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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베트남 일부 북한식당 계속 영업…단기비자 '편법' 근무 늘어


지난달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북한 식당.
지난달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북한 식당.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내 여러 북한 식당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연수 등 단기 체류 비자를 통해 노동자들을 계속 파견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선양의 한 소식통은 6일 VOA에, 시타(서탑) 일대의 북한 식당 가운데 적어도 6곳이 새해에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는 시타 구역 내 전체 북한 식당의 60% 정도에 해당한다며, 나머지는 영업을 이미 중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업 중인 6곳의 식당도 중국의 춘절(25일) 직전인 24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종업원들은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라는 랴오닝성 당국의 통보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언론들은 베이징과 단둥에서도 일부 북한 식당이 계속 영업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지난달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명시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을 통해 벌어들인 수억 달러의 수익을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중국 내 북한 식당 운영에 정통한또 다른 소식통은 그러나 6일 VOA에, 중국 내 북한 식당이 모두 문을 닫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식당에 투자한 중국 대방들도 큰 손해를 감수하며 식당을 폐쇄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 “왜냐하면 문을 잠시 1~2달 닫아도 중국 측에서 손해가 엄청납니다. 또 손님들한테도 인식이 안 좋아요. 식당이 없어졌나 하고 안 올 수도 있거든요. 왜냐하면 단골손님도 많이 잃을 수 있으니까요. 식당은 손님이 중요한데 아무리 위치가 좋아도 손님이 없으면 야단이거든요. 소문이 잘못 퍼질 수 있고.”

이 소식통은 중국이 춘절 연휴까지 선양 내 모든 북한 식당의 폐쇄를 지시했다는 소식도 믿기 힘들다며, 중국과 북한 내 지인들에 따르면 이미 다른 비자로 갱신해 복귀한 북한 근로자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지금 (북한에) 나가는 쇼를 하고 있데요. 그냥 나가는 흉내. 나가서 기술 전습(견습)인가 해서 비자를 받아 또 들어온다고 합니다. 기술 전습이니까 석 달짜리, 6개월짜리 해서 그 안에 한 번은 무조건 나갔다 와야 하더라고요. 비자 기간이 짧아졌으니까. 이제 유학 식으로 실습으로 하니까. 그러니까 나갔다 그냥 돌아오는 거예요. 왜냐하면 나갔다 들어오면 다시 3~6개월이 다시 연장되는 거죠. 결국은.”

실제로 한국 ‘KBS’는 4일 북-중 국경 지역에서 전세 버스를 탄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갔다가 잠시 후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방영했습니다.

그러면서 “단기 체류나 교육생, 실습생 등의 편법으로 유엔 제재를 피해가고 있다”며 안마 업소나 공중 목욕탕 안내원 등 업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우방인 베트남에도 북한 식당이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노이의 한 소식통은 6일 VOA에, 연말까지 평양관과 고려식당 등 하노이 내 북한식당 두 곳이 모두 운영 중인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웃 나라인 캄보디아 내 북한 식당은 모두 폐쇄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기병 전 씨엠레아프 한인회장은 6일 VOA에, 프놈펜의 4곳과 씨엠레아프의 2곳 등 캄보디아 내 북한 식당 6곳이 모두 문을 닫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기병 전 회장] “다 나갔어요. 문은 11월 30일 부로 닫았습니다. 비자 연장을 캄보디아 정부가 안 해줬어요.”

앞서 일본의 ‘교도통신’도 캄보디아 고위 관리를 인용해 북한 종업원들이 모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주 전 회장은 또 북한이 2015년부터 앙코르와트 사원 인근에 건립해 운영하던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도 상황을 관망하다 지난달에 문을 닫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기병 전 회장] “12월 22일이 마지막이라 조금 기다려 보다가 전부 나갔어요. 안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박물관은 기부세납 조건으로 지었기 때문에 아마 당분간 놔뒀다가 유엔 제재가 안 풀리면 이 나라 정부가 활용하겠죠.”

북한은 박물관 건립 조건으로 첫 10년의 운영권을 갖고이어10년은 캄보디아와 절반씩 나눈 뒤 캄보디아 정부에 박물관을 기증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VOA는 캄보디아 외교부에 박물관 운영 방안에 관해 이메일로 질문했지만, 6일 현재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보리에 결의를 준수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던 러시아에는 여전히 많은 북한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의 삶을 다룬 책을 펴낸 강동완 한국 동아대 교수는 지난주부터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북한 식당들이 모두 영업 중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강 교수는 자신의 인터넷 사회 관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성업 중인 북한 식당 모습과 건설 노동자들의 흔적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여전히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주 러시아 극동 지역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 정부가 유엔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유학 혹은 연수 비자로 노동자를 파견하는 방안을 러시아에 타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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