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인 71%, 자체 핵무기 개발 지지”


지난 2017년 9월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핵실험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핵실험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인의 70% 이상은 자체적인 핵무기 개발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들은 또 10년 후 최대 위협으로 중국을 꼽았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인 10명 중 7명 이상은 자체 핵무기 개발을 지지한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는 한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1일~ 4일까지 18세 이상 한국인 1천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습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자체 핵개발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71%, 반대는 26%였습니다.

미국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선 56%가 지지, 40%가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자체 핵개발’과 ‘미국 핵 배치’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67%가 자체 핵개발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9%만이 미국 핵 배치를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에 핵무기가 없어야 한다는 응답도 24%로 나왔습니다.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에 대해선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비교적 높은 ‘지지’가 나타났지만, ‘미국 핵 배치’에 대해선 지지 정당에 따라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자체 핵무기 개발에 대해선 ‘국민의힘’ 지지자 81%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66%가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미국 핵 배치’에 대해선 ‘국민의힘’ 지지자 중 71%가 지지한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47%만 지지 의사를 밝혔고 이보다 많은 51%는 이를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북한 이외 위협으로부터 방어’가 39%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제고’가 26%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북한의 위협 대응’은 23%에 불과했습니다.

남북한 대립 시 미국의 한국 방어 공약을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12%가 ‘매우 신뢰’, 49%가 ‘다소 신뢰’ 한다고 답하는 등 61%가 신뢰 의사를 밝혔습니다. 반면 ‘별로 신뢰 않는다’, ‘매우 신뢰 않는다’는 각각 32%와 4%로 나왔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포기 가능성에 대해선 압도적으로 많은 82%가 회의적 견해를 나타냈고, 12%만이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한국인들은 10년 후 최대 위협을 북한이 아닌 중국으로 꼽았습니다.

현재 한국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를 묻는 질문엔 북한(46%), 중국(33%), 일본(10%), 미국(9%)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10년 후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는 절반 이상이 중국을(56%)로, 두 번째로 북한(22%)을 지목했습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여론조사는 한국에서 핵 보유에 대한 일관된 다수 지지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와 관련한 한국 내 논의 추이도 언급했습니다.

이 단체는 한국에선 1970년대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미국의 압박으로 중단됐고, 이후 한국에서 핵무기 획득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는 ‘정치적 금기’로 여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주류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특히 주요 정치인들이 한국의 핵무기 포로그램이나 미국의 전술핵 재도입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2022년 3월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당내 경선에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제기됐다면서, 하지만 미 국무부 관리는 “미국의 정책은 이런 것(전술핵 재배치)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대선 후보들 가운데 관련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거나 정강정책에 포함한 후보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또 여론조사 결과가 제시하듯 ‘북한 이외의 위협’과 ‘국제적 명성’이 한국의 자체 핵보유의 주요 동인이라면, “미국이 동맹을 통한 핵 억지력을 한국의 핵 확산을 미리 차단하는 메커니즘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