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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포괄적 동맹’ ‘인권 협력’ ‘한일 관계 개선’ 강조…한국 새 정부에 함의 커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오는 5월 출범하는 새 한국 정부의 대외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의 법안과 결의안에는 한반도 외교안보와 관련한 워싱턴 정치권의 기류가 잘 반영돼 있는데, 새 한국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초부터 중국 견제 목적의 법안들이 대거 상정되면서 대외 정책과 관련해 행정부는 물론 의회의 최우선 순위는 중국 문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의회에서는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도 중국을 염두에 둔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큰 틀 안에서 바라보는 기류가 강합니다.

미-중 경쟁 속 한국 등 역내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외교, 경제, 안보 전 영역에서 협력을 심화해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 의회 내 이런 기류는 오는 5월 새 정부가 출범하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 의회는 미-한 관계를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기존의 방위 동맹을 넘어서 역내 점증하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성격의 동맹으로 진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회 내 이런 기류는 지난해 말 제정된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잘 반영됐습니다.

국방수권법에 따르면 “국방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방위 동맹과 파트너십에 다시 전념하고 이를 강화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미국의 비교우위를 증진해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인식”이라고 명시됐는데, 여기에는 한국과의 동맹 강화와 약 2만8천500명의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그동안 의회는 국방수권법을 통해 주한미군과 관련해 북한의 공격을 억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규모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지난해부터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라는 큰 틀 안에서 주한미군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한미군에 관한 의회 내 이런 기류는 올해 말 새로 제정될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도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선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관련 결의안에서 미국이 한국, 일본과 “전통적인 분담금 협정의 범주를 벗어난 추가적인 동맹 기여 방안을 고려하기 위한 논의”를 할 것을 촉구하면서 한국 등 동맹 기여에 대한 공화당 측의 기류를 반영했습니다.

한일 관계 개선은 미국의 역내 협력 강화하는 큰 전략적 틀 안에서 미 의회가 새 한국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중순 상원과 하원 외교위 소속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각각 발의한 미한 동맹 결의안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 사이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3국 관계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인권을 준수하며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 걸쳐 평화, 안보, 그리고 법치를 증진하고 여성권을 옹호하며 복잡한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이에 적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의회에서는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2019년 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유지를 한국 정부에 촉구하는 상원 결의안이 채택돼 한일 정보공유의 중요성에 대한 의회 내 강한 초당적 기류를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의회는 북 핵 문제와 관련해선 여러 건의 대북 결의안과 제재법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촉구하고 있는데, 새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미 의회 내의 이런 요구가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됩니다.

의회 내에서는 또 미국과 한국이 외교, 경제, 안보는 물론 인권 분야에서도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합니다.

이런 기류는 현재 상하원 조정을 남기고 있는 두 건의 중국 견제 법안에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지난해 중순 상원 본회의를 통과해 하원과의 조정을 남기고 있는 ‘미국 혁신과 경쟁 법안’은 미한 동맹과 관련해 “한국을 보호하고, 양국의 외교, 경제, 안보 협력과 인권 협력을 심화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밝혀, 인권은 한국의 새 정부가 유념해야 할 미국과의 협력 과제로 꼽힙니다.

홍콩 인권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의 협력을 촉구하는 의회 내 목소리도 높습니다.

의회 내 이런 목소리가 담긴 법안은 현재 하원에 세 건이 계류 중인데, 특히 이중 올해 초 하원 본회의를 통과한 중국 견제 목적의 ‘미국 경쟁 법안’은 “미국이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국들과 홍콩 내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밝혔습니다.

의회 내에서는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도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국 정부가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을 수정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보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 ‘대북전단금지법’ 문제는 차기 한국 정부가 유념해야 할 또 다른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 지난해 하원을 통과해 상원 의결을 남기고 있는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한국계 미국인도 포함하거나 미-북 이산가족 간 화상 상봉과 같은 방안을 한국 정부와 논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법안 통과시 새 한국 정부와 관련 협의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주목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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