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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개최...외교라인 개편 완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개최했다고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개최했다고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개최를 예고했던 최고인민회의 대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의에서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했습니다. 이번 정치국 회의의 배경과 의미를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진행자)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대신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었군요?

기자) 네, 북한은 11일 평양의 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국 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처해 올해 예산 등 국가계획을 조정하고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10일 개최를 예고했던 최고인민회의 회의는 연기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당초 북한은 4월10일 평양에서 제14기 제3차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었는데, 왜 최고인민회의 대신 정치국 회의를 연 것일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최고인민회의가 연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는 지난해 3월 새로 선출된 대의원 687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는데요. 만일 대의원 1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고위 당 간부는 물론 전국으로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집단감염’ 이 발생하는 거죠. 따라서 이를 우려해 최고인민회의를 연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ICAS) 박사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최고인민회의를 연기한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이번 정치국에서 어떤 문제가 토의되고 결정됐는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북한 관영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는 크게 4가지 문제가 논의됐는데요. 우선 코로나바이러스 대책과 함께 예산, 그리고 인사와 조직 개편 문제가 토의, 결정됐습니다.

진행자) 눈에 띄는 것은 인사 개편인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정치국으로 복귀했군요.

기자) 네, 김여정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물러났는데요.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당 제1부부장이 됐다가 이번에 다시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1년 만에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복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채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조한범 박사] ”이미 김여정은 2018년 초 평창올림픽 때 서울을 방문한 이후에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동행했기 때문에 실세로 등장한 것은 오래됐구요, 이번에 공식적으로 다시 후보위원이 됐기 때문에 복권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이 김여정 같은데, 김여정이 미국과 한국 등 외교를 담당할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그런 조짐이 있습니다. 김여정은 3월에 한국과 미국에 대해 담화를 잇따라 내놨는데요. 그동안 북한의 대남 담화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대미 담화는 외무성이 주로 맡아왔습니다. 따라서 김여정이 이렇게 개인 명의로 대남, 대미 담화를 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국장은 김여정이 앞으로 미국과 의사 소통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리만건은 두 달 전에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공개 해임됐는데, 다시 모습을 나타냈군요?

기자) 리만건 전 조직지도부장은 2월 말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부정부패 문제로 해임됐는데요.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번에 정치국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조직지도부장직에서는 해임됐지만 정치국 위원 자격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신임 외무상이죠, 리선권 외무상도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군요?

기자) 네, 리선권은 원래 군부 출신으로 현역 시절 남북 군사회담을 오래 해왔고 이후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자격으로 남북관계를 다뤄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외무상에 임명된 데 이어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습니다. 다만 그의 전임자인 이용호는 한 단계 높은 정치국 위원이었는데, 리선권은 후보위원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군부에서는 박정천이 정치국 위원이 됐더군요?

기자) 네, 박정천 총참모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한 계단 올라섰습니다. 박정천은 요즘 김정은 위원장의 군 부대 시찰을 자주 수행하고 있는데요, 탈북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과거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시절부터 박정천과 인연을 맺어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하는 ‘정면돌파전’ 문제도 논의됐겠죠?

기자) ’정면돌파전’이라는 것은 자력갱생을 통해 제재를 극복하고 사회주의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자는 것인데요.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는 경제정책의 목표와 우선순위가 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발표를 보면 ‘지난해 12월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사업에서 일부 정책적 과업들을 조정 변경할 데 대한 대책적 문제들'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이는 북한이 그동안 경제 목표로 내세웠던 ‘10대 전망목표’ 또는 ‘5개년 경제발전 전략’을 하향조정했다는 뜻이라고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이미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정한 목표조차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를 명분으로 경제 목표를 하향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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