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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환경학자들 캐나다 대학서 첫 연수


캐나다 브리티시컬림비아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캐나다 브리티시컬림비아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북한의 환경과 산림 학자 6명이 캐나다 대학에서 연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환경 전문가들이 캐나다에서 연수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민간 교류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는 캐나다 정부의 기여가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의 박경애 교수는 20일 VOA에, 북한의 환경학자들이 처음으로 이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이 대학이 해마다 진행하는 캐나다-북한 지식교류 협력 프로그램에 올해는 북한 환경학자 2명 등 6명이 7월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박경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박경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녹취: 박경애 교수] “작년까지는 주로 경영과 경제, 작년에는 세 분이 처음으로 산림하시는 분들이 오셨는데, 올해는 산림과 환경을 가르치는 교수 여섯 분이 오셨어요.”

김일성종합대와 평양외대에서 환경학을 가르치는 교수 각각 1명, 김일성종합대 산림학 교수 2명, 북한 산림과학원 교수 2명 등 모두 6명이 지난 7월부터 수업을 듣고 있다는 겁니다.

박 교수는 환경학자들이 처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이 분야에 대한 북한 정부의 높은 관심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경애 교수] “산림과 환경은 항상 같이 협조가 되는 분야이고 북쪽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요. 이번에 금강산도 에코 투어리즘으로 해야 한다 이런 얘기도 있고. 환경이나 산림은 북쪽의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연수에 참여 중인 북한 학자들은 여름에 영어 수업을 들은 뒤 9월 개강부터 본인들이 관심 있는 전공 분야 강의를 재학생들과 함께 듣고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연수 중인 6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북한 학자 52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이들이 배운 것을 북한 교육에 반영하는 모습을 평양에서 확인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경애 교수] “새로운 과목을 개척하고 연구 분야나 가르치는 분야에서 정말로 열심히 여기서 배운 지식을 잘 사용해서 하고 계실 때 그것을 보면 정말로 보람을 느끼죠. 그냥 와서 배우고 가서 아무 것도 쓰지 않으면 효과가 없잖아요.”

북한은 캐나다뿐 아니라 영국과 스웨덴 등 여러 서방국과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지만, 영국이 지난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을 이유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 부정적 기류가 확산됐었습니다.

박 교수는 어려운 정세 속에서 캐나다 정부가 비정치 분야의 교류 프로그램을 꾸준히 지지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경애 교수] “캐나다 정부에서 비자를 내주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비정치 분야 교류는, 특히 지식 협력사업 같은, 저희 같은 학술 교류 프로그램 분야는 제재와 상관이 없으니까, 이런 분야 교류는 계속해야 한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고, 그래서 서포트를 받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지난 2001년 북한과 수교했지만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 정권의 공격적 행동을 이유로 2010년부터 제한적 관여정책(Controlled Engagement Policy)을 유지하고 있다고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심각한 인권 문제는 공개적으로 지탄하며 우려를 밝히면서도 교류 프로그램과 대북 인도적 지원은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당국자들은 과거 북한에 억류된 뒤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의 석방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 당국에 양국 간 지식교류 협력 프로그램의 성공과 대북 인도적 지원 노력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2005년부터 세계식량계획 WFP 등 국제기구를 통해 지난 5월까지 북한에 3천 500만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경애 교수는 연수를 받은 북한 학자들이 북한의 정책에 더 많이 조언하며 경제 등 국가발전에 공헌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교수들이 연수 중인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은 캐나다 3대 대학의 하나로 학생 6만 5천 명이 재학 중이며, 연구 예산만 6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공립대학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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