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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군 사법절차 개입 논란...추수감사절 연휴 한파


최근 경질된 리처드 스펜서 전 미국 해군장관.
최근 경질된 리처드 스펜서 전 미국 해군장관.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오종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얼마 전 경질된 리처드 스펜서 전 해군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군 사법 절차 개입에 대한 논란이 더욱 격화되고 있고요.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미국 각지에서 재해와 교통 차질이 잇따르는 이야기, 그리고 신생아 출산이 4년 연속 하락한 통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얼마 전 사임한 해군장관이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리처드 스펜서 전 해군장관이 27일 ‘워싱턴 포스트’ 기고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난했습니다. “고위급 지도자들이 관여하지 않을 때, 군 사법체계는 가장 잘 작동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에 처음부터 직접 개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이 같이 하급심에 관여하는 것은 “충격적이고 전례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여기서 말하는 ‘사건’이 어떤 일인지 짚어보죠.

기자)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 소속 에디 갤러거 상사 사건입니다. 전쟁범죄 혐의로 재판받고 일부 유죄가 선고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직권으로 사면복권시키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군 당국과 이견이 노출됐고요. 결국 지난 24일, 스펜서 해군장관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요구를 받고 사직서를 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켄 브레이스웨이트 노르웨이 대사를 후임 해군장관으로 내정했습니다.

진행자) 갤러거 상사가 어떤 전쟁범죄 혐의를 받았나요?

기자) 지난 2017년 이라크 파병 당시 벌어진 일인데요. 민간인을 총으로 쏘고, 포로로 잡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 대원을 사냥용 칼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17살 소년병이었던 포로의 시신 곁에서 사진을 찍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재판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일부 유죄가 나왔습니다. 지난 7월 군사재판이 열렸는데요. 살해 혐의 등은 무죄를 받았지만, 포로 사진 촬영으로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혐의는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갤러거 상사는 계급이 강등되고 구류형을 받았고요. ‘네이비 실’ 대원 자격 박탈 심사에 해군 당국이 착수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관여했던 건가요?

기자) 재판이 시작도 되기 전인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스펜서 전 장관은 기고문에서 밝혔습니다. 구속된 갤러거 상사를 풀어주라고 대통령이 요구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의견 충돌이 계속됐다고 합니다. 스펜서 전 장관은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서면으로 공식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갤러거 상사의 강등된 계급을 복구시켰고요, 전역 신청한 갤러거 상사가 명예롭게 군을 떠나도록 조치하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과 해군장관의 입장이 충돌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갤러거 상사 사건과 유사한 사례들은 모두 정해진 군 사법 절차를 따르는 것이고, 해군 당국도 일절 개입하는 일이 없다고 스펜서 전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절차를 통해 “좋은 지도자는 진급하고, 나쁜 군인은 퇴출시키고, 범죄는 처벌하면서 우리는 세계 최강의 해군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정해진 사법 절차에 대통령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게 스펜서 전 장관의 주장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라이덴트 핀(Trident Pinㆍ네이비 실 상징물)은 네이비실의 것이지, 국방장관도, 심지어 대통령도 이를 관할할 수 없다”고 기고문에 적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군 복무의 의미와 군대내 규칙ㆍ절차 등에 대해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스펜서 장관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기고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갤러거 상사 문제를 끝까지 챙기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우리의 위대한 전사들을 보호하겠다”고 이날(27일)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뒤는 내가 책임진다”고 모든 미군 장병들에게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갤러거 상사 문제를 끝까지 챙기려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전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군 사법당국이 부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입니다. 그래서 “뒤는 내가 책임진다”고 말한 건데요. 스펜서 장관이 경질된 다음날(24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라이덴트 핀을 포함한 모든 명예를 간직한 채 평화롭게 전역할 것”이라고 갤러거 상사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강등된 계급을 복구시켜준 데 이어서, 특수부대원 자격도 박탈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해군 당국은 갤러거 상사의 네이비실 대원 자격 박탈 여부를 다루기 위해, 동료 부대원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는데요. 다음달 초로 예정됐던 위원회 소집이 전격 취소됐습니다. 스펜서 전 장관의 업무를 이어받은 토머스 몰디 해군장관 직무대행은, 갤러거 상사 외에, 네이비 실 자격 박탈 위기에 몰린 대원 3명에 대한 심사를 철회한다고 27일 발표했습니다.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던즈뮤어에 이례적인 폭설이 내렸다.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던즈뮤어에 이례적인 폭설이 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됐죠?

기자) 네. 28일 추수감사절부터 일요일인 다음달 1일까지, 미국 내 상당수 일터에서 나흘간 연휴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금요일인 29일에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에 따라 가족ㆍ친지와 함께 지내려는 여행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날씨가 안 좋아서 교통에 차질을 빚고 있는 곳이 많고요. 자연재해와 사건ㆍ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날씨가 어떻게 안 좋습니까?

