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터키·시리아 지진 사망자 7천 명 넘어서...호주-뉴질랜드 정상회담 '대중국 교역 강조'


7일, 터키 남부 아다나의 고층 건물이 처참하게 붕괴된 현장에서 구조 요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7일, 터키 남부 아다나의 고층 건물이 처참하게 붕괴된 현장에서 구조 요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터키와 시리아 지진 발생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사망자 수가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뉴질랜드와 호주 총리가 첫 정상회담을 갖고 대중국 관계와 교역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몇몇 EU 회원국이 이주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경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터키와 시리아 국경 부근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7일로 이틀째를 맞았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 수가 크게 늘고 있군요?

기자) 네. 터키와 시리아 지진 사망자가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전날(6일) 새벽 4시경, 터키 남부,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지 이틀 만에 사망자가 이렇게 많이 발생한 건데요. 하지만 시시각각 사망자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 정확한 집계가 힘든 상황입니다.

진행자) 사망자 수는 터키와 시리아 두 나라 인명 피해를 합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터키 쪽 사망자는 약 5천900명입니다. 시리아 쪽에서는 반군 지역 피해까지 합쳐 1천900명이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특히 시리아 지진 피해 지역은 알레포와 이들리브 등 시리아 정부 군과 반군 간 오랜 내전 지역으로 이미 피폐한 상황이라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조작업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7일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8천명이 건물 잔해에서 구조됐다고 밝혔습니다. 터키 당국은 2만 명의 전문 구조요원을 급파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피해 지역이 10개 주에 달해 사실상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이번 지진으로 터키에서 무너진 건물만 3천 개가 넘는 것으로 보고됐고요. 콘크리트 건물 잔해 밑에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깔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구조대원들이 현지 주민들과 함께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암울한 상황입니다. 터키 현지 한인들은 강진으로 인해 터키 전역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는데요. 엄영인 터키 앙카라 한인회 회장으로부터 현지 상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엄영인 터키 앙카라 한인회장] “너무나도 충격 가운데 있고, 지금 사방에 전화를 돌리고 있고요. 남동부 지역에 있는 부모님들이나 친구들이나 친척들에게 전화를 돌리는데 지금 거의 패닉돼 있어요. 앙카라에는 아다나에서 급하게 올라오신 아홉 가정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급하게 한인회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대접했는데 그때 말씀하시기를 지진이 일어난 새벽 4시 반 기점으로 계속 밖에 계셨던 거죠. 굶고, 어떻게 어떻게 해서 앙카라까지 오셨는데 6~7시간 만에 오시는 거리를 11시간 만에 오셨어요.”

진행자) 현지 날씨도 좋지 않다고 하죠?

기자) 네. 지진이 발생한 당일에도 비가 오고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였는데요. 7일에도 진눈깨비가 날리는 궂은 날씨 때문에 구조작업이 더 힘들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엄영인 앙카라 한인회장입니다.

[녹취: 엄영인 터키 앙카라 한인회장] “저희가 1월 말까지 터키가 되게 온난한 기후에 있었어요. 그러다 2월에 들어가면서 급격하게 마이너스 온도로 내려가고 있고, 앙카라 같은 경우는 마이너스 10도 전후로 계속 밤마다 내려가고요. 원래 앙카라가 춥긴 하지만, 남동부 지역은 여름에는 40도, 50도까지 올라가는 굉장히 따뜻한 지역인데 지금 오랜만에 그쪽 지역도 마이너스 4도까지 내려가는 상황에 있어요. 그런데 하필 이 추운 기간에 지진이 일어나서 지금 아무도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요."

진행자) 여진 위협은 없습니까?

기자) 여진의 위협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 7.8 강진 이후 규모 4 이상의 여진이 벌써 적어도 100차례 이상 이어졌고요. 그 가운데 하나는 7.5로 측정됐습니다. 강한 여진이 계속 일어나면서 잔해 더미 밑에 깔린 생존자들의 목숨은 물론 구조대원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고요. 도로와 주요 기반시설 등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럼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6일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최대 1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는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 담당 선임비상대책관은 앞으로 사망자가 8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스몰우드 대책관의 인터뷰 당시 양국의 사망자 수는 약 2천600명이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최대 2만 명까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터키는 원래 지진이 종종 발생하는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아나톨리아판과 아프리카판, 아라비아판 등 여러 지각판이 교차하고 있어 지진이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나라입니다. 특히 지난 1999년에는 북서부 이즈미트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적어도 1만 8천 명이 숨지는 참극을 겪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 움직임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갈수록 커지는 피해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지원도 쇄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터키와 시리아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위로를 전달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We are determined to provide any and all assistance to help those affected by these earthquakes… And we stand in solidarity with our allies, our partners, and the people of Turkey and Syria affected by these terrible events…”

기자) 미국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총리와 통화했다며, “우리는 우리의 동맹, 우리의 파트너, 이 끔찍한 사고를 당한 터키와 시리아 국민과 함께 하고 있다”며 굳건한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도 구조와 수색 작업을 돕기 위해 구조대를 파견했고요. 터키와 오랜 영유권 분쟁으로 껄끄러운 그리스, 나토 가입 문제로 최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핀란드와 스웨덴도 의료와 구호물자 등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고요. 러시아와 중국, 한국 등 각국 정부가 속속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크리스 힙킨스(왼쪽) 뉴질랜드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7일 호주 캔버라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크리스 힙킨스(왼쪽) 뉴질랜드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7일 호주 캔버라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호주와 뉴질랜드 정상회담이 열렸군요?

