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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 톈안먼 추모상 철거...미-이스라엘 '이란 핵 저지' 재확인


23일 홍콩대학에서 관계 인력이 '수치의 기둥' 조각상을 철거하고 있다.
23일 홍콩대학에서 관계 인력이 '수치의 기둥' 조각상을 철거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홍콩대학교가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 추모 조각상을 철거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기로 재확인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4차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홍콩으로 가봅니다. 홍콩대학교가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 조각상을 철거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대학교(HKU)’가 20년 이상 교정에 세워져 있던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 조각상을 철거했습니다. 철거 작업은 학생들이 없는 22일 밤에 사전 고지 없이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해당 조각상이 홍콩에서는 꽤 유명한 작품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이라는 이 조각상은 덴마크 작가 옌스 갤치옷 씨가 제작해 1997년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연합회(지련회)’에 기증한 건데요. 처음에는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 세워져 있다가 홍콩대로 옮겨졌습니다.

진행자) 조각상의 크기가 상당할 텐데요.

기자) 네. 높이 8m에 무게가 2t에 달합니다. 이 ‘수치의 기둥’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한 채 뒤엉킨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와해된 홍콩대학생연합회 회원들은 매년 6월 4일 톈안먼 기념일이 되면 추모식의 일환으로 조각상을 청소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학 측은 이렇게 오래된 조각상을 왜 철거한 겁니까?

기자) 홍콩대학교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외부의 법률 자문과 대학의 이익을 위한 위험 평가에 따른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학 측은 몇 달 전부터 지련회 측에 조각상 철거를 요구해왔는데요. 지련회 측이 불응하자 22일 조각상 철거를 공식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철거된 조각상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두 조각으로 분리돼 다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날 밤 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10여 명의 경비가 철거 장소를 둘러싸고 일반인의 접근을 막았는데요. 23일 현재, 조각상이 철거된 현장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진 가운데 학교 당국이 가져다 놓은 포인세티아 화분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진행자) 해당 조각상을 기증한 덴마크 작가는 홍콩대학의 조처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갤치옷 씨는 성명을 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갤치옷 씨는 수치의 기둥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며, 철거 행위는 죽은 사람의 무덤에 가서 묘비를 부순 격이라며 소송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소송을 한다는 겁니까?

기자) 갤치옷 씨는 해당 조각상이 14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갤치옷 씨는 조각상 철거 논란이 불거지자, 덴마크로 조각상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해체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자신이 홍콩에 직접 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콩보안법 기소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면책 특권을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홍콩에서는 지금 2년째 톈안먼 관련 집회가 금지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홍콩은 1990년부터 매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촛불 기념 집회를 해왔는데요. 하지만 홍콩 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념 집회를 불법으로 간주해 금지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관련 인물과 기관, 단체에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계속해서 마찰을 빚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양국 관계는 1979년 국교를 수립한 이래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도 미국 정부의 새로운 제재에 중국이 비슷한 제재로 맞대응하는 등 갈등의 골이 계속 깊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가 지난 10일,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의 인권 탄압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천밍궈, 후롄허 등 중국의 전·현직 관리 4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는데요. 중국도 지난 21일, 미국인 4명을 제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무슨 이유로 제재한다는 거죠?

기자) 중국의 반외국제재법에 입각한 조처라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말했는데요. 제재 대상은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의 나딘 마엔자 위원장과 누리 터켈 부위원장 등 소속 위원 4명입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는 중국과 관련된 미국의 저명한 교수가 유죄 평결을 받은 일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노벨 화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찰스 리버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중국의 해외 고급 인력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금전 지원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허위진술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는데요. 보스턴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21일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인재교류 협력은 미국 등 다른 나라와 차이가 없다며, 과학자들을 탄압하는 조처라고 비판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왼쪽)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22일 회동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왼쪽)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22일 회동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만났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에얄 훌라타 국가안보보좌관, 베니 간츠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고위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났습니다.

진행자) 설리번 보좌관이 왜 이스라엘을 방문한 겁니까?

기자) 이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백악관은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설리번 보좌관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이란 핵 프로그램, 역내 불안정한 활동, 테러 단체 지원 등 이란이 제기하는 모든 측면의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회담 후 어떤 이야기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두 나라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제이크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과 관련해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회담은 중요한 안보 문제에 있어 양국 모두에게 매우 중대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나라는 공동의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훌라타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에 반대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추진해왔습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미국 대표단과의 회담 후, 만일 협상이 결렬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선제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베네트 총리는 설리번 보좌관에게 “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향후 중동의 안정과 이스라엘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어떤 상황이죠?

기자) 지난 17일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인데요. 이란 측 협상 대표인 알리 바게리카니 외무부 차관은 며칠 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럽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 주께 재개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설리번 보좌관이 팔레스타인 지도부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22일) 이스라엘 지도자들과의 회담 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로 이동해 마무드 압바스 수반 등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압바스 수반이 설리번 보좌관에게 이스라엘의 적대적 행위에 대한 우려와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계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주민이 코로나 백신 3차 접종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스라엘 주민이 코로나 백신 3차 접종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이 코로나 백신 4차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이스라엘이 60세 이상 고령층과 의료진, 면역 저하자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4차 접종을 결정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21일, 백신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전 세계에서 4차 접종을 시행하는 건 이스라엘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3차 접종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죠?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3차 접종에 들어갔는데요. 현재 이스라엘은 3차 접종까지 해야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3차 접종은 원래 일종의 ‘부스터샷’ 즉 추가 접종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한 주요 백신은 두 차례 맞게 돼 있는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부스터샷, 즉 추가 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지금 미국과 유럽 등 많은 나라가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문위원회가 구체적인 지침도 내렸습니까?

기자) 네. 3차 접종을 마친 후 적어도 4개월이 지나야 합니다. 백신 자문위원회는 또, 2차 접종과 3차 접종의 간격은 종전의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일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약 940만 인구 가운데 62% 정도가 2차 접종까지 완료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제 4차 접종을 시행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백신 자문위원회는 이번 조처는 5차 대유행을 피하기 위한 준비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에서도 최근 바이러스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 O Meter)’에 따르면 21일 기준, 하루 신규 감염자는 920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전날인 20일에는 1천 600명 넘는 감염자가 나오면서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따로 통계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21일, 170건의 신규 감염사례가 보고되면서 이날 기준, 오미크론 감염자는 341명으로 늘었습니다. 또 전날(20일)에는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60대 남성이 사망했는데요. 병원 측은 일단 기저질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4차 접종 시행에 들어가는 건가요?

기자) 이스라엘 보건부 총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스라엘 보건부는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AP'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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