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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 보기] 무대 위 작은 통일- 연극 '동명이인'


[탈북민의 세상 보기] 무대 위 작은 통일- 연극 '동명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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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20대 청년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 통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름답게 표현한 연극 '동명이인'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남북의 상황을 청춘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으로 그린 작품이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20대 청년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 통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름답게 표현한 연극 ‘동명이인’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서울시 종로구의 한 극장에서 연극 ‘동명이인’이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동명이인은 같은 이름을 가진 서로 다른 사람을 뜻하는데요. 제목처럼 연극에서는 장영선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남북의 주인공이 등장하고요. 남한 장영선에게 가야 할 택배가 북한으로 보내지면서 극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연극 ‘동명이인’은 작년에 만들어진 극단 동명이인이 제작한 작품인데요. 남북의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만든 단체라고 합니다. 분단의 아픔을 예술로써 승화시키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김정선 연출가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김정선 연출가] “저희가 통일에 관한 작품 하나 만들어야지 하던 중에 저희 이제 함께하시는 작가분께서 시놉시스를 쓰고 전문작가님과 함께 이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제가 우선 탈북민 그리고 어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공연을 보게 돼서 관심을 처음엔 갖게 됐고 그 뒤로 ‘아 북한에서 오신 배우들과 같이 작품을 만들면 그 자체로 작은 통일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저는 우연한 기회에 북한에서 오신 예술가분들과 교류를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됐고 너무나 열정적이고 순수한 분들을 만나서 같이 작업하게 된 것 같아요.”

연극 ‘동명이인’은 한반도의 상황을 젊은 남녀 간의 사랑으로 그린 작품이고요. 이름이 같아서 생긴 에피소드로 시작되는데 줄거리 소개 다시 김정선 연출가입니다.

[녹취: 김정선 연출가] “지명이 똑같은 순천이라는 도시의 이름으로 중간에 택배 국제 센터겠죠. 거기서 South Korea하고 North Korea가 바뀌게 돼서 평안남도 순천으로 전남 순천의 택배가 잘못 배송된 거죠. 그런데 우연하게도 또 이 둘이 이름이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들이 또 주변에 알고 봤더니 친구가 탈북민인 거죠. 그래서 도와 가면서 본인의 모습을 밝히게 되고 북한에서 오신 분들에 대한 어떤 우리 주변에 있는데 쉽게 털어놓지 못하기는 하지만 알고 봤더니 더 진짜 친구인 그런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김정선 연출가는 순수한 사랑을 통해 통일을 다루는 극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 극은 사람의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선 연출가] “사람 이야기죠. 사랑 이야기지만 결국 사람이 사는 거는 사랑을 통해서 사는 거니까 저희가 그냥 특별하기보다는 그냥 우리가 사는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극에는 남북의 배우들이 함께 등장합니다. 4명의 배우가 출연하고요. 그중에 두 명은 북한 출신, 나머지 두 명은 남한 출신입니다. 남한의 장영선 역을 맡은 양은영 배우는 남북 관련한 극은 처음이라고 전했고요. 탈북 배우들과도 호흡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시작하기 전에는 두려움 반, 설렘 반의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

[녹취: 남한 장영선 역 양은영 배우] “두려움이라고 하면 제가 평소에 북한과 남한 그런 쪽에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혹시나 북한에서 오신 분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겠지? 실례를 범하지 않겠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참여하게 됐을 때 정말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거든요. 참여 시작했을 때 걱정 반 그리고 어떤 분들일까 하는 설렘 반으로 시작했는데 저희와 다를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이 꿈에 대한 열정 같은 것도 별반 다를 게 없고, 그러다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거는 처음 몇 마디 나누고 바로 사라지고 정말 친구처럼 한순간에 동료로 다 같이 극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양은영 배우는 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깨달은 점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나 극 중 대사를 통해 느꼈던 부분이라고 하는데요.

[녹취: 양은영 배우] “민정의 대사가 정말 감명 깊은데요. ‘이산가족은 지금도 있다. 예전에 끝난 게 아니라 지금도 탈북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잡혀서 남게 되고 누군가는 겨우 넘어가고 그래서 이렇게 이산가족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는 이산가족이다.’ 이런 말이 있어요. 그래서 그 대사를 시나리오에서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받았어요. 전 이산가족은 옛날에 남겨진 흔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계속 남아가고 있는 흔적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대사를 장영선 역으로 맡아서 들었을 때도 정말 가슴에 와닿게 들었고…”

그리고 자기 대사 중에서도 반성하게 하는 대목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통일에 무관심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대사라고 하는데요.

