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전작권 전환, 시기 아닌 조건-능력 충족에 따라야”


지난 2016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미-한 연합훈련에 참가한 양국 장병들이 한국 해군작전사령부 연습상황실에서 훈련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6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미-한 연합훈련에 참가한 양국 장병들이 한국 해군작전사령부 연습상황실에서 훈련하고 있다. (자료사진)

역대 한국 국방부 장관들과 미-한 연합사령관들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는 한국군의 조건과 능력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 2014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미-한 연합사령관은 30일 ‘한미클럽’이 발행한 ‘한미저널 3호’ 인터뷰를 통해 한국군이 갖춰야 할 지휘-통제 능력, 대비태세, 군사 능력 등 조건이 적절히 충족된다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한미클럽’은 워싱턴특파원 출신 한국 언론인들의 모임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 핵 문제가 전작권 전환 시점 판단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은 시기가 아닌 조건에 기초해야 한다며, 조건이란 연합군을 지휘, 통제하는 올바른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역대 국방장관들도 전작권 전환은 시기가 아닌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김동신 전 장관은 한국군의 북 핵 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등이 구비되었을 때 전작권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미-한 양국이 함께 조건을 충족하도록 노력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민구 전 장관은 전작권 전환 문제는 객관적으로 신중히 판단할 문제라며,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만큼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목적성이 우선시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광웅 전 장관은 현 정부가 정치-외교적 결심만 하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며 다만, 미-한 동맹의 지속과 미군 주둔, 유엔군사령부 기능 보완 등 미-한 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 2014년 안보협의회의 SCM을 통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습니다.

양국은 미-한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확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대응 능력 구비,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와 지역 안보환경 등 3가지 조건을 명시했습니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버웰 벨 전 사령관은 북한과의 전쟁은 재래식 무기와 핵이 동시에 동원되는 상황이 됐다며, 기존의 전작권 전환 개념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작권 전환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태영 전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연합사령부의 기능 발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끊임없이 전쟁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며 전쟁수행 능력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남침을 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 역시 미군의 뒷받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김 전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태영 전 장관] “축구를 한다면 미국이 프로팀이라면 한국은 동네에서 축구하는 아마추어예요. 프로와 아마추어가 반반씩 해서 팀을 만든다면 프로축구하는 사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동네축구하는 사람이 주장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잖아요. 동네축구팀이 열심히 해서 비슷한 실력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게 중요한 것이지, 주장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거든요. 한미연합사에 베스트 멤버를 보내는 것이 중요한 거죠.”

한편 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 감축과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장성들의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김동신 전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곧바로 주한미군 철수나 미-한 동맹의 급격한 약화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태영 전 장관도 미군이 연합작전 시 타국의 지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윤광웅 전 장관은 미국의 세계 전략상 한반도의 가치가 유지되는 한 미군의 급격한 철수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이 있는 한 주한미군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독자 제보: VOA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화를 원하는 내용을 연락처와 함께 Koreanewsdesk@voanews.com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뉴스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제공하신 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되며,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