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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 안보리서 증언 “북한서 자유로운 사람은 김정은뿐…북한인권 개선, 중국에도 도움”


17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비공식 회의가 열렸다.
17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비공식 회의가 열렸다.

탈북민들이 이례적으로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북한의 실상에 관해 증언하며 북한에서는 김정은만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인권 개선이 장기적으로 중국에도 도움이라는 지적도 나와 관심을 끌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늘날 북한에서 자유와 권리를 누리는 유일한 북한인은 김정은입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였던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한 이서현 씨는 17일 유엔 안보리가 개최한 북한 인권 관련 비공식 회의 증언을 통해 인권 실상을 폭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탈북민 이서현 씨가 증언했다.
유엔 안보리가 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탈북민 이서현 씨가 증언했다.

이 씨는 특히 엘리트 가정 출신으로 김씨 정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하며 중국에서 만난 택시 기사와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북한에서 자랄 때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 불평하지 않고 호기심과 창의력, 생각을 자제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런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김 씨 독재 정권에 대해 의심한 적이 없었지만 2010년 우연히 만난 택시 기사의 질문을 통해 정권을 다른 시각에 보게 됐다는 것입니다.

[녹취: 이서현 씨] “I learned to restrain my curiosity, creativity, and thoughts without complaining for the sake of my family members' safety. I took the situation for granted and never doubted the Kim dictatorship”

이 씨는 택시 기사가 자신에게 ‘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왜 중국인들이 인민을 빈곤에서 구해기 위해서 한 것처럼 경제 개혁을 시행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했고, 이 질문은 자신의 마음에 의심의 씨앗을 심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서현 씨] “Why a leader Kim Jong Il had not implemented economic reforms just like the Chinese did to help your people out of poverty? This planted a seed of doubt in my mind.”

이 씨는 또 북한에서 장성택 사건 여파로 가장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처형되고 친구 가족이 모두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 것을 목격한 뒤 ‘왜 무고한 사람들이 처벌받아야 하는지’ 등 모든 의구심이 떠올랐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은 엘리트들조차 모두 쓰고 나면 버려지는 1회용 배터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유일한 죄는 북한에서 태어나 김 씨 가족의 명령을 따른 것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 씨는 “오늘날 북한에서 자유와 권리를 누리는 유일한 북한인은 김정은 자신뿐”이라며 “호화로운 삶을 즐기는 독재자는 세계를 향해 총을 겨누고 그의 국민들에게 총을 겨누며 권력을 유지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이서현 씨] “Today in North Korea, the only North Korean who enjoys any freedom and rights is Kim Jong-un himself. The Dictator enjoying luxurious life points the gun at the world and he maintains his power by pointing a gun at his people.”

이어 “독재가 타도되고 북한의 인권이 개선될 때까지 폭력과 그 폭력의 규모는 절대 약화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 평화 안전에 대한 위협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 이사국 등 회의장에 있는 모두 나라 대표들을 향해 “모든 북한 주민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씨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입장을 두둔한 중국 대표를 향해 대화 추진이 절대로 인권에 대해 침묵하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씨는 중국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말하고 싶다며 “우리는 대화를 계속 추진해야 하지만 김정은은 비이성적이고 불안정한 독재자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서현 씨] “And while we should continue to push for the dialogue, we need to remember that Kim is an irrational and unstable dictator. And how much can you guarantee that the missiles and nuclear weapons won't be aimed at China one day? believe improving human rights in North Korea will be beneficial for China in many ways in the long run.

이 씨는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가 언젠가는 중국을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고 얼마나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북한의 인권 개선이 장기적으로 중국에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12살에 북한에서 가족과 헤어진 뒤 꽃제비 생활을 하다 탈북한 조셉 김 씨도 이날 증언을 통해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 중의 하나”라며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김 씨는 특히 안보리 이사국들을 비롯해 회의장에 모인 수십 개 유엔 회원국 대표들을 향해 “북한 주민들은 침묵 속에서 그들의 자유를 애원하고 있다”면서 대북 정책에서 인권과 안보는 별개의 문제라는 생각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김] “North Korean people are pleading in silence for their freedom. When it comes to the policy on North Korea, we should not accept that the idea human rights and security are separate issues.”

김 씨는 10대의 나이에 미국에 입국해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뒤 지금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부시연구소의 북한 담당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16년 전 두만강을 건넌 때와 달리 지금은 안전한 거처가 있다며, 하지만 아직도 중국에는 수많은 탈북민이 안식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자유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직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과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미국과 한국 등 여러 나라 대사들은 이들 탈북민들의 증언에 사의를 표하며 북한의 인권과 핵 문제는 직결돼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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