기자) 때이른 ‘겨울폭풍’이 주요 지역에 불고 있습니다. 서부에 있는 캘리포니아주에는 이례적으로 추운 날이 계속되고 있고요. 폭풍의 영향권이 오리건과 콜로라도를 거쳐 미시건 주까지 이어지면서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이 폭풍의 영향권에 2천만명 이상이 들었다고 28일 ‘CNN’ 방송이 보도했는데요. 이 때문에 정전 사태가 이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전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요?

기자) 27일 현재 30만여 주택과 사업장에 전기가 끊겼습니다. 미시건과 오하이오, 캘리포니아 주 일대에 정전 피해가 집중됐는데요. 도로 폐쇄도 잇따랐습니다. 미네소타 주에는 이날(27일)까지 성인 무릎 높이로 눈이 쌓이면서 주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가 통제됐고요, 콜로라도 주에서는 이번 주 초부터 계속된 폭설로 주요 항공편이 취소됐습니다.

진행자) 서부의 상당수 지역에서 이동에 불편을 겪는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9년 추수감사절은 서부 지역에서 폭풍이 계속되는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미 국립기상청(NWS)이 28일 밝혔는데요. “위험요소가 계속되면서, 주말 동안 동부로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동부 지역 주요 공항에서도 강풍이 불면서, 항공기 운항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또 유명한 추수감사절 행사인 뉴욕 시내 퍼레이드에서 대형 풍선을 띄울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항공기 운항 차질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28일 오전까지 동부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미 전역에서 200여편 운항이 취소됐습니다. 연착된 항공편은 2천편이 넘는데요. 언제 정상화될지 아직 알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자연재해와 사건 사고도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실정인가요?

기자) 캘리포니아에서는 대형 산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텍사스에서는 화학공장 폭발 사고가 있었는데요. 27일 포트네체스 산업단지에서 일어난 폭발의 영향으로, 수 마일 떨어진 주택의 유리창이 깨졌다고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일부 근로자들이 다쳤지만, 사망ㆍ실종자는 없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는데요. 지역 당국은 인근 4마일(6.4km) 안에 거주하는 약 6만 명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미국 뉴욕주의 산후조리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미국 뉴욕주의 산후조리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신생아 출산이 계속 줄어든다는 통계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전역의 신생아 출산이 4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7일 공개한 통계에서 나타났는데요. 마지막으로 출산이 증가했던 것은 지난 2014년이었습니다.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감소 추세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통계 작성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신생아 출산이 “기록적인 저점”에 이르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낮아졌길래, 기록적인 수준입니까?

기자) 지난해 태어나 당국에 보고된 신생아 수가 약 380만명에 머물렀습니다. 전년보다 2% 줄어든 건데요. 30여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인종별로도 통계를 냈는데요. 아시아계 여성들의 출산율이 1년새 4%나 떨어져서 가장 컸고요. 히스패닉(중남미계)은 3%, 백인과 흑인은 각각 2%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계 신생아가 줄어든 게, 전체적인 감소에 가장 크게 기여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밖에 임산부 연령별 통계를 살펴보면, 10대 청소년들의 출산이 크게 줄었는데요. 지난해 15세부터 19세 여성의 출산이 전년보다 7%나 떨어졌습니다. 또한 20대와 30대 여성의 출산도 줄었는데요, 반면 35세부터 44세 여성의 출산은 소폭 상승했습니다.

진행자) 신생아 출산이 계속 줄어드는 걸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좋은 현상은 아닌 것으로 언론은 판단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출산율 감소가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정부 세수 축소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조만간 사회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새로 태어나는 인구가 줄면, 장차 경제를 움직이게 하는 인구도 줄어드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상식적으로 인구가 늘지도 줄지도 않고, 현 수준만 유지하려고 해도 여성 1명 당 2명의 자녀를 낳아야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중에 사망하면, 자녀 2명이 인구 수를 지켜나가는 건데요. 현재 미국의 출산율은 이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가임여성 1천명 당 신생아 수가 약 1천73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성 1명이 채 2명을 안 낳고 있는 건데요. 이같은 비율은 지난 1971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안정적인 인구를 유지하려면, 가임여성 1천명당 신생아 수가 2천100명은 돼야한다고 CDC는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이번 통계에서 눈여겨 볼 점,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자연분만이 아니라, 수술로 아기를 낳는 비율도 줄었습니다. 전체 신생아 가운데 제왕절개 분만율이 2017년 32%에서, 지난해 31.9%로 소폭 하락했는데요. 산모가 임신 중 흡연을 한 경우도 전년보다 6% 감소한 6.5%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출산 통계에서 모든 분야가 감소 추세인데, 늘어난 부분은 없습니까?

기자) 미숙아 출산이 늘었습니다. CDC는 39주를 표준 임신 기간으로 잡았는데요. 이 기간을 채우지 않고 태어난 신생아가 2017년에 9.93%였던 게 지난해에는 10%를 넘어섰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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