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탈북민 등 적어도 1천 170명의 북한 주민들을 구금하고 있으며 강제북송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밝혔습니다. 구금된 탈북민 규모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견해가 나오는데, 또 다른 단체는 한국 정부가 탈북민 보호에 적극 나서도록 전 세계 한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중국 내 소식통들이 제공한 정보를 취합한 결과 중국 정부가 현재 탈북민 등 최소한 북한 주민 1천 170명을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범죄행위로 기소돼 지린성 창춘의 수감시설에 복역 중인 북한 남성 450명을 포함해, 투먼에 탈북민 325명, 창바이 47명, 린장 104명, 단둥 189명, 선양에 64명 등이 수감돼 있다는 겁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리나 윤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지난주 50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해 고문과 감금, 성폭력, 강제 노역에 직면하게 되면서 한국 내 탈북민 가족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국제난민협약과 의정서 당사국으로서 난민 권리가 있는 탈북민을 북송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들에게 망명을 제공하거나 한국 등 안전한 제3국으로 갈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중국 구금시설 내 북한 주민들의 규모 등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 갈렙 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는 VOA에 범죄 혐의로 복역 중인 북한 주민을 제외하고 탈북민 500~600명이 수감됐다는 것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구금된 탈북민 수를 250명 안팎으로 추정했습니다.

김성은 목사 / 갈렙 선교회

“과거처럼 탈북자가 많지도 않을뿐더러 북한에서 직접 넘어오는 탈북자가 거의 전멸 상태에요. 그럼 이 500명이란 숫자는 대부분이 중국 내에서 잡힌 사람들일 텐데 일반적으로 중국의 추세는 (중국에) 가정이 있거나 오래 전에 왔던 사람은 풀어주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한국행을 시도하다 체포돼 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전 세계 70개 이상의 민간단체와 활동가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23일 VOA에, 전직 미국 관리 23명과 북한자유연합이 지난 5월 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행동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지만 아무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전 숄티 / 북한자유연합 NKFC 의장

“한국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탈북민들은 분명히 범죄자가 아니라 난민들로 한국행을 시도하다가 중대한 위험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북민들을 도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의 도덕적 의무이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헌법적 책무입니다.”

숄티 의장은 탈북민 보호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에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매년 9월 탈북 난민 구출의 날에 여는 전 세계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 항의 시위를, 올해는 장소를 바꿔 한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숄티 의장은 그러면서 오는 29일 개최하는 총회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