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김정은 당 총비서 추대…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서 빠져


북한 평양의 보안원들이 신문을 읽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평양의 보안원들이 신문을 읽고 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총비서로 추대돼 당을 중심으로 한 김 위원장의 친정체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승진 여부가 주목됐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오히려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11일, 전날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6일차 회의 내용을 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본 대회 앞에 정중히 제의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11일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11일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이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 제1비서에서 지난 2016년 위원장, 이번에는 총비서로 바뀌었습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부여했던 정치적 상징인 ‘총비서’ 직책을 김 위원장이 직접 맡음으로써 명실공히 노동당의 최고지도자임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2016년 7차 당 대회 때 양복을 입고 당 비서제를 폐지했던 김 위원장이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본인들 말로는 위원장이 여기저기 너무 많으니까 당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비서직을 부활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2016년에 김정은이 양복을 입고 사실 변화를 선택한 거거든요. 사회주의의 변화를 모색한 게 2016년이었다고 저는 봐요. 근데 이게 실패하면서 과거로 회귀했다 이렇게 봐야 돼요.”

대미 대남 담화를 자신의 명의로 발표하며 높아진 위상을 드러내 승진 여부가 주목됐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다만 8차 당 대회에서 선거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는 이름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반면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되며 파격적으로 승진했습니다.

이로써 상무위원회는 김 위원장과 기존 최룡해·리병철·김덕훈·조용원 등 총 5명으로 구성됐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황일도 교수는 김 제1부부장이 지난해 6월 대남 공세를 주도하면서 이를 수습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문책성 인사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김 제1부부장의 역할이 위축될 것으로 보는 것은 아직 섣부르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조한범 박사는 김 제1부부장이 이번 당 대회 주석단에 처음 올라 앞으로도 직책과는 무관하게 중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주석단에 최초로 앉혔다, 그 다음에 파격적인 승진을 한 조용원 옆에 앉았다는 점에 비춰서 이번을 갖고 평가하긴 이르다, 향후에도 김여정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거다, 그러나 공개 행보는 좀 줄어들 수 있다 그렇게 볼 수 있어요.”

황일도 교수는 조용원의 파격 승진에 대해, 북한 내 권력기관의 요직 인사를 관리하는 이른바 ‘그림자 권력’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위기관리 차원의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미·대남라인 인사들의 이동도 눈에 띕니다.

대미 협상의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습니다.

황일도 교수입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바이든은 바텀업일 것이기 때문에 북한 실무 관료의 역량이 대단히 중요하고 그러면 대미 분야에 오래 있었던 최선희 같은 인물들의 목소리가 당연히 목소리가 커지겠지라는 기조에서 설명을 했던 건데 오늘 나온 결과만 놓고 보면 미국이 어떤 스타일을 선호할 건지에 미리 맞춰주지는 않겠다는 쪽으로 해석할 순 있겠죠.”

대중 외교를 담당해 온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부장으로 임명됐고,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대남 문제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당 비서에서 제외되고 당 부장에만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남 담당이었던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은 부장단 명단에 빠져 김영철이 다시 통일전선부장을 맡게 됐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황일도 교수는 대남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영철의 통일전선부장 복귀가 맞다면 당분간 북한의 대남정책이 공세적으로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