[녹취: 양은영 배우] “제 대사 중에 ‘사실 우리 또래 애들은 북한에 대해서 아는 것도 관심도 별로 없다. 드라마에서 북한 얘기가 나와도 그냥 드라마 재밌다 하고 넘겨 버린다.’ 이런 말을 하는데 제가 대사를 처음에 말할 때도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저희 또래 애들은 북한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거든요. 옛날의 무언가라고 생각하고 우리에게 오지 않을 먼 미래 같은 느낌이 있으니까 근데 그렇게 놔버리면 안 되는데 우리가 이미 놔버린 상태로 이 순간에만 살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아서 많이 반성하고 이 두 대사에 애착이 강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양은영 배우는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이게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에 대해서 관객들이 한 번 더 생각하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최동호 역을 맡은 박진우 배우는 북한의 MZ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맡았는데요. 덕분에 북한에 관련한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녹취: 최동호 역 박진우 배우] “배역을 미리 공지 받았었는데 배역이 북한의 MZ세대를 대표하는 배역이라 해서 이번 기회에 북한어를 배울 수 있고 또 연극을 준비하다 보면 인물 구축을 통해서 캐릭터 서치(Searching)를 해야 하잖아요. 북한의 문화도 알아보게 되고 지역명이나 그런 것들을 여러 가지로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북한어는 녹음파일을 받아서 대사를 연습했고 억양 같은 게 처음 경험하는 억양이다 보니까 그런 거 위주로 공부했고 그래서 지역명도 똑같은 순천이 북한에도 있구나! 이런 것들이나 아니면 북한에서는 우체국이 체신소라고 불리는 그런 사소한 것까지 다 알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박진우 배우는 원래부터 탈북민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면서 탈북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고 연기한 시간이 즐거웠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함께 전했는데요. 그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박진우 배우] “저랑 자주 만나는 인물이 주인공, 북한의 장영선 인물인데 그분이 저랑 동갑이에요. 동갑이어서 궁합도 굉장히 좋았고 마지막에 춤을 같이 추는 백민정이란 역할을 한 분이 있는데 그분도 저한테 북한어도 많이 알려주고 춤도 같이 맞추면서 뜻깊었던 것 같아요. 저희 극이 관통하는 주제가 어떻게 보면 사랑이기 때문에 단순히 보면, 멜로 코믹 드라마로 봐주셨으면 좋겠고 그걸 둘러싸고 있는 통일이라는 포인트도 있기 때문에 그 포인트랑 같이 엄청 무겁게는 아니더라도 나갈 때 한 번쯤은 더 생각해보고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4명의 배우가 화려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춤을 춥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 짓고, 두 손을 맞잡으며 춤을 추니 자연스럽게 관객들도 박수로 호응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관람객 권기철 씨는 남북의 현 상황을 남녀 간의 사랑으로 잘 풀이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권기철 씨] “주제는 남북 민족 간의 이별, 만날 수 없는 상황, 어렵게 만나는 경우를 통해서 남녀 간의 화합과 정서를 교감시키고 좀 더 남북 간의 소외된 감정을 다가가게 해서 이해하고 소통해서 했는데 마지막에 남녀가 어렵게 만나서 떨어진 가족 소통도 해주고 아름답게 해피엔딩으로 끝남으로 인해서 우리나라 민족의 동질감, 통일의 중요성, 소통의 중요성을 잘 느끼게 하는 아주 좋은 교감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관람객 이주경 씨와 장준영 씨는 북한 출신 배우들의 연기가 더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면서 다시 한번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을 생각해보게 됐다고 전했고요. 남북이 서로 문화교류를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주경 씨]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였는데 그거를 희극적인 요소도 많이 넣어서 아주 재밌게 잘 풀어내신 것 같아서 잘 봤습니다. 탈북하시는 분들이 어떤 루트를 통해서 탈북하시는 부분들을 TV를 통해서 미디어를 통해서 많이 보긴 했지만, 배우분들께서 탈북민이신 거로 알고 있는데 그분들의 표정이나 몸짓이나 이런 느껴지는 것들이 실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서 저는 그게 감명 깊었던 것 같아요.”

[녹취: 장준영 씨] “마지막 장면 되게 좋았던 게 마지막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네 분이 같이 춤을 추면서 호흡을 같이했던 게 감명 깊었던 것 같아요. 이런 거를 통해서 북한에서도 문화적으로 좀 오픈돼서 서로 소통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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