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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미얀마 군부, 미사일 개발 등 협력 재개 가능성”


지난해 3월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열병식. (자료 사진)

북한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와 미사일 개발 등 군사협력을 재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과거 불법 무기 거래를 한 전력이 있는 양측의 현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군사협력 재개 가능성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봤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이란, 시리아 등에 불법으로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얀마 군부와의 군사협력 재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스콧 베리어 국장은 지난 17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관련 소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북한이 버마 측에 무기판매를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현금이 필요한 북한과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 제재 등으로 무기 거래 선택지가 줄어든 미얀마 군부의 상황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홍콩 매체인 ‘아시아타임스’는 23일 미얀마 군부 동향을 감시하는 양곤의 한 독립 연구기관을 인용해 북한과 미얀마의 군사협력 의혹을 다소 구체적으로 제기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양곤의 한 독립 연구기관은 북한과 미얀마의 군사협력이 지난해 군부 쿠데타 이후 다시 시작됐으며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 미사일 등 미사일 개발이 양측의 주요 협력 분야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위산업국’으로 알려진 미얀마 국가 무기 공장 여러 곳에서 공동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아시아타임스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사일 프로젝트의 원자재 대부분은 미얀마에서 생산되며 일부는 중국을 통해 북한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북한 전문가들이 설계와 생산 분야에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러시아와 다른 군사장비 제공자들은 현금 거래를 원하지만 북한은 ‘물물교환’에도 항상 열려 있다면서, 이런 점들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현금이 부족한 양측의 경제적 이해관계에도 맞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매체가 제기한 2021년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협력 등의 재개 여부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북한과 미얀마는 북한 공작원에 의한 ‘아웅산 국립묘지 폭탄테러 사건’으로 인해 1983년부터 2007년까지 약 24년간 공식 단교 상태였지만 전통적으로 우방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특히 2007년 수교를 재개한 이후 미얀마 군부 고위 장성이 평양을 방문하는 등 군사분야 협력을 확대했습니다.

특히 양국의 군사협력 문제는 미얀마 군사정권이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던 2010년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당시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과 버마의 군사적 협력이 역내를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장관/2010년] “we know that there are also growing concerns about military cooperation between North Korea and Burma, which we take very seriously. It would be destabilizing for the region.”

당시 오바마 정부는 미얀마 정부에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 단절’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위한 최우선 요구사항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1년 출범한 미얀마 민간정부는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양측의 군사협력은 지속적으로 포착됐습니다.

실제로 미 재무부는 2013년 미얀마 군 관계자 2명과 기관 2곳을 북한과의 불법 무기 거래 혐의로 제재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유엔 미얀마진상조사단은 미얀마 군부에 무기와 관련 장비를 제공한 7개국을 지목했고,여기에 북한도 포함됐습니다.

당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국영기업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지난 2016년 미얀마 군부의 인권 탄압 기록이 공개된 이후에도 미얀마 군부에 재래식 무기와 관련 물품을 이전하고 북한 요원들을 미얀마 국방산업국 시설들에 파견했습니다.

또 2017년 북한에 대한 최대압박 캠페인을 벌였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당시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과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에게 북한과의 군사협력 중단 등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대북제재 위반 사례로 미얀마가 북한으로부터 다중 로켓 발사기와 지대공 미사일, 그리고 탄도미사일 체계를 들여왔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영국에서 미얀마 민주화 활동을 벌이는 ‘버마 캠페인 UK’는 군부 쿠데타 직후인 지난해 3월 북한을 비롯해 일본, 인도, 중국, 러시아 등 13개를 거론하며 미얀마 군사 훈련과 협력 등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얀마 군부와 북한이 군사 협력을 재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1980년대 미얀마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23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대한 미사일 판매나 기술 이전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현실적인 상황과 전례를 고려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대표] “There's no proof on that. So that's point number one. Point number two is we have to be realistic when North Korea is looking for foreign reserves to sustain their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They're going to be selling something…”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정권 유지를 위해 외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비교적 최근에도 이란과 리비아 등에 미사일과 관련 기술을 판매했다는 것입니다.

디트라니 전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이 미얀마 군부와 실제로 무기 거래를 한다면 미국 정보 당국이 관련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과거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과의 거래도 미국 정부가 파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불법무기 확산과 밀거래 상황을 오랜 기간 추적해온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의 불법 해외 무기 거래가 주로 국제적인 ‘왕따 국가(pariah state)’와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Iran, Syria, nations in Africa, Cuba, even so the fact that Burma is likely to be a pariah state again now that they've had a coup. That means that they become a very easy target for North Korea to sell their ballistic missiles…”

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이란, 시리아, 쿠바 등과 무기 거래를 해왔으며, 미얀마는 최근 군부 쿠데타로 인해 다시 ‘왕따 국가’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에게는 탄도미사일을 판매하기 쉬운 ‘고객’이 된다는 의미이며, 미얀마는 이에 관심을 보여 왔고 실제로 과거 북한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벡톨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또 미 국가정보국장이 의회에서 관련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의회 등과 같은 공개 석상에서는 말할 수 없는 기밀 정보” 등을 근거로 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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