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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 북한 유조선, 러시아 근해서 포착...‘패널 활동’ 중단 맞물려 주목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지난 2018년 2월 촬영한 북한 유조선 '천마산 호'. 일본 방위성 제공 사진.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지난 2018년 2월 촬영한 북한 유조선 '천마산 호'. 일본 방위성 제공 사진.

유엔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유조선이 최근 러시아 근해에서 발견됐습니다. 최근 러시아가 대북제재 패널의 활동을 중단시킨 상황에서 주목되는 움직임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제재 북한 유조선, 러시아 근해서 포착...‘패널 활동’ 중단 맞물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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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 근해에서 발견된 유엔 제재 대상 선박은 유조선인 천마산호입니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천마산호는 지난달 31일 현지 시각 오후 10시 43분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연해주) 남단에서 남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지점에서 약 19분 간 신호를 발신한 뒤 사라졌습니다.

유엔 제재 선박인 천마산호가 지난달 31일 현지 시각 오후 10시 43분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연해주) 남단에서 남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지점에서 약 19분 간 신호를 발신한 뒤 사라진 모습. 자료=MarineTraffic
유엔 제재 선박인 천마산호가 지난달 31일 현지 시각 오후 10시 43분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연해주) 남단에서 남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지점에서 약 19분 간 신호를 발신한 뒤 사라진 모습. 자료=MarineTraffic

이 지점에 나타나기 전 천마산호가 마지막으로 위치 신호를 보낸 지점은 일본과 가까운 한반도 동해상으로, 시점은 지난달 9일입니다.

이는 선박의 위치 정보를 발신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약 20일 간 운항을 하던 천마산호가 돌연 러시아 인근 바다에서 잠깐 신호 정보를 외부로 내보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천마산호의 최근 항적.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 인근 바다까지 항해한 항적을 볼 수 있다. 자료=MarineTraffic
천마산호의 최근 항적.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 인근 바다까지 항해한 항적을 볼 수 있다. 자료=MarineTraffic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된 천마산호 등 27척의 북한 선박을 제재했습니다.

특히 천마산호를 포함한 13척에는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자산 동결이나 입항 금지 혹은 선적 취소 등을 명령한 다른 선박에 대한 제재보다 더 강도가 높은 조치였습니다.

이처럼 국제사회 제재로 사실상 공해상 운항이 금지된 천마산호가 어떤 이유에서 러시아 앞바다에서 AIS 신호를 노출했는지 의문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선 이 선박이 러시아 근해에서 환적 등 불법행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북한 유조선 '천마산 호'와 몰디브 선적 유조 '신유안 18호'가 지난 중국 상하이에서 동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해상에서 야간에 불을 켠 채 나란히 마주 댄 모습.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지난 2018년 2월 촬영했다. 일본 방위성 제공 사진.
북한 유조선 '천마산 호'와 몰디브 선적 유조 '신유안 18호'가 지난 중국 상하이에서 동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해상에서 야간에 불을 켠 채 나란히 마주 댄 모습.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지난 2018년 2월 촬영했다. 일본 방위성 제공 사진.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 합동군사연구소(RUSI)를 인용해 최근 최소 5척의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에서 유류 제품을 선적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중에는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 대상 유조선인 안산1호도 포함돼 있습니다.

실제로 마린트래픽 자료에는 안산1호가 지난달 25일 러시아 나홋카 항에 기항했으며, 약 6일 뒤 러시아 해역을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안산1호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최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활동을 중단시킨 바 있습니다. 또 러시아는 북한산 무기를 수입하며 안보리의 대북 무기 금수 조치를 어기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제재 선박의 러시아 방문이 이뤄진 점이 주목됩니다.

이 같은 러시아의 행동과는 대조적으로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전남 여수항 인근 해상에서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던 선박을 나포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은 유엔 제재 이행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By doing so, South Korea is also signaling that they are serious about implementing UN sanctions. I think this is particularly significant in the view that or in the light that Russia has pulled the plug on the panel of experts for North Korea. So, in terms of timing, it would send a signal that sanctions are still very much still in force, even though the panel which reports on sanctions and reveals who the perpetrators are of sanctioned circumvention that this is happening.”

이어 “러시아가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활동을 중단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점상 제재 위반 행위를 보고하고 제재 회피의 가해자를 밝혀내는 전문가패널이 처한 상황 속에서도 제재가 여전히 작동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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