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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어바웃 중간선거] 12. 소수언어 사용자도 투표 문제 없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 시내 조기 투표함에 영어와 스페인어, 아이티 크레올어 안내가 함께 표기돼 있다. (자료사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 시내 조기 투표함에 영어와 스페인어, 아이티 크레올어 안내가 함께 표기돼 있다. (자료사진)

중간선거 특집 프로그램 ‘올어바웃 중간선거’입니다. 김현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1월 8일 중간선거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는 ‘올어바웃 중간선거’ 시간입니다.

선거일이 돼도 투표소에 가기를 망설이는 유권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이민자들인데요. 영어를 못하면 투표하는 데 제약을 받을까요?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답게 영어를 못해도 연방 선거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투표 과정에서 특정 소수 언어에 대한 지원을 보장하는 연방법에 따라 영어 이외의 언어로 투표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인데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영어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언어로 투표를 할 수 있는 유권자가 무려 8천만 명이 넘습니다.

1965년 제정된 미국의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은 투표에 관한 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했습니다. 이 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주로 미 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권리 보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1975년, 투표권법이 확대되는데요. 소수계의 투표 접근법을 높이기 위해 소수 언어 집단에 아메리칸 원주민, 알래스카 원주민, 중남미계 그리고 아시아계까지 포함된 겁니다. 그러니까 영어 외에 다른 소수 언어로 투표할 수 있게 된 거죠.

미국 인구조사국은 5년마다 어떤 소수 언어 집단이 그들의 언어로 된 투표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을지 결정합니다. 기준은 지역 유권자 중 5% 또는 1만 명 이상 유권자의 영어 수준이 제한적일 때 소수 언어로 된 투표 정보를 제공하게 되는데요. 만약 해당 지역이 특정 언어 제공 지역으로 선정되면, 지방 선거 공무원들은 투표용지를 포함한 투표 자료를 해당 언어로도 제공해야 합니다.

지난 2021년 12월, 인구조사국은 2022 중간선거를 앞두고 해당 조건에 충족하는 선거구가 331개라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4년 전인 지난 2016년 대선 때보다 68개 선거구가 더 늘어난 것으로, 역대 가장 많은 선거구가 제2 언어로 선거 정보를 제공받게 됐습니다.

인구조사국의 분류에 따르면, 대부분의 해당 지역은 카운티와 지역 정부이지만, 주 차원에서 소수 언어 제공 지역으로 분류된 경우도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텍사스주는 모든 주 차원의 선거에서 투표 자료에 영어와 함께 스페인어를 기재해야 하죠.

이런 식으로 이번 중간선거에서 소수 언어 지원을 제공하는 지역에 사는 유권자 수는 8천만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소수 언어가 하나 이상 지원되는 지역들도 많은데요.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페어팩스카운티의 경우 지난 2017년 이후 영어 외에 스페인어와 베트남어 그리고 한국어로 선거 정보가 제공되고요. 투표용지에도 한국어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데 언어가 장벽이 될 수 있다며, 투표 자료와 정보를 소수계 언어로 제공한다면 선거 접근성을 크게 넓힐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996년과 2000년 선거에서 유권자 등록과 투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투표권법의 소수 언어 지원 조항이 해당 언어 사용자의 투표율에 ‘중요하고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올어바웃 중간선거’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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