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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타이완 무기판매' 미 군수기업 2곳 제재...리비아 홍수 사망 최대 2만 명 가능성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베이징 시내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사진)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베이징 시내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이유로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노스롭그루먼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리비아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현장이 수습되면서 최대 2만 명 이상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한동안 폐쇄했던 주요 국경 검문소를 다시 개방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이 미국 방산업체들을 제재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15일 록히드마틴과 노스롭그루먼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들 기업이 타이완에 무기를 판매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기업은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이죠?

기자) 맞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록히드마틴의 경우 구체적으로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에 있는 공장과 날짜까지 거론하면서, 8월 24일 미주리주 공장이 주계약자로 타이완에 직접 무기를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노스롭그루먼도 그간 지속적으로 타이완에 무기를 판매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해당 기업들은 어떤 제재를 받게 되는 건가요?

기자) 마오 대변인은 구체적인 제재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동안 미국 정부는 중국의 단호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타이완에 무기를 계속 제공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또 미국에 타이완의 무장화와 군사적 접촉 중단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단호하고 강력한 보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갈등의 골이 다시 깊어지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시작으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에 이어 지난달에는 지나 레이도 상무장관까지, 바이든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중국 방문이 이어지는 등 양국 간 적극적인 대화 노력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다시 곳곳에서 갈등이 불거지면서 양국이 또다시 충돌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 하나가 최근 중국 화웨이사가 출시한 신제품 ‘스마트폰’을 둘러싼 논란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화웨이사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SMIC’는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린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입니다. 그런데 화웨이가 지난달 3년 만에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가 미국이 규제하고 있는 첨단 반도체 칩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금 미국 정치권에서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하원의원 10명은 14일 공개서한을 통해 화웨이와 SMIC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중국 정부가 미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사의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매체들이 지난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최근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를 지시했고, 정부기관과 과학기술 연구기관 등으로 이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금지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금지령이 내려졌으면 애플이 타격을 받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플사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도 해당 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 6일 애플 주가는 3.5% 이상 하락했었습니다. 중국은 애플의 세계 판매 3위 시장으로 전체 매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큰 시장입니다. 일각에서는 아이폰 금지설과 관련해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밀어주기 위한 조처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갈등이 이번에는 첨단기술 경쟁으로 전개되는 것 같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시절부터 악화하기 시작한 미국과 중국 관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바이러스 발원지를 놓고 갈등의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들어선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건전한 경쟁 관계를 강조하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고요. 중국도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대화 국면에 나서는 모양새였는데요. 하지만 양국 간 갈등 폭이 너무 커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중국 정부가 미국 방산업체를 제재한 것도 갈등을 더 깊게 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이들 기업의 대타이완 무기 판매가 이유지만 중국 정부의 이번 조처는 양국이 대화 국면에서 다시 긴장 관계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최근 이집트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하고 대신 이 돈으로 타이완과 레바논을 지원하기로 해 주목됩니다.

진행자) 타이완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하는 조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주 의회에, 올해 이집트에 책정된 8천500만 달러의 군사 원조금을 돌려 타이완에 5천500만 달러, 레바논에 3천만 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통지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78년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래 지속적으로 이집트를 지원해왔는데요. 하지만 이집트 내 인권 상황 악화를 이유로 올해는 지원을 보류하고 대신 타이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리비아 북동부 해안도시 데르나에서 14일 주민들이 홍수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리비아 북동부 해안도시 데르나에서 14일 주민들이 홍수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큰 홍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아프리카 리비아로 가봅니다. 사망자 수가 계속 늘고 있군요?

기자) 네. 15일 기준 사망자는 1만1천 300명, 실종자는 10만 100명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는 홍수 피해가 가장 컸던 동부 데르나시만 집계한 것이고요. 다른 지역들에서도 약 17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현장을 수습하면서 사망자가 앞으로 더 많아질 거라는 우려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데르나시의 압둘메남 알가이티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최종 사망자 수가 1만 8천 명에서 최대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수 피해 전, 데르나시의 인구가 12만 5천 명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주민 6명 가운데 1명꼴로 목숨을 잃은 게 됩니다.

