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에 대한 새 결의안이 부결된 가운데,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독자적인 추가 대부제재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한 북한 국적자 1명과 북한과 러시아 국적의 3개 기관이 제재 명단에 추가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이 지난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등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올해 들어 지금까지 6발의 ICBM 등 모두 2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이는 모두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한 북한 국적자 1명과 북한과 러시아 기관 3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재 명단에 오른 대상은 북한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제2자연과학원 소속 북한 국적자 정용남으로, 지난 2019년부터 동유럽 벨라루스에 거주하면서 미사일 관련 물품을 조달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또 북한 국적기인 고려항공 계열사 고려항공 무역회사는 지난 4월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로켓 공업부에 대한 재정적, 물질적, 기술적 지원과 물품, 용역 등을 제공한 혐의로 제재 목록에 추가됐습니다.

이어 러시아 금융 기관인 극동은행은 고려항공과 기타 북한 정부 기관을 대신해 은행 업무를 제공한 혐의로, 스푸트니크은행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조선무역은행에 금융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고, 러시아 위성 서비스 사용 지불 촉진을 위해 지원하는 등의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고 재무부는 밝혔습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은 이번 제재 조치가 지난 2019년 제정된 오토 웜비어 북한 제재 강화법 정신에 따른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토 웜비어 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미국 재무부가 불법 대북 금융 거래를 돕는 해외 은행과 기관에 제재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과 기업에 고의로 상당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기관에 세컨더리 보이콧, 즉 3자 금융 제재를 확대 적용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이번 제재 조치로 미국에 있거나 미국인 소유의 개인과 법인의 모든 재산과 이권은 차단되고, 제재 대상에 지정된 개인의 재산과 이익과 관련된 미국인과 미국 내 모든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금융 범죄 담당 차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제재 조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개인과 기관을 목표로 한 것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이 외교적 길로 돌아와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구를 포기할 것을 촉구하며 기존 제재를 계속 이행하고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북한 국적자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회사 1곳을 제재했으며, 3월 11일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인 2명과 러시아 회사 3곳을, 또 북한의 ICBM 발사 직후인 같은 달 24일에는 국무부가 러시아와 북한에 있는 5개 개인과 기관에 대해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