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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미국 중간선거


8일 미국 버지니아주 유권자들이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중간선거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자료사진)
8일 미국 버지니아주 유권자들이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중간선거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8일 미국은 중간선거를 치렀습니다. 미국에서는 4년에 한 번씩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데요. 대선과 대선 사이, 즉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째 되는 해에 치르는 이 중간선거는 집권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중간 평가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2022 미국 중간선거 이모저모 살펴봅니다.

“2022 중간선거”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 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선거입니다. 이 중간선거를 통해 미국의 입법기관인 연방 의회를 구성하는 연방 상∙하원 의원들을 선출하기 때문입니다.

중간선거는 또 연방 의원들뿐만 아니라, 주지사, 주 법무장관, 주 의회 의원, 시장 등 다양한 선출직도 뽑는데요. 어느 정당 소속 정치인이 많이 뽑히느냐에 따라 현 정부의 다음 2년 정국 운영의 향방이 갈리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도는 대선에 못 미치지만 매우 중요한 선거입니다.

미국의 연방 하원의원 임기는 2년인데요. 따라서 2년마다 한 번씩 치르는 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선출합니다.

상원의원은 100명인데요.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으로, 중간선거 때마다 3분의 1씩 새로 뽑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보궐선거를 포함해 상원 의석 35개를 놓고 후보들이 격돌했습니다.

“높은 조기 투표율”

일반적으로 미국의 중간선거 투표율은 대선에 비하면 그리 높지 않고요. 이번 선거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직 일부 주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아 최종 집계는 아니지만, 이번 중간선거의 투표율은 약 47%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 때 66%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인데요. 하지만 사전 조기 투표율은 기록적으로 높았습니다.

선거 바로 전날인 7일 저녁 기준으로 4천200만 명 이상이 이미 조기 투표를 마쳤는데요.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였던 2018년 중간선거, 그리고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때였던 2014년 중간선거 조기 투표수를 이미 넘어서는 기록입니다.

“2022 미국민의 선택”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2022년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집권당인 민주당이 예상 밖 선전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선거 전 여론을 토대로 이번 중간선거에서 이른바 ‘레드웨이브(공화당 물결)’가 전국을 휩쓸며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는데요. 하지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거뒀다는 게 미 주류 언론의 평가입니다.

AP 자료를 토대로, 미국 동부 시각으로 10일 오후 2시 기준, 하원 전체 435석 가운데 395석이 확정됐는데요. 민주당이 186석을 차지한 반면에, 공화당은 209석을 확보하며 과반 의석인 218석에 근접했습니다.

하지만 CNBC는 민주당 214석, 공화당 221석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화당의 승리를 추정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화당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는 건데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중간선거 때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탈환한 하원 의석과 비교할 때 공화당이 이번에 빼앗아 온 의석 수는 훨씬 적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민주당이 꽤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상원에서도 예상과 달리 초접전의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뉴욕타임스와 AP 통신 등은 동부 시각10일 오후 2시 기준,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은 49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만 따로 놓고 보면 민주당은 현재 1석을 더 얻었고 공화당은 1석을 잃은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조지아주가 결선투표로 승자를 가리기로 하면서, 상원의 구도는 다음 달에야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조지아주는 주법에 따라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해야 하는데요. 민주당 라파엘 워녹 현 상원의원이 50%에 못 미치는 득표율로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를 앞지르면서, 다음 달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습니다.

만약 조지아주의 결선투표 이후 양당 동률 구도가 이어진다면, 민주당은 상원의장직을 겸임하는 미국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로 인해 다수당 지위를 갖게 됩니다.

“주요 현안”

선거 전, 미국 워싱턴포스트, CNBC 등 주요 매체들이 실시한 각종 여론 조사 결과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국의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문제는 경제와 고물가 현상이었습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약 2천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닝컨설트 (Morning Consult)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8%가 경제와 물가 문제가 자신들의 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공동실시한 조사에서도 80% 응답자가 최우선 문제로 경제를 꼽는 등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제 문제 다음으로 미국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안으로는 미국 민주주의의 미래, 교육, 보건, 낙태, 에너지 정책, 범죄, 총기, 이민 문제 등이 꼽혔는데요.

여느 선거 때처럼 이번에도 소속 정당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현안의 순위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일례로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설문 조사 결과, 민주당 유권자는 75%가 낙태가 이번 중간 선거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대답한 반면, 공화당 유권자들은 39%가 낙태 문제를 꼽았습니다.

지난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반세기 가까이 미국 여성의 낙태 권리를 보장한 로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면서 여성의 낙태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돼 왔는데요. 당초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낙태권 옹호를 주요 메시지로 부각해왔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민주당 유권자들의 관심은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였습니다.

이민 문제 역시 공화당 유권자들은 큰 무게를 둔 반면, 민주당 유권자들이 더 관심을 둔 현안은 미국 민주주의의 미래였습니다.

“2024 대선의 전초전”

이번 중간선거는 오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공공연히 차기 대권 도전을 언급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언했던 ‘레드웨이브’가 실패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지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숨 돌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 후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과의 협력을 다짐하는 한편, 재출마 여부에 관해서는 내년 초 결정할 것이라며 열린 입장을 취했습니다.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 당선인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 당선인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한국계 최초로 미국 부지사로 당선된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 당선인입니다.

실비아 장 루크 당선인은 민주당 소속 정치인입니다.

20년 이상 하와이 주 의회 하원의원으로 있던 루크 당선인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와이주 부지사직에 도전해, 공화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루크 당선인은 주 정부 차원에서 최고위 선출직에 오른 한국계 정치인이라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실비아 장 루크 당선인은 1967년 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는 보다 나은 삶과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 이민을 결심했고, 그의 나이 10살 때 하와이로 이주합니다.

실비아라는 이름은 한국 이름 은정의 첫 글자, ‘은’의 영어 ‘silver’에서 따온 것입니다.

당시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던 그는 5학년으로 편입한 하와이의 초등학교에서 훌륭한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담임 선생님은 그를 영어가 제2외국어인 학생들을 위한 반에 보내는 대신 매일 방과 후 학습을 통해 그를 지도했습니다.

이런 유년의 경험은 이민자의 어려움을 알게 했고, 그의 어머니가 타인들에게 한 봉사는 향후 그의 삶을 정책 입안자, 정치인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루크 당선인은 하와이주립대학교 재학 당시, 학생회 회장에 출마해 압도적으로 승리했는데요. 학생회 사상 첫 여성 회장이었습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호놀룰루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8년 하와이 제26지구에서 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는 것을 시작으로 정계에 진출했습니다.

루크 당선인은 지난 24년간 주 하원에서 일하면서, 부의장, 전쟁대비위원장, 재무위원장 등을 지냈고요. 또 지난 2003년에는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위한 예산 획득과 하와이 한인사회가 추진하던 무비자 입국 허가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키는데 앞장선 바 있습니다.

루크 당선인은 지난 1996년 대학 동창인 마크 루크씨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1명을 두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중간선거의 이모저모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한국계 최초로 미국의 부지사로 선출된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 부지사 당선인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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