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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민식 한국 국가보훈처장] "'추모의 벽' 한국군 전사자 최초 등재, 자유 동맹 가치 중요...미군 희생 잊지 않을 것"


박민식 한국 국가보훈처장이 2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민식 한국 국가보훈처장이 2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곳 워싱턴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27일 준공식을 가진 ‘추모의 벽’은 한국 정부와 국민이 대부분의 기금을 지원해 건립됐습니다. 한국 정부를 대표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2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추모의 벽’에 한국군 카투사 전사자 명단이 포함된 것은 미한 동맹의 가치와 자유 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박 처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워싱턴에서 알링턴 국립묘지와 군 보훈병원, 국립육군박물관 등 다양한 곳을 방문하고 많은 참전용사를 만나고 계십니다. 어떤 취지인가요?

박민식 한국 국가보훈처장) 가장 중요한 목적은 7월 27일 추모의 벽 행사에 참석하는 겁니다. 더불어서 미국의 사회와 역사 담당 교사들, 그분들이 한국전쟁에 대한 가치,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여러 기억해야 할 자료 등을 아카이브로 만드는 것에 대해 제가 감사를 표하고, 또 그분들의 노하우와 소중한 경험을 공유해서 대한민국의 많은 분께 전파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기자) ‘추모의 벽’ 건립에 한국 정부가 2천만 달러가 넘는 기금을 지원했다고 국가보훈처가 밝혔습니다. 대부분의 건립 자금을 지원한 셈인데, 추모의 벽이 한국에는 어떤 의미인가요?

박 처장)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내셔널 몰은 미국 워싱턴의 중심이지 않습니까? 그곳에 미국 군인 이외에, 어떻게 보면 유일한 사례로 알고 있습니다만, 미군과 함께 대한민국 카투사가 함께 추모의 벽 전사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은 한미동맹의 상징적 장소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통해서 향후 대한민국과 미국의 젊은 세대에게 한미동맹의 가치, 자유와 평화의 가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이번 ‘추모의 벽’ 행사가 큰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추모의 벽’을 처음 추진했던 고 윌리엄 웨버 전 대령의 자택을 방문해 ‘한국전 참전용사의 집’이란 명패도 직접 다셨습니다.

박 처장) 정말 제가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웨버 대령님 자택을 방문해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그런데 사모님은 오히려 고맙다고 하시면서 웨버 대령님의 유품을 우리 국가보훈처에 기증하셨습니다. 정말 이분은 대한민국 국민보다 살아서도 또 돌아가셔서도 대한민국을 더 사랑하는 분이구나, 정말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기자)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인 고 스티븐 옴스테드 전 장군은 과거 저희 VOA에,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닌 잊힌 승리”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도 과거 혹독한 전쟁의 기억 때문에 많은 참전용사는 아픔과 자긍심이 혼재돼 있다고 고백하곤 했습니다.

박 처장) 저도 베트남전쟁 전사자의 아들입니다. 그래서 참전용사들의 아픔과 기억에 대해 어릴 때부터 실감해온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옴스테드 장군님의 말씀처럼 그런 아픔이 과거의 기억에 대한 존중을 통해서 많은 사람을 서로 단결시키는 소중한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자) 북한 정권은 정전기념일을 ‘전승절’이라고 해서 노병들까지 동원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미국의 북침으로 발발했다며 역사까지 왜곡하고 있습니다.

박 처장) 역사적 진실은 그런 프로파간다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온 세계인들이 한국전쟁은 남침으로, 북한 김일성이 저지른 만행을 매우 구체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그런 행태는 한심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한미동맹이 더욱더 돈독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유엔 참전국 역사·사회 과목 교사들이 한국전쟁에 관한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하는 활동을 한국 국가보훈처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박 처장) 정말 인상적이고 감동적입니다. 이분들의 노력과 경험, 노하우를 벤치마킹해서 앞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대한민국의 선생님들과 미국의 선생님들이 서로 협력하는 기회를 국가보훈처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돌아가면 그런 프로젝트를 확실하게 추진해볼 생각입니다.

기자) 끝으로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을 맞아서 이곳 미국의 참전용사들과 미국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박 처장) 대한민국은 절대 잊지 않습니다. 미국과 미국 군인들이 6·25전쟁에서 했던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겁니다

한국전쟁 전사자의 이름이 각인된 ‘추모의 벽’ 준공식 행사 등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박민식 한국 국가보훈처장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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