기자) 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크리스 힙킨스 신임 뉴질랜드 총리가 7일 호주 캔버라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양국 정상의 이번 회담은 지난달 힙킨스 총리가 취임한 후 처음 열린 것입니다.

진행자)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통적인 우방국이죠?

기자) 맞습니다. 두 나라는 같은 영연방 국가일뿐 아니라 역사, 지리, 언어, 문화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해 태평양의 형제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번 정상회담은 뉴질랜드의 힙킨스 정부가 출범하면서 양국 관계와 대외정책 등을 조율하기 위한 성격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두 총리의 첫 대면회의였는데, 어떤 의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을까요?

기자) 네. 두 정상은 회담 뒤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와 기후 문제, 안보, 이민 등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대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목됩니다.

진행자) 호주와 뉴질랜드,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호주와 뉴질랜드는 태평양에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들입니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겨냥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나라들이기도 한데요. 특히 호주는 미국, 영국과 함께 ‘오커스(AUKUS)’ 군사동맹의 일원이고요. 미국, 일본, 인도와 더불어 ‘쿼드(Quad)’ 안보 동맹체에 속해 있습니다. 반면 두 나라 모두 중국과의 교역에 크게 의존해 줄곧 중국이 최대 교역 상대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 들어보죠.

기자) 네. 앨버니지 총리는 6일 있었던 호주와 중국 통상장관의 화상 회담을 언급하면서 “생산적”인 회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호주와 중국의 무역 규모가 중국 다음의 세 나라를 합친 것보다 많다며 중국과 좋은 경제관계를 맺고 교역하는 것이 호주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중국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고, 입장을 달리 해야 할 부분에서는 달리 할 것이며, 국익을 위한 일에는 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호주와 중국의 관계가 좀 껄끄러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는 특히 지난 2019년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후, 코로나의 기원을 밝혀야 한다며 중국을 겨냥해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스콧 모리스 총리 정부의 강경한 대중 노선에 중국은 호주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등 무역 보복을 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관계가 다시 풀리는 모양새군요?

기자) 네. 지난해 앨버니지 총리 정부가 들어서면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통상장관 회담은 3년여 만에 열린 고위급 무역 회담이었는데요. 양국 장관들은 두 나라의 교역 증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은 또 지난달에는 약 2년 만에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를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신임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도 중국이 뉴질랜드에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중국과 이견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힙킨스 총리는 이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불법 월경자들을 막기 위해 불가리아-세르비아 국경에 설치된 철책. (자료사진)
불법 월경자들을 막기 위해 불가리아-세르비아 국경에 설치된 철책.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일부 EU 회원국이 국경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군요?

기자) 네. 8개 EU 회원국이 6일 EU 집행위원회에 보낸 서한 내용을AFP 통신이 7일 보도했는데요. 이들 회원국은 서한에서 또 다른 대규모 이주민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 국경을 강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서한은 보낸 나라는 오스트리아, 덴마크, 에스토니아, 그리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타, 그리고 슬로바키아입니다.

진행자) 이주민 위기라면 EU에 불법으로 들어와서 체류권이나 난민 자격을 신청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서한은 일부 회원국에서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발생했던 이주민 위기 때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이주민이 역내에 들어와서 체류를 신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한은 그러면서 불법 이주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관련 이주 경로에 대한 종합적인 자체 접근법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불법으로 EU에 들어와서 체류를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화하라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서한은 효과적인 국경 통제를 위한 관련 운영, 기술 조처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예산 내에서 추가로 재정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EU로 들어오려는 이주민 수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지난해 불법 월경 적발 건수가 약 33만 건으로 64% 증가했고요. 망명 신청 건수는 거의 92만 4천 건으로 46% 늘었습니다.

진행자)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이주민 위기가 발생하자 EU가 실제로 국경 통제를 강화하려고 시도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이를 위해 2021년과 2027년 기간 국경 보호를 위해 약 67억 달러를 배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경 통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오스트리아 등 몇몇 EU 회원국은 불가리아와 터키 사이에 장벽을 세울 EU 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역내에 들어온 이주민들을 신속하게 귀환시키는 방안을 EU가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죠?

기자) 네. 지난달 26일 EU 내무장관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서 역내에 머무는 것을 거절당한 이민자들을 본국에 돌려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EU 체류가 거부된 이주민들을 귀환시키는 비율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국경 장벽 설치 요구에 대해서 EU 집행위는 어떤 말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집행위는 장벽 건설이나 철조망 설치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라면서 지금까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자격이 되는 이주민에 대한 심사와 망명 속도를 더 빠르게 하고 체류가 거부된 사람들을 즉각 귀환시키는 내용을 담은 시험 계획을 EU 회원국들이 올해 상반기에 서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