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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성들, 미 대학 대규모 집회 증언 “북한에 자유 전하는 ‘교량’될 것”


유엔 안보리가 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탈북민 이서현 씨가 증언했다.
유엔 안보리가 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탈북민 이서현 씨가 증언했다.

탈북 여성들이 미국 대학이 개최한 대규모 행사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실상에 관해 증언했습니다. 자유의 정신으로 무장한 미국의 청년들이 폭정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을 지키는 전사가 돼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에서 활발한 대북 인권 운동을 벌이는 북한 출신 이서현 씨와 그레이스 조 씨가 22일 미 동부 리버티 대학(Liberty University)에서 북한의 인권 실상을 증언했습니다.

기독교 대학으로 잘 알려진 리버티대는 매주 재학생과 교직원 등이 모여 다양한 강연을 듣고 기도하는 ‘LU Convocation’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이 대학은 홈페이지를 통해 ‘LU Convocation’은 매주 평균 1만 5천 명이 참석하고 다른 수천 명이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세계 최대의 대학생 주례 모임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유엔 안보리 증언을 통해 주목을 받았던 북한 엘리트 가정 출신 이서현 씨는 이날 1만여 명의 참석자들을 향해 김정은 정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주민들을 돌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서현 씨] “The fact is that both of them the Kim family never cared about the suffering or survival of people. Their only focus is maintaining their power and enjoying their own luxurious life.”

이 씨는 “김정일과 김정은 두 사람 모두 주민들의 고통이나 생존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며 “권력을 유지하고 호화로운 삶을 즐기는 데만 집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고위 관리의 자녀로 비교적 풍족하게 성장한 자신이 탈북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며 장성택 처형으로 이른바 ‘피의 숙청’이 시작된 이후 느꼈던 엄청난 공포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2014년 10월 탈북 전까지 수백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김정은 정권 치하에서 처형되고 숙청됐으며, 심지어 갓 태어난 신생아를 포함해 온 가족이 모두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이 씨는 자신과 가족 역시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러나 조국을 탈출한 분명한 동기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적대 세력과 증오, 악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들과 장소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란 것입니다.

[녹취: 이서현 씨] “ I just wanted to protect the people and place I love from the opposing forces, hatred, and evil. And I wanted to bring a sense of justice to the loved ones. So one day, I want to be a Bridge who can convey the liberty and the noble idea of the US Constitution to North Korea,”

아울러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정의감을 가져다 주고 싶었다”며 “언젠가는 북한에 미국 헌법에 명시된 자유와 고귀한 사상을 전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리버티 대학 학생들은 북한의 인권을 위해 싸우는 위대한 전사가 될 수 있다”며 우리의 가장 큰 무기인 미 헌법의 자유와 고귀한 사상으로 연합해 목소리를 높일 때 “북한 주민들의 삶의 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머니, 언니와 함께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뒤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그레이스 조 씨도 고난의 행군 시기에 북한 주민들이 겪은 아사 등 참혹한 상황에 관해 증언했습니다.

조 씨는 북한 주민들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먼저 북한 정권 등 권위주의 독재에 대해 정확히 알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주의 사상은 세상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도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씨] “So the socialist idea is to keep spreading in the world... So as young people and college students, we have to be aware of that. And we have to make the correct decision for our future and we have to protect our freedom and liberty.”

조 씨는 “젊은이들과 대학생들로서 이를 인식해야 한다”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하고 우리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또한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란 뒤 미국에 정착한 사람들이 미국 고등학교를 찾아가 옛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에 최근 자신도 동참했다며, 학생들에게 이런 활동을 지원하거나 북한자유연합(NKFC) 같은 인권 단체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권고했습니다.

세계 70개 이상의 민간단체와 개인활동가, 탈북민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이날 북한 주민들이 독재정권에 대항해 스스로 싸우기 힘든 환경을 설명하며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It is a hell on earth where millions have died in political prison camps and from starvation. You may wonder how does the system, why do they rise up? How does a system like that continue? Why don't people fight against it? It's because it's an absolute totalitarian state that controls everything.”

“북한은 수백만 명이 정치범수용소에서와 굶주림으로 죽은 지구상의 지옥”이지만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절대적인 전체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저항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또한 독재자에 대한 숭배, 미국에 대한 증오 등 주민들을 철저히 세뇌하는 것도 북한 변화의 걸림돌로 지적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북한 인권 운동은 “김정은과 그의 가족, 그의 미사일이 북한 주민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기 때문에 매우 힘든 길”이라며 그러나 기독교 신앙으로 이를 극복하고 희망을 품은 사례를 나눴습니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모스 단 리버티 대학 법대 학장과 과거 연변과학기술대에 근무하며 북한 선교에 관여했던 이 대학의 한국계 미국인 티머시 장 교수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 학장은 이날 “평양은 과거 아시아 전역의 기독교 중심지였기 때문에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알려졌었다”며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한국은 분단됐고, 평양은 예외 없이 세계에서 가장 폭압적이고 가장 억압적이며 가장 불공정한 정권의 중심지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단 교수] “Pyongyang became known as the Jerusalem of the East because it was the center of Christianity for all of Asia. After World War II Korea was divided and Pyongyang became the seat of the most despotic, most oppressive, most unjust regime, bar none in the world.”

티머시 장 교수는 이날 탈북 여성들의 증언 뒤 참석자들에게 북한 주민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잊히지 않았으며 우리는 북한의 형제 자매들을 사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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