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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당뇨병연맹 “북한, 영양 부족으로 당뇨병에 더 취약”


국제당뇨병연맹(IDF)가 지난 14일 공개한 전세계 당뇨병 발병 현황 보고서 표지.

북한 주민들은 식량난과 영양 부족으로 당뇨병에 더 취약하며, 제대로 된 치료와 약 처방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국제당뇨병연맹이 밝혔습니다. 특히 의사들조차 혈당기가 없어 환자들이 돌려써야 하는 등 적절한 치료를 위한 장비와 약제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월 북한 당뇨병 실태 파악을 위해 방북했던 국제당뇨병연맹 조남한 회장을 조상진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세계 170개 나라, 230개 당뇨병 연구기관이 가입해 있는 국제당뇨병연맹 (IDF) 조남한 회장은 북한의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만성적인 식량 부족과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이 당뇨병에 가장 취약한 나라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남한 회장] “제대로된 영양소가 부족한 사람, 성장기 때 제대로 영양소를 섭취 못한 사람에게서 더 많이 걸려요. 그러니까 북한이 그 예가 되는 것이죠. 그 이유가 취장(췌장) 같은 것이 제대로 발달이 안되는 거예요. 영양소가 부족하니까요.”

한국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로 30여 년 동안 당뇨병을 연구해온 조 회장은 2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성장기에 영양 섭취가 저조하면 인슐린을 분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췌장 등 신체 장기가 발달하지 못하거나 기능을 못해 당뇨병에 걸리기 더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만 등이 주 원인인 당뇨병은 부유층이 주로 걸리는 병으로 일반에 알려져 있고, 최근 평양의 북한 상류층 사이에서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병원에 갈 여력이 없는 일반 주민은 통계에서도 누락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남한 회장] “9.2%라는 것은 평양 지역에 나타나는 유병률이지만, 사실 오지에서는 당뇨병에 걸려서 사망해버리니까 집계에도 포함이 안 되는 것이죠.”

지난 8월 발표된 국제당뇨병연맹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성인의 당뇨병 환자 발생률은 지난 2015년 4.4%에서 2017년 4.7%로 늘었으며, 2018년에는 4.82%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평양에서 열린 ‘당뇨병의학과학토론회’ 참석 차 방북했을 당시 북한 당국이 당뇨병 환자 증가에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예방 활동과 평양 내 당뇨병 관련 의료 시설 개선에 나서는 모습에서 북한 당국의 우려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예방 조치가 체중, 음식, 건강 관리에 유의하라는 수준의 홍보에 그치는 등 형식적이어서 예방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당뇨병과 관련해 1인 주치의 제도를 운영하고, 의사들도 국제 학술지를 참고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 때문에 국제적 치료 수준에 부합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남한 회장] “당뇨병이라는 것이 굉장히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합병증 관리도 해야하고, 환자마다 특성이 다르니까 약물도 다른 것을 사용하고 해야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보니까…교류가 많다 보면 당연히 이 분들도 빨리 습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조 회장은 그러나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수적인 북한 내 대다수 당뇨병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의료 장비와 약품 부족으로 방치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조남한 회장] “주사기도 인슐린 주사기 얇은 것이 아니라, 5-60년대 유리관으로 된, 주사 바늘이 진짜 손가락만한 그런 걸로 맞고 있는 거예요. 그게 얼마나 아픈데 아이들이 그런 걸로 맞고 있고…당뇨약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 보통 환자들은 혈당기 하나씩 가지고 있잖아요. 거기는 지역 의사 조차도 혈당기가 없어서 동네 혈당기 있는 사람 것을 빌려다 사용할 정도로 열악합니다.”

조 회장은 현재 인슐린 등 기본적인 약품을 비롯해 혈당기 등 의료 장비 지원이 대북 제재에 막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는 일인 만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의료 장비나 약품 지원에 대해 제재를 면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회장은 국제당뇨병연맹이 북한 내 당뇨병 실태 파악과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전문의들이 최신 당뇨병 치료 관련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프로그램을 개설해 북한 측에 이미 제공했고, 국제 제약회사와 협의해 북한 당뇨병 환자가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약 100만 정을 민간단체를 통해 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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