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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연말특집] 2. 미국 주요 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식에서 부인 질(오른쪽)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선서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식에서 부인 질(오른쪽)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선서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분야별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특집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2021년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겠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현장음: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지난 1월 20일,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 된 미국’이라는 주제의 취임사를 통해, 국내적으로는 국민 통합의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전통적인 동맹을 복원해 미국이 국제 사회를 다시 이끌어 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취임 첫날부터 10여 개 행정 명령을 통해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논란이 많았던 정책들을 중단하거나 되돌리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남부 국경의 장벽 건설 사업 중단을 지시하고, 일부 이슬람권 국민들의 미국 입국 금지 조처도 철폐했습니다. 또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복귀하도록 지시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바이든 대통령 앞에는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대응이라는 큰 과제가 놓여 있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보전하는 조치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새 내각에 흑인과 여성, 성소수자 등을 잇따라 기용했는데요. 미국의 첫 여성이자 첫 유색인종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첫 흑인 국방장관, 첫 중남미계 국토안보부 장관 등을 탄생시키며 미 역사상 인종적으로 가장 다양한 내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 경내에 난입하고 있다.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 경내에 난입하고 있다.

“의사당 난입 사태와 트럼프 두 번째 탄핵 소추”

[녹취: 의사당 난입 사태 현장]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미 정치 역사상 최악의 사태”, “민주주의 치욕의 날” 미 언론은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연방 의사당이 공격당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미국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지난 1월 6일,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증을 저지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백 명이 의회로 난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의회 경찰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번째 탄핵 심판대에 오르게 됩니다. 미 연방 하원은 앞서 지난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추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소추했는데요. 올해 1월 13일엔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습니다.

한 달 후, 미 연방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되긴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 중 두 차례 탄핵 소추된 대통령이 됐습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 출신 이주자들이 새벽녘에 멕시코에서 미국 접경으로 도보 이동하고 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 출신 이주자들이 새벽녘에 멕시코에서 미국 접경으로 도보 이동하고 있다.

“남부 국경 지대 불법 이주자 문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인도적인 이민정책’은 곧 역풍을 맞았는데요. 남부 국경지대에 중남미 이주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겁니다.

[녹취: 남부 국경 이주자 급증 뉴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올해 초, 남부 국경에 몰리는 중미 이민자들이 지난 20년 사이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는데요. 또 7월과 8월엔 멕시코 국경을 통해서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오려다가 붙잡힌 이주민의 수가 두 달 연속 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2021회계연도에 적발된 불법 이민자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부모 없이 홀로 국경을 넘는 아이들이 급증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남부 국경 문제 사령탑으로 세워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몰려드는 이주자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 실패로 ‘국경 위기’가 찾아왔다고 비난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도 국경 문제를 더 키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본국의 삶이 더 힘들어진 중남미인들이 미국으로 몰려드는 한편, 미국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마련된 ‘공중보건법’을 적용해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즉각 추방했고, 이에 대해 인권 단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 겁니다.

또 지난 9월엔 국경지대에 몰린 아이티인들을 국경수비대원들이 비인도적으로 대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국경 문제를 둘러싸고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 쪽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내년 중간 선거에서 이민과 국경 문제는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애틀랜타 일대 총기난사범 로버트 애런 롱(가운데) 씨가 지난 7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 일대 총기난사범 로버트 애런 롱(가운데) 씨가 지난 7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애틀랜타 총격과 아시아 혐오 반대 운동”

[녹취:애틀랜타 총격 뉴스]

지난 3월 16일,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 일대의 스파와 안마 업소 등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는 총 8명. 그 가운데 한국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이 여섯 명이었습니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 씨를 살인과 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했는데요. 롱 씨는 ‘성 중독’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아시아계 여성 6명이 희생된 점을 고려해 ‘혐오 범죄’ 혐의가 추가돼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미국 내 한인 사회 지도자들과 한국계 정치인들도 나서서, 아시아계 업소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은 명백히 인종적 동기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사건 이후 미국 곳곳에서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아시아계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이유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실제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는 크게 늘었는데요.

혐오 범죄 피해를 접수하는 단체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ㆍ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시작한 작년 3월 이후 아시아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총 9천 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조지아주 총격 사건 이외에도, 아시아인이 길거리를 걷다가 무차별 공격을 당하는 사건도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지난 7월, 애틀랜타 총격 사건 용의자 롱 씨는 체로키 카운티에서 저지른 범행에 대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추가로 3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범행지인 풀턴 카운티의 검찰은 롱 씨를 살해와 가중 폭행, 국내 테러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롱 씨에게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특히 풀턴 카운티는 롱 씨에게 ‘혐오 범죄’ 혐의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롱 씨에 대한 다음 공판 일정은 내년 4월로 잡혀 있습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인프라 투자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인프라 투자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인프라/인적 인프라 법안”

[녹취: 조 바이든 대통령 인프라 법안 서명식]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1월 15일 백악관에서 1조 2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대중교통 시설과 도로, 교량 등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는 인프라 법안과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인적 인프라, 이른바 ‘더 나은 재건 계획’을 놓고 올 한해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 3월 말이었습니다.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투자”라는 설명과 함께 인프라 시설과 사회복지에 약 2조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는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인프라 법안과 인적 인프라 법안은 분리돼 입법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1조 2천억 달러로 조정된 인프라 투자법안은 상원에서는 초당적인 통과를 쉽게 이뤘습니다. 하지만 하원에서는 민주당 내 의견 차이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원 내 진보파 의원들이 인적 인프라 법안을 동시에 처리하지 않으면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나선 건데요. 그러나 지난달 진행된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10여 명이 법안에 찬성하면서 인프라 법안은 통과됐습니다.

한편, 인적 인프라, 더 나은 재건 계획은 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법안의 규모가 너무 크고 진보적인 의제를 위해 정부 자금을 쓸 수 없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내 일부 중도파 상원 의원들까지 법안 규모에 반대하며 나온 겁니다.

결국 당초 3조 5천억 달러 규모였던 인적 인프라 법안은 1조 7천 500억 달러로 규모가 대폭 줄었지만, 대표적인 민주당 내 중도파 의원인 조 맨친 상원의원이 법안에 대해 새로운 요구를 하면서,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이전 법안 처리는 무산되게 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법안이 시한 내 처리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법안이 상정되는 것을 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2021년 결산 특집 두 번째 시간으로 올 한 해 주요 미국 뉴스를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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