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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의 외국 재산권 침해, 신용 악화로 경제발전 저해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당국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등 일방적인 재산권 침해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용을 악화시켜 경제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미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한국에서 빌린 9억 달러가 넘는 대북 차관을 비롯해 많은 유럽 나라들에 대한 심각한 채무 불이행으로 국제 신용도가 세계 최악 수준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조지타운대학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23일 VOA에, 금강산 남측 시설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거 지시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형국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경제의 최대 문제는 제재 해제가 아니라 국가 신용인데, 북한 내 한국 자산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적 행태는 가뜩이나 나쁜 신용을 더 악화시켜 경제발전의 발목만 잡는다는 겁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A big problem for North Korea is even if the sanctions are lifted they still are, they have no credit. Nobody will lend them money because of all these debts they have never paid. So the sanctions are kind of the tip of the iceberg for their financial problems.

브라운 교수는 대북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북한은 기존의 채무 불이행으로 신용이 없어 누구도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용카드 사용자가 돈을 오랫동안 갚지 않으면 더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혀 ‘자력갱생’에 의존하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빚을 잘 갚아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번영을 이루면 훌륭한 일이지만, 김 위원장의 현 행태는 “좋은 종류의 자력갱생이 아니라 나쁜 형태의 자력갱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But it's kind of forced upon them because they haven't paid their debts. It's not a good kind of self-reliance. It's a bad kind of self-reliance.”

국가 신용이 우선이지 “제재는 북한의 금융 문제 가운데 빙산의 일각”임을 북한 당국이 직시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은 외부에서 빌린 돈을 거의 갚지 않아 국가 신용도가 세계 바닥권입니다.

한국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주 북한이 한국에 빌리고 갚지 않는 대북 차관이 문제로 제기됐습니다.

한국 수출입은행이 한국 통일부의 위탁을 받아 1991년부터 남북협력기금(IKCF) 중 유상으로 지원한 9억 3천만 달러가 거의 회수되지 않고, 북한 당국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통일부는 특히 7억 2천만 달러에 달하는 식량 차관 상환 시기가 도래해 2012년부터 295회에 걸쳐 상환 촉구 통지문을 보냈지만, 북한 당국은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한국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위원을 지낸 김중호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 객원교수는 23일 VOA에, 대북 차관은 정치적 색채가 있어 한국 정부가 목소리를 조절해 왔지만, 채무 불이행은 경제 전문가들이 심각하게 검토해 온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중호 교수] “지금 이렇게 외부 자산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대외부채 문제를 등한시하는 문제는 나중에 북한에 있어 외부 지원을 받거나 경협을 추진할 때 사실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VOA가 앞서 스위스 수출신용기관(SERV)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북한은 2017년 말 현재 스위스에 2억 900만 달러에 달하는 빚이 있고, 부채 총액이 해마다 수 백만 달러씩 늘고 있습니다.

또 스웨덴 무역보험기관(EKN)은 2016년 12월 현재 3억 1천 800만 달러, 오스트리아 통제은행(OeKB)은 북한으로부터 40년 넘게 돌려받지 못한 돈이 1억 7천만 달러 상당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울러 영국과 체코, 핀란드, 루마니아, 호주도 수 십 년째 빚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 수출금융청(UKEF)은 지난해 VOA에, 북한의 채무를 변제해줄 계획을 갖고 있지만 남북통일 후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탕감 방침을 취소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세계 최대 신용보험업체의 하나인 아트라디우스(Atradius)는 올해 국가별 위험지도(Country Risk Map)에서 북한을 다른 13개 나라와 함께 투자와 사업 환경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꼽았습니다.

조지워싱턴대 김중호 교수는 북한에 대한 불신이 이렇게 팽배한 속에서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소식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중호 교수] “국제사회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볼 리는 만무합니다. 또 국제기구들에서는 이런 것들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그대로 추진한다는 게 사실 자체적으로도 아마 부담이 될 텐데, 실제로 이행할지는 두고 봐야겠죠.”

전문가들은 정치적 목적 때문에 사업 기회를 잃는 북한의 고질적 행태가 이번에도 반복되는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 경제발전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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