진행자) 홍수로 순식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충격적인데요. 당시 댐이 붕괴됐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일 지중해에서 발원한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강한 폭풍우를 동반하고 지중해 연안 도시 데르나시를 강타하면서 댐 2개가 붕괴됐습니다. 이로 인해 도시의 20% 이상이 물살에 휩쓸리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생존자들은 마을이 순식간에 주민들과 함께 지중해로 쓸려 갔다고 애통해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황톳빛 물이 빠지면서 참혹한 현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도시로 진입하는 도로가 대부분 유실됐고요. 진흙더미와 무너진 건물 속에서 시신들을 수습할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리비아 당국은 민간인들이 시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진행자)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신을 담을 가방조차 부족해 거리 곳곳에 수습된 시신들이 방치된 상황인데요. 알가이티 데르나시 시장은 건물 잔해 밑과 물속에도 시신이 너무 많아 전염병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데르나시 인근의 다른 두 댐도 붕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간 시설이 많이 노후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후 지금 동서로 갈라져 있습니다. 동쪽은 리비아국민군(LNA)이, 서쪽은 리비아통합정부(GNU)가 들어서 10년 넘게 대립하고 있는데요. 이런 내부의 정치적 혼란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리비아는 오랜 무정부 상태로 대부분의 인프라 시설이 노후화된 채 관리 보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특히 리비아국민군(LNA)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지역은 상황이 더욱 열악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홍수 피해가 난 곳이 동부 지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동서 분열은 구조작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느 쪽도 정부로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피해 수습과 복구 노력을 위해서는 양측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영국대표부의 타우히드 파샤 대표는 14일, 서쪽 통합정부가 전체 리비아를 대표해 원조를 요청하고 있으며, 동부와도 연락하며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도 서둘러 구호작업을 돕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현재 유엔 지원팀이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지원 중이라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비상기금 200만 달러를 집행하기로 했고요. 유럽연합(EU)도 의료팀, 구호 장비와 함께 우선적으로 50만 유로(미화 약 53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금을 보낼 계획입니다. 이 밖에 미국, 독일, 영국, 튀니지, 알제리 등 개별 국가들도 수색과 의료 등 전문 구조팀을 보냈거나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접경 검문소 앞 도로에 아프간행 화물 트럭이 줄지어 서 있다. (자료사진)
지난 7일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접경 검문소 앞 도로에 아프간행 화물 트럭이 줄지어 서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한동안 폐쇄했던 주요 국경 검문소를 다시 개방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토르캄’ 검문소를 재개방했다고 ‘로이터’ 등 주요 매체가 15일,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파키스탄 외무부와 아프가니스탄 낭가르하르 당국도 재개방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토르캄 검문소가 그동안 왜 폐쇄돼 있었던 거죠?

기자) 지난 6일 검문소 일대에서 양국 보안군 간에 교전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프간 탈레반 정부가 일대에 불법적인 구조물을 건설해 자국의 영토를 침범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간군이 먼저 무차별 발포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쪽에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탈레반 외무부는 당시 아프간 국경 경비대원들이 낡고 오래된 초소를 고치는 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파키스탄 보안군이 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면서, 국경 폐쇄 조처를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과거에도 국경 문제로 종종 마찰을 빚곤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서아시아에 있는 두 나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은 2천600km에 달하는 국경선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계곡과 산맥 등을 지나가는 이 국경선은 19세기 말 영국 식민지배 시절 획정된 건데요. 두 나라는 전에도 서로 상대가 자국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종종 충돌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관계가 원래 좋지 않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은 같은 이슬람권 국가로 전통적으로 비교적 좋은 유대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996년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면서 균열이 생겼는데요. 당시 파키스탄은 미국의 편에 서서 탈레반 정권 축출을 도왔습니다. 지난 2021년 8월 탈레반이 재집권했을 때도, 이번에 문제가 된 토르캄 검문소가 잠시 폐쇄됐었습니다.

진행자) 토르캄 검문소가 양측을 연결하는 꽤 중요한 검문소인가 보군요?

기자) 네. 토르캄 검문소가 세워져 있는 도로는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와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르하르의 주요 도시인 잘랄라바드를 연결하고 있고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로 향하는 주요 육로입니다. 육지로 둘러싸인 내륙 국가인 데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립돼 있는 아프간에는 핵심 생명줄과 같은 육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주일 넘게 폐쇄돼 있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사이 검문소 일대에는 수천 명이 더위와 습한 날씨 속에 국경이 다시 개방되길 기다렸는데요. 일부 주민은 자녀들이 아파 집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대에는 부패하기 쉬운 과일과 채소 등을 실은 차량 수백 대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검문소가 개방되긴 했지만, 절차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상공회의소의 지아울 하크 사르하디 소장은 국경 폐쇄로 양국의 무역상과 서민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국경이 다시 열렸는데요. 양국이 어떻게 다시 검문소를 개방하기로 합의한 걸까요?

기자) 카불 주재 파키스탄 고위 외교관이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무장관 대행을 만나 재개방 문제를 논의했다고 아프간 외교부가 14일 밝혔는데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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