일 국무부 대변인 명의로 라이시 이란 대통령 애도 성명을 냈습니다.

국무부는 “추락 사고로 라이시와 아미르압둘라히안, 다른 정부 대표단 일원이 사망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애도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라이시 대통령의 인권 탄압 이력을 지적하며 “애도 성명이 검사나 대통령으로서 기록이나 그의 손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라이시는 거의 40년간 이란 국민을 탄압하는데 가담해왔다”고 강조하면서 “1988년 정치범 수천 명을 초법적으로 살해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등 끔찍한 인권 침해에 연루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대통령 재임 기간 이란의 여성과 소녀에 대한 인권 유린을 비롯해 최악의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궐선거 절차 돌입

20일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6월 28일 대통령 보궐 선거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새로 뽑히는 대통령은 라이시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아니라, 4년 정규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고 하디 타한 나지프 선관위 대변인이 파스 통신에 밝혔습니다.

후보 등록은 이달 28일까지 진행됩니다.

라이시 대통령 사망 확인 이후 대통령 직무는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1 부통령이 대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란의 정책 급변이나 역내 긴장의 급격한 고조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전망했습니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라이시 대통령이 차기 최도지도자 후보군이었다는점에서 사망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하메네이 현 최고지도자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잠재적인 후계자로 추측된다고 보도했습니다.

6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난 모즈타바는 55세 보수 강경파로 알려졌습니다.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콤에서 신학자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1979년 이슬람 혁명을 통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공화국을 세운 이란에서 최고지도자 지위를 아들에게 넘겨줄 경우 심각한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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