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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한국 방송사 월드컵 송출 권한 양도 받아 북한에 제공” 


24일 한국 서울에서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우루과이의 H조 경기 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24일 한국 서울에서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우루과이의 H조 경기 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북한이 한국 방송사들과 국제축구연맹의 도움으로 현재 진행 중인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녹화 중계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방송사들은 대승적이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현재 진행 중인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녹화 중계 방송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이 한반도 전역에 대한 중계권을 갖고 있는 한국 방송사로부터 송출 권한을 양도 받아 북한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가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 계약 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한국과 북한은 서로 다른 지역으로 분류돼 있었으며, 양쪽 모두 한국의 SBS 방송이 중계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과 북한으로 분류된 지역 모두 중계권 계약 주체는 SBS 방송이며, 이를 한국의 다른 지상파 방송인 KBS, MBC와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지상파 방송사 단체인 한국방송협회(KBA)는 25일 VOA에 과거부터 월드컵 중계권 계약은 한국의 방송사가 한반도 전역에 대한 권리를 갖는 형식으로 이뤄져왔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FIFA로부터 한반도 중계권을 획득한 SBS 방송이 이번에도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월드컵 중계 방송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갖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중계권 계약을 맺은 방송사를 제외한 어느 누구라도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내로 월드컵 경기 방송을 송출할 경우에는 반드시 중계권을 가진 한국 방송사에 사전 양해를 구해야 하며, 허가 없는 중계 방송이나 영상 사용은 모두 불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번의 경우에는 북한의 월드컵 중계 방송에 대해 한국의 SBS 방송이 FIFA에 중계 권리 침해에 대한 소송이나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양해 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FIFA는 한국 방송사의 이 같은 양해를 바탕으로 북한에 월드컵 중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SBS 방송 관계자는 이날 VOA에 FIFA 측의 요청에 따라 SBS, KBS, MBC 등 한국의 지상파 3사가 합의해 북한 내 중계에 대한 권리를 FIFA에 양도했다면서, “대승적이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방송사가 북한을 대리해 중계권을 계약하거나 북한에게 직접 중계 권한을 양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북한이 FIFA로부터 제공받는 권리는 월드컵 중계 방송 송출에 대한 권리일 뿐 영상 사용에 대한 권리를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영상 사용에 대해 해당 방송사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면 불법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2일부터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매일 녹화 중계하고 있는 북한 ‘조선중앙TV’는 방송사 로고가 들어가는 영상 우측 상단의 부분을 흐릿하게 처리하거나 자체 점수판을 덧입히는 등 재편집한 흔적을 보였고, 이에 따라 다른 국가의 중계 방송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월드컵 중계권이 없는 북한은 과거에도 방송 관련 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경기를 중계방송 해왔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ABU)로부터 무상으로 중계권을 제공받아 왔습니다.

FIFA와 ABU는 중계권료를 지급할 형편이 못되는 아시아의 몇몇 국가들에게 월드컵 중계 방송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북한은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동티모르 등 일부 국가와 함께 중계 권한을 양도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 계약 현황에 따르면 ABU로부터 중계권을 제공받은 아시아 국가는 아프가니스탄이 유일하며, 북한에게는 FIFA가 ABU를 통하지 않고 직접 중계권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FIFA는 북한의 월드컵 중계권과 관련한 VOA의 서면질의에 25일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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