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지난 25년 동안 발생한 수백 건의 종교 박해 가운데 97%는 북한 관리들의 소행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의 민간단체가 밝혔습니다. 국제사회가 가해자 정보와 책임 규명 노력을 북한에 알려 향후 처벌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영국의 시민 사회단체인 코리아 퓨처는 미국에서 국제 종교의 날로 기념하는 27일 발표한 새 보고서에서 북한 지도부가 지속적으로 주민들의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종교 자유 실태를 처음 발표했던 이 단체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내 종교와 신앙 관련 피해자 244명과 가해자 141명에 대한 조사를 포함해 1987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456건의 인권 침해 사례들을 조사한 결과 97%가 북한 당국자들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종교 탄압 사례로는 종교 행위가 15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경 등 종교 물품 소지 37건, 중국 내 종교 활동 23건, 정보원의 제보 등으로 체포된 사례 10건 순으로 나타났으며, 전도를 하다 체포된 사례도 2건이 확인됐습니다.

연도별로는 2018년이 29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9년이 22건으로 뒤를 잇는 등 김정은 정권 출범 후인 2012년부터 종교 자유 침해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단체의 유수연 공동디렉터는 이날 화상토론회에서 이 같은 종교 자유 탄압에 북한 정권의 거의 모든 권력 기관들이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수연 / 코리아 퓨처 공동디렉터

“이러한 침해는 북한의 모든 기관 특히 인민보안성과 국가보위성, 검찰소, 조선노동당의 적극적인 관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내 기독교인과 무속신앙 신도들이 자의적 체포와 구금, 강제노동, 고문 등 반인륜적인 대우를 받고 있으며, 공정한 재판에 대한 권리 침해와 강제 송환, 생명권 침해, 성범죄 등 여러 인권 침해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종교 소수자들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조직적인 탄압 정책은 세계인권선언이 보장하는 기본권, 즉 모든 인간은 사상과 양심, 종교의 자유를 갖는다는 가장 기본적 권리를 철저히 배제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리아 퓨처는 북한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 범죄에 대한 가해자 책임 규명 정보와 정의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 노력을 대북 정보 유입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면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혜주 / 코리아 퓨처 공동디렉터

“세계 각국 정부와 후원 기관들은 시민 사회단체와 언론, 기술 개발 단체에 자금과 전문성을 제공해 관련 정보를 북한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리아 퓨처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추가 인권 범죄를 막고 잠재적 인권 침해를 예방하며 가해자들을 고립시킬 수 있다면서 유엔과 각국 정부, 시민단체가 협력해 북한의 인권 침해 규명을 위한 실행 가능한 권고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