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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민간 경제단체, 대북 곡물지원 논의 게시물 삭제…북한 관리 사진 사라져


인도 동부 비샤카파트남 항.
인도 동부 비샤카파트남 항.

북한으로부터 식량 지원 요청을 받았던 인도의 민간 경제단체가 최초 이 내용을 전했던 게시물과 사진을 삭제했습니다. 인도주의적 곡물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는 설명과 이 단체를 방문한 북한 관리의 얼굴을 관련 보도가 나간 지 하루 만에 모두 지워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도 국제사업회의소(ICIB)가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과 면담 소식을 전했던 게시물을 모두 지웠습니다.

앞서 ICIB는 자체 트위터와 웹사이트에 뉴델리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와 대북 인도주의적 곡물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며, 북한 대사관 관계자로 보이는 2명과 촬영한 단체 사진을 공개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 시각 31일 현재 해당 게시물은 트위터와 웹사이트에서 사라졌습니다.

VOA는 ICIB 측에 북한 관리들과의 만남과 논의 내용을 삭제한 배경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인도의 민간 경제단체인 ICIB의 만프릿 싱 소장은 전날인 30일 해당 게시물에 대한 VOA의 질의에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쌀 기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북한) 대사관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는 홍수가 농작물 대부분을 파괴한 상황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자신들은 최근 인도에서 북한으로 쌀 1만t을 수출하기 위해 선박 수배 공고문을 낸 기관은 아니라면서, 그러나 공고문에 나타난 쌀의 양, 즉 1만t은 “(북한이 실제 요청한 양과) 비슷하다”고 전했습니다.

VOA는 선박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달된 선박 수배 안내문, 즉 화주가 선박을 찾기 위해 낸 공고문을 입수해 북한으로 쌀 1만t 운송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29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공고문에는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화주가 인도 동부 비샤카파트남(Vizag)항에서 북한 남포로 쌀 1만t을 운송할 선박을 물색 중이며, 9월 25일부터 30일 사이 선적을 희망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북한이 1만t 분량의 쌀 수입을 앞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몇 개월간 부각돼 온 식량난에 따른 움직임인지 주목됐습니다.

특히 인도에서 생산되는 쌀이 북한이 일반적으로 소비하는 ‘단립종’이 아닌 ‘장립종’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ICIB의 게시물 삭제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 관리가 해외 민간단체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자국 내 식량 사정 악화를 자인한 사실이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와 웹사이트에 공개되는 일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도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상무관을 비롯한 북한 외교관의 얼굴이 온라인상에 게시되는 것도 이례적입니다.

따라서 언론 등을 통해 사태가 커지자 ICIB가 부담을 느껴 자체적으로 삭제를 결정했거나, 북한 대사관 측이 항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VOA는 북한의 인도산 쌀 수입 추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도 외무부에 질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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