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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략도발 위협 본격화...2017년 미북 갈등 재연 조짐


조 바이든(화면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한국 서울의 수서역에 설치된 TV에서 방송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미국 본토 일부 지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하면서 전략도발 위협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미-북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을 떠올리게 하는 국면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난 30일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2017년도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양상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한창이던 2017년도와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상황 인식을 담은 발언이었습니다.

북한은 2017년 7월4일 평안북도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괌 타격을 사정거리에 둔 화성-12형의 첫 시험발사 이후 같은 해 7월 29일과 9월15일에도 발사를 거듭했습니다.

이어 2017년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계열인 ‘화성-15형’을 고각발사하며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이번에 화성-12형을 쏜 북한은 앞서 지난달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자신들이 2018년 4월 선포했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 조치의 철회를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화성-12형 시험발사는 북한이 모라토리엄 철회의 공식 선언 또는 ICBM 시험발사 같은 전략도발로 가는 전 단계 조치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를 접고 이미 국면 전환에 돌입했고 이른바 ‘레드라인’ 침범에 해당하는 전략도발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조 박사는 특히 국제사회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등으로 경제 위기가 한계치에 이른 북한이 전략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이 이미 경제는 임계점이고 이대로 간다고 하면 북한으로선 방법이 없거든요. 해법이 없는 상태에서 미국이 계속 추가 제재를 하는 상황 그 다음에 연합훈련 이런 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북한 입장에선. 그럼 시간이 흘러갈수록 위기에 처하는 것은 북한이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모 아니면 도의 결정을 해야 되는 상황인 거에요.”

북한이 대미정책의 원칙으로 내세웠던 ‘선대선 강대강’에서 강대강 노선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북 관계가 2017년의 첨예했던 갈등 국면으로 돌아갈지 주목됩니다.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화성-12형 발사 이후 한반도 정세 전망’이란 분석자료를 통해 “북한은 미국이 대북 추가 제재를 채택하면 한국과 미국이 ICBM급으로 간주하는 ‘화성-14형’의 검수사격 시험을 먼저 진행한 후 ICBM인 ‘화성-15형’의 검수사격 시험까지 진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정책 등에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공세에 밀려 태도를 유화적으로 바꿀 것 같지 않다며 북한의 전략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선 북한에게 끌려가면서 양보하는 협상을 했을 경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을 고려할 때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제재를 강화하면서 국제사회 연대를 강화하는 수준에서 압박을 가할 것이고 군사적 행동이나 또는 고위급, 정상회담이나 장관급 회담으로 바로 연결하는 것은 삼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상황과의 차이점도 지적합니다.

항모전단과 B-52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북한 영토에 근접해 전개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까지 시사했던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상대적으로 외교적 해법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식의 강경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며, 미-북 간 긴장 고조가 불가피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ICBM 발사 카드가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는 유효한 카드로 보고 자신들의 모라토리엄 철회 여부를 놓고 미국에 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이번 화성-12형까지 보여준 것은 북한이 ICBM 기술력을 이전보다 진보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고 그 다음 단계로 ICBM으로 넘어갈 수 있다라는 그런 일종의 전주곡을 보여줬다고 생각이 되니까 대신 그것을 활용해서 모라토리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협상을 해서 받아내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싶어요.”

지금과 2017년 상황과의 또 하나의 차이는 중국의 태도입니다.

신범철 센터장은 2017년엔 중국이 미국의 대북 제재에 협조했지만 지금은 미-중 전략경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대북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지금의 상황은 미국의 대북 압박에 제약요인으로 작동하면서 미-북 간 긴장 고조의 완충 기능도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중국으로선 북한이 ICBM을 쏠 경우 미국의 동아시아 방어망 강화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북한의 도발 움직임을 미국과의 전략경쟁에 활용하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중국은 이것을 카드로 활용해서 미국과 협상을 걸 수 있죠. 그러니까 미국이 중국을 때리지 말고 협력해라, 최소한 대만 문제만은 건드리지 마라 그러면 우리가 ICBM은 쏘지 않도록 한 번 설득해 보마, 그것은 될 것 아닙니까.”

한편 100일이 채 안 남은 임기 동안 미-북 그리고 남북 관계에서 새로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문재인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입지가 한층 더 좁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조한범 박사는 문재인 정부가 대화 재개의 입구로 추진했던 종전선언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지만 미국과 북한을 상대로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설